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지난달 北 원산에서 대규모 폭동
[독점] 지난달 北 원산에서 대규모 폭동
  • 미래한국
  • 승인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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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자 속출에 따른 불만 폭발·다른 지역으로 파급 가능성


지난 3월 30일 북한 원산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주민들이 원산시 중심부에 몰려들어 당을 향해 “화폐개혁을 한답시고 빼앗아간 돈을 달라, 쌀을 달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폭동은 누군가에 의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최근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가족이 한두 명씩 거리에 모여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폭동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 당시 현장을 목격한 복수의 이들의 증언이다.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최근 많은 원산 주민들이 굶어 죽어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원산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다.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많은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이든 늙은 사람이든 자살자들이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다. 굶어 죽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분위기가 사회의 일반적인 흐름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원산 중심부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보위부와 안전부가 총동원되어 폭동이 번져가는 것을 차단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는 평양에서 비상요원이 원산으로 급파되었고 문제의 확산을 막아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안전부와 보위부는 폭동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는 훈방 조치했지만 폭동을 주도했을 것으로 보이는 핵심 인물들은 심문을 강화해 조사 중이라고 한다.

폭동 당시 주민들은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사건이 계획되지 않은 우연한 사건이었기에 폭동은 무질서한 시위에 그치면서 주민들은 안전부의 무력 진압에 곧 힘을 잃고 말았다.

그 후 군부에 의해 원산시 전체가 장악되었고 사람들의 통행은 현재까지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원산시의 폭동사태가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평양까지 구전으로 알려지는 데는 1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한 탈북민은 “이러한 유의 폭동이 다른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인민의 힘을 인민 스스로가 확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 조용한 변화를 부채질하는 혁명적 용틀임이 밑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폭동은 계속 여세를 몰아 다른 지역으로 파급될 것 같다는 전망을 했다.

현재 북한의 대부분 지역은 민심이 흉흉하고 강도와 도둑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각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군인들까지 강도짓을 서슴지 않아 사람들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다급해진 북한 당국은 각 지역 당위원회에 지시하여 굶주리는 가정을 찾아 ‘죽’을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죽을 한 그릇에 2원씩을 받고 장사를 하고 있어 김정일 정권에 대한 사람들의 원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편 22일 정부의 한 안보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정일 정권은 최근 춘궁기를 넘기기 어렵다고 보고 군량미로 비축한 쌀까지 풀어 쌀값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쌀 5㎏, 육류 2~3㎏, 기름 1L 등을 선물로 돌려 주민들의 불만이 일시적으로 소강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전역에서 쌀값은 모든 물가의 기준이 되고 있는데, 쌀값은 지역마다 편차가 심해 어떤 가격이 공정한 가격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원산시의 경우 화폐개혁 후 쌀 1kg 가격이 400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산 사람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쌀은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이러한 일련의 북한 내 움직임들은 화폐개혁 후 북한 내부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 탈북민은 말했다. 이제 원산의 시민폭동이 어느 방향으로 폭발해갈지 역사의 뇌관을 지켜볼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

중국 = 이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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