중국의 항미원조 전략과 한반도의 미래
중국의 항미원조 전략과 한반도의 미래
  • 미래한국
  • 승인 201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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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김광동 편집위원
▲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중국은 이미 아시아 국가가 아니다. G2로 대변되듯 미국과 함께 세계적 헤게모니의 한 축을 만들며 약진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과 부상은 우리에게 기회와 위협을 함께 주고 있다. 특히 GDP가 4조 달러가 넘는 이웃 중국이 연 10% 전후한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대단한 기회다. 경제적 측면에서 투자와 무역, 그리고 서비스 및 여행수지 등에서 한국이 활용할 가치는 실로 무한대다. 15조 달러 경제 규모의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은 양 옆에 세계 경제 규모 2위를 다투는 일본과 중국을 두고 있다. 우리가 누릴 가능성과 잠재력은 축복에 가깝다. 

 문제는 중국이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국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아직도 자유와 민주라는 말은 금기어다. 비록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공산당 독점체제다. 미국은 정부가 시민사회를 통제할 권한이 없지만 중국 정부는 기업과 단체는 물론 개인까지 강제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 공산당과 정부의 힘은 다른 어느 나라의 힘보다 강한 것이고 전체주의적인 것이다. 결국 중국의 성장은 우리에게 이익은 되겠지만 정치군사적으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도광양회(韜光養晦)로 힘을 기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국은 미국과 패권 다툼을 시작할 것이고 중소 규모 국가들에게 줄을 설 것을 강요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미국 달러 대신 기축통화로 위안화를 쓸 것을 요구하고 웬만한 국제규범의 일탈에 대해서도 정상적 대응을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적 자세로 북한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25 침략전쟁에 대응한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올라가 한반도 통일이 눈앞에 왔을 때 항미를 명분으로 통일을 막은 것도 중국이다. 미국에 대항한다는 방편으로 조선(북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항미원조 전략이란 북한을 대미 전초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자 북한을 대미견제전략의 수단(leverage)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묵인이 그것이고 북한 군부에 대한 중국 군부의 완벽한 장악이 그것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인민해방군의 현대화와 전력 강화는 북한에 대한 지배를 넘어 점차 한반도 전체에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그것은 선진 문명을 내용으로 한 긍정적 영향력이기 보다는 규모의 크기에서 나오는 힘과 패권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뿜어낼 자장(磁場)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그 1차적 대상은 당연히 베이징에서 가까운 서울과 평양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우리에게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를 청산할 것과 북한과의 통일을 포기할 것을 요구할 날도 멀지 않았다. 아직도 한국의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라는 명칭을 갖고는 중국에 못가는 것이나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다 그런 조짐의 일단이다. 이것이 한국이 맞이할 기회와 위협의 양면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방법이란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르고 자유민주적 사회로 가도록 압박하는 일이다. 국제사회와 힘을 합하여 중국을 국제규범과 문명의 틀 속에 집어넣는 일이다. 자유민주적으로 성숙한 중국이라면 위협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가 중국보다 더 고도의 기술과 정보를 갖춘 나라로 비약해야 하는 일이다. 중국보다 못사는 중국 주변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끔찍하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 분발하고 더 지혜로워야 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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