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대는 아직 멀었다
중국의 시대는 아직 멀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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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_유럽]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골드만 삭스의 전망에 의하면 중국의 GDP가 2030년경에는 미국을 능가하는데 두 나라의 경제가 규모는 같겠지만 구조는 같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아직도 저개발 농촌이 광활하고 가족계획 ‘한 아이 갖기’ 정책으로 인구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더구나 국가가 발전하면서 성장 속도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2030년 이후 성장이 중국 6%, 미국 2%라고 전망되지만 중국은 금세기 후반까지는 미국의 1인당 소득을 따라오지 못한다. 

인구 크기와 결합된 중국의 경이로운 경제성장률은 분명히 경제의 전체 크기에서 미국을 능가하겠지만 그 질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가 정지 상태에 있지 않을 것이므로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 하지만 중국의 번영으로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믿는 것이 전쟁의 주원인 중의 하나라는 고대 역사학자의 경고가 기억된다.

지난 10년 중국은 9번째 해외수출국가에서 세계 제일의 수출국으로 그 지위가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주도형 개발 모델은 이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난번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세계무역과 재정균형이 점점 더 분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국은 거대한 외화보유액을 갖고 있지만 정부가 아닌 시장이 결정하는 공개 금융시장이 설 때까지는 중국 자체의 통화에 의한 해외 여신으로 금융의 힘을 키우기가 어렵다.

민주주의 헌법과 함께 탄생한 인도와는 달리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민주주의는 아니더라도 점점 높아지는 정치 참여 요구를 해결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오래 전에 사라졌지만 집권 공산당의 정당성과 합법성은 경제성장과 중화민족주의에 달려 있다. 중국의 정치제도는 적법성이 결여되어 있고 고위층의 부패가 만연하고 경제가 휘청거리면 정치적 불안에 취약하다.

중국이 확대되는 도시 중산계층, 지역적 불평등, 소수 민족의 원한을 잘 다룰 수 있는 방안을 찾을지 두고 보아야 한다. 요는 중국의 정치적 장래가 어떻게 진보할 것인가 또 그것이 중국의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중국의 지도층을 포함해 아무도 알지 못한다.

1974년 덩샤오핑은 UN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중국은 초강대국이 아니며 그렇게 되려고 하지도 않는다.” 현 중국 지도자는 경제 급성장이 국내 정치 안정의 열쇠임을 실감하고 경제개발과 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조화로운’ 국제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세대는 변하고 패권은 오만심을 배태한다. 융성한 패권은 보다 광범위한 정치적 문화적 그리고 군사적 목적을 위해 새로이 갖추게 된 경제력을 구사할 것이다.

비록 이것이 중국의 의도에 관한 정확한 평가이더라도 중국이 이 시나리오를 가능케 할 군사적 역량을 갖추었는지는 의문이다. 아시아에는 그 자체의 힘의 균형이 있고 이 배경에서 이 지역에 미국의 주둔을 환영하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그들 자신의 성장 목표와 해외시장과 자원의 필요에 따른 압박은 물론 다른 나라들의 반응과도 겨루어야 한다. 공격적인 군사적 태도는 인근 국가들간의 연합 제휴를 도출하게 되고 이는 중국의 경성 권력과 연성 권력을 같이 약화시킬 것이다. 국제 여론 조사에서 보면 중국의 경

제성장은 환영하지만 군사적 성장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미국과 동등한 경쟁자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아시아에서 미국에 도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클린턴 대통령이 1995년 장쩌민에게 미국은 강력한 중국보다는 취약한 중국이 더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중국과 미국이 당면하는 세계적 도전에서 이 두 나라는 협력으로 더 큰 이익을 볼 것이다. 중국인들의 오만과 민족주의, 미국인들의 중국경제 몰락의 공포감은 장래를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5/18

/정리·정  철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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