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 깡패 북한’을 먹여살리는 일은 우리의 운명이다”
“‘막가파 깡패 북한’을 먹여살리는 일은 우리의 운명이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6.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박 홍 신부·전 서강대 총장


우리 사회를 향해 강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았던 전 서강대 총장 박홍 신부가 1년여 동안 병상에서 지낸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실제로 그는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약속 날짜에 서강대로 가는 길에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하니 인터뷰를 미루자”는 전갈이 왔다. 다음날 박홍 신부를 만나러 가면서 걱정을 많이 했으나 실제 만났을 때 그는 활기가 넘쳤다. 인터뷰를 하고 서강대 사제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까지 두 시간여를 함께 하는 동안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근황부터 물었지만 미리 보낸 질문지대로 본론부터 말하자며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시원하게 소신을 밝혔다.


-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이 났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이미 예상된 사건인데 놀라서 떠드는 건 얄팍한 행동이죠. 북한은 공산주의를, 남한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습니다. 지구공동체 가운데 북한은 마지막으로 공산주의를 붙잡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는 빵과 자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인간을 하향 평준화시켰습니다. 남한을 적화통일 시키려는 북한의 야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합법, 비합법, 반합법을 60년 동안 자행해왔어요. 천안함 사건도 그 일부입니다. 앞으로 더 큰 사건이 일어날 겁니다. 남한사람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삐딱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어요. 남의 손 빌려서 코 풀려는 거지요. 사고의 오류가 행동의 오류를 가져옵니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알라는 말씀처럼 흑막이 드러납니다. 공산주의가 종교, 언론, 학원에 들어와 독이 꿀인 것처럼 덤빕니다. 성공하는 것 같지만 들통이 납니다. 악을 가장한 선은 없지만 선을 가장한 악은 많아요. 오물에 꿀을 발라놓고 선전 선동하여 서로 미워하게 하고 폭력을 정당화시키고 분신하게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의 지성인들은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식이 상당히 희박해요.”


마르크스 사상·종북주의가 여전한 이유

- 그동안 여러 발언을 하시면서 공격을 많이 당했는데, 그럴 때 어떤 마음이 드셨는지요.

“오물치우다 좀 튀었다 뿐이죠. 날 보고 무슨 당이냐고들 하는데 나는 신부로서 그리스도당이고 교육당입니다. 15년 전에 대학생들은 선 공산화 후 민주화를 부르짖었어요. 북한 주체사상과 마르크스 레닌 사상을 공부했죠. 여러 대학 총장들에게 왜 공산주의가 생겼고 왜 공산주의는 답이 못되는지 학생들에게 가르치자고 했더니 다들 겁냈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없어진다는 신념하에 54개 대학 총장들이 힘을 합쳤어요. 교도소에 수감된 학생들을 찾아갔고 500명 이상 설득했어요. 지금은 선 공산화 후 민주화 부르짖는 대학생은 전체의 1%도 안 됩니다.”


- 현재 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 세력이 되어 있습니다.

“그 시대에 독재에 항거하고 감옥에 오가면서 일부가 좌경화되었습니다. 주체사상과 마르크스 레닌 사상이 언뜻 보면 좋아 보입니다. 가짜가 진짜를 닮았기 때문에 속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말려 들어간 거죠. 어떤 사상이든 갑자기 생기지 않고 경험에서 나옵니다. 왜 퇴물이 된 사상을 남한의 젊은이들은 투신자살해가며 추구했나, 유럽의 유명인들이 평양과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와서 그 질문을 합니다. 경제, 교육, 인간소외, 부익부빈익빈, 에너지, 식량 문제를 풀기 위해 인간은 생각을 합니다. 그때 좌경사상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게 답을 줍니다. ‘부자 때문에 그렇다. 부르주아를 없애고 프롤레타리아가 하나 되어 주인 되자, 노동자 농민도 수탈당하고 있다’ 이런 말에 솔깃하게 됩니다. 거짓 약속인데 군중들이 빨려 들어간 겁니다. 공산주의는 문제를 보긴 했는데 나쁜 답을 내놓았고, 경험하고 나서야 사람들이 깨달은 거죠.”


- 종북세력이 여전한 이유가 뭘까요.

“공산주의는 한물갔지만 토착화된 한국의 공산주의는 민족주의와 결합했습니다. 북한 지배체제는 공산주의 광신도라고 할 수 있어요. 공산주의는 인간의 생명을 파괴시키는 병균이고 고장 난 비행기입니다. 고장 난 비행기가 돌다가 동해나 태평양에 떨어지면 다행인데 서울에 와서 떨어지면서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골치죠. 전쟁하면 북한은 1주일도 못 갑니다. 중국이 옆에 있으니까 큰소리치지만 중국도 깡패 동생 때문에 고민입니다. 안 도와 주면 너 죽고 나죽자고 나오는 막가파에 먹튀(먹고 튀다)거든.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권도 북한이 좋아서가 아니라 전쟁은 피하고 민족 화해 통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갖다 바쳤어요. 독을 빼기 위해서 그랬죠. 그것까지 의심하면 안 됩니다. 6·25 전쟁세대는 경험을 통해 공산주의가 나쁘다는 걸 아는데 전후세대는 공산주의를 몰라 속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깨닫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공산주의가 구원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홍 신부는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평양에 가보고 마지막 남은 공산주의가 어떻게 무너질지 궁금해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들이 공산주의는 인간을 속이고 자유를 뺏고 인권을 뺏는다는 걸 세계가 다 아는데 남한에 좌경세력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질문할 때 이런 답변을 내놓는다고 했다.


“북한은 목숨 걸고 하고 남한은 노느니 염불하듯 하고”

“첫째는 교육의 실패입니다. 전후세대는 공산주의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산주의는 꿀 바른 독이고 선을 가장한 악이라는 걸 가르쳐줘야 하는데 그걸 실패한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작년에 캄보디아 교육부 장관을 만났더니 ‘60년 전에 우리와 비슷했던 한국의 경제 발전이 놀랍다. 우리는 올림픽 동메달도 그림의 떡인데 한국은 10위 안에 든다’며 감탄하더군요. 아무 것도 없는 데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경제 발전의 열매를 잘 나누고 잘 관리하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부익부빈익빈이 형성되면서 불만을 계급혁명 투쟁으로 끌고 가려는 자생적 공산주의자들이 생겼습니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일어서자는 부류와 마구 섞여 있어요. 세 번째 원인은 북한입니다. 지금도 남한을 적화통일 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어요. 북한과 남한의 지성인과 정치인들을 비교해보세요. 북한은 목숨을 걸고 하는데 남한은 노느니 염불한다는 식으로 슬슬 하고 있어요. 여당도 야당도 그래요. 표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으니까.”


-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놀랄 거 없어요. 버스 운전사가 오른쪽으로 틀면 군중들이 왼쪽으로 확 쏠리고 왼쪽으로 틀면 오른쪽으로 쏠려요. 유럽에서 공부할 때 투우를 본 적이 있는데 투우사가 잘 하면 관중들이 소를 편들어요. 소가 너무 강하면 사람 편을 들어요. 인간 심리가 그래요.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한풀이하듯이 하니까 민중들의 마음이 떠나서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하면서 질질 끄니까 민심이 야당으로 흐른 겁니다.”


-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나라당이 두 개로 갈라졌어요. 박근혜 씨와 같이 가도 모자랄 판에 갈라져서 국민을 실망시켰어요. 대통령이라는 엔진이 바뀌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요직에 들어간 사람이 많아 대통령이 운전을 해도 바퀴는 다른 데로 가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런 걸 알아도 민중들은 안 참아요. 이번에 야당이 이긴 건 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여당이 못하니까 심리적으로 그렇게 된 거예요.”


- 여당이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에 기대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행동에 따른 이익을 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해야죠. 말 안하고 가만히 있다가 마지막에 저러니까… 북한 지배체제는 거짓말을 정당화 시키는 집단입니다. KAL기 사태부터 시작해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균이 들어와도 항체가 튼튼하면 병이 안 생기는데 한국은 항체가 매우 약해요. 여야 할 거 없이 국가 공동이익과 공동선을 이룩해나갈 때 나라가 됩니다. 남남갈등을 일으키려고 북한이 온갖 짓을 다 하는데 말려 들어가면 안 돼요. 북한은 중국도 소련도 못 믿으니까 원자탄을 만들어서 공갈치고 있습니다. 결국 남한이 북한의 독을 빼고 먹여 살려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왜 그래야 하나, 억울하다’고 하지만 우리 팔자가 그래요. 형제는 형젠데 막가파에 먹튀에 깡패니까, 달라고 해서 안주면 같이 죽자고 덤비니까, 저런 형제를 독을 빼고 먹여 살려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 우리에게 있어요.”


- 중국이 북한을 결코 놓지 않고 주구(走狗)로 사용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중국에 여러 차례 가서 베이징대 총장을 비롯한 여러 총장을 만나고 장쩌민 주석도 두 번 만났어요. 동북 3성 성장들도 만났습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니까 질문하기 좋아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거 같나, 거북하지 않으면 대답해 달라’고 했더니 하나같이 ‘전쟁은 반대다. 북한이나 남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 자신을 위해서다. 중국은 그동안 형편없이 가난했는데 이제 살만해졌다. 한국전쟁이 터지면 중국은 해체된다’고 하더군요. 미래학자들이 다음번에 해체될 나라는 중국이라고 합니다. 소수민족을 힘으로 조종하고 있지만 인터넷도 발달했고 여러 가지로 힘들죠. 중국은 북한이 망할 때가 다 되어가니까 기대를 하고, 북한은 남한의 종처럼 되는 거 보다 중국에 편성되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발맞춰 역사를 바꾸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게 되나요. 유구한 인류 역사 속의 온갖 사상들 중에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문화는 오래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망하게 되어 있어요.”


- 통일을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통일은 희망사항과 현실을 구별해야 합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은 희망사항과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통일은 60년 동안 이혼했던 사람이 합혼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60년 동안 이혼해서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동질성도 있지만 이질성이 아주 많아요. 그 이질성을 동질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몇 백 년이 걸릴지도 몰라요. 북한은 북한대로 서서히 변하도록 놔두어야 합니다. 강제로 하다가는 도로 오물을 덮어씁니다. 분단의 한을 풀고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가 되듯 변화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몇 십 년이 될지, 몇 백 년이 될지 아무도 몰라요.”


- 천안함 사태 이후 ‘국지전이 벌어진다, 전면전이 벌어진다’ 말들이 많았지만 생수나 라면을 사재기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쟁 나면 북한은 다 죽고 남한은 반이 죽어요. 그런데 라면 사고 물 몇 병 사면 뭐합니까. 분단의 문화 가운데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니 라면 사재기하는 게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제 우리 국민이 도사급이 됐어요. 전쟁은 일어나면 안 돼요. 전쟁 나면 인간은 짐승이 됩니다. 죽느냐 죽이느냐 둘 중 하나 밖에 없어요. 그동안 발전시킨 거 폭탄으로 다 날려버립니다. 미사일이 부족한 쪽이 지게 되어 있어요.”


- 미국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니 사재기를 안했다는 의견도 있더군요.

“고맙죠. 4만 명 이상 되는 미군이 열여덟 열아홉 나이에 남한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죽었어요. 애국가처럼 하느님이 우리나라를 보호하셨어요. 미국을 성인군자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좀 삐딱한 면도 있지만, 형님치고는 괜찮은 형님이지요. 한국 혼자는 어림없지요. 한국은 다른 나라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그런 점은 노력하고 있어요. 야당도 국가 공동선을 위해 같이 가야지, 북한이 한 일에 대해 입 닫고 현 정부만 비판하면 1, 2년 못갑니다. 여와 야가 서로 대결만 하지 말고 함께 나가야 합니다. 이번에 여당이 좀 더 과감하게 못한 것에 대해 균형을 잡으라고 국민이 금침을 놓은 것입니다. 야당이 표 좀 얻었다가 자만하고 북한을 지지하는 식으로 나가다가는 국민들로부터 심판당합니다.”


-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역사는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입니다. 과거 60년은 미래를 위해서 있는 겁니다. 부족한 건 메우고 잘한 건 발전시켜야지요. 공산주의는 틀렸어요. 자본주의가 다 맞는 것도 아닙니다. 물질만 중시하면 안 돼요. 서로 지지고 볶으면 북한이 오판을 합니다. ‘조금만 더 흔들면 남한은 우리 건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공산주의, 마르크스 레닌주의, 주체사상은 악의 사상입니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아선 안 돼요. 북한은 마지막 단말마적 발악을 하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여러 사태가 일어날 겁니다. 대비를 하면 돼요. 물질적 정신적 학문적으로 여러 대비를 해야 합니다.”


- 우리나라가 대비를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은 지구공동체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입니다. 저질 자본주의와 저질 공산주의가 만나서 괴물이 태어나는 문화죠. 저질 공산주의 북한은 빵, 자유, 인간소외를 해결 못한 꿀 바른 독입니다. 남한을 저질 자본주의라고 해서 미안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이든 합니다. 그래도 한국은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게 이리저리 치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인간은 실패하면서 배우는 존재입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체제 중에 가장 나은 겁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때가 많았지만 우리는 이겨냈습니다. 마음 중심적이어서 보이지 않는 것도 중시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죠. 세계 변혁기를 맞아 금융위기가 오자 그리스는 돌을 던졌지만 우리는 금반지를 뺐어요. 한국은 싸우다가도 하나가 됩니다. 축적된 경험에서 그런 정신적 풍토가 나오는 겁니다. 경험의 진리가 뭔가, 하느님과 조상이 가르치는 것이 뭔가, 진리에 반추하여 문제를 봐야 합니다. 문제만 보면 문제를 닮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없어집니다.”


-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떤 점을 추구해나가야 할까요.

“첫째, 생명가치를 중시해야 합니다. 자연생명 인간생명이 다 중요합니다. 마르크스 레닌은 반생명주의입니다. 둘째, 공동선의 가치를 중시하고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셋째, 정의와 사랑의 가치를 중시해야 합니다. 정의만 생각하면 폭군이 됩니다. 용서와 사랑을 생각해야지요. 칼만 갈다가는 죽거나 죽이거나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원칙을 깨닫고 경험하면서 알아가야 합니다. 이 시대의 인간문제 사회문제를 다 안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입니다. 우리가 잘 풀리면 세계가 잘 풀립니다. 한국 역사가 독특해요. 디아스포라가 600만 명 이상 됩니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가 될 수 있듯이 잘 풀면 변화될 수 있어요. 과거보다 상당히 나아졌기 때문에 북한도 남한을 만만하게 못 봅니다. 지구공동체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공존하면 인간답게 사는 게 가능합니다. 세계가 그 방향으로 안갈 수가 없어요. 안 그러면 그 나라는 제삿날이지요.”


정의구현사제단은 천주교 기구 아닌 개인 NGO

-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을 천주교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가톨릭의 공적기구가 아니예요. 그때 그때 사제로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겁니다. NGO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언론계든 청와대든 ‘개는 짖어도 낙타는 간다’는 사상을 가져야 하는데 누가 좀 떠들면 어디든 따라갑니다. 함량 미달이어서 그래요. 두드러기가 좀 나면 약 바르면 되는데 두드러기 났다고 호들갑 떨면 그 작전에 말려들어가는 겁니다.”
박홍 신부는 진리와 정의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잘 빠진다며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명인이 공산주의 사상을 버리고 가톨릭 신자가 되기로 했다고 일러주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40년간 강의를 했는데 지난 두 학기 동안 아파서 강의를 못했어요. 다음 학기에 내 전공인 인간학을 탈북 유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합니다. 1980년에 북한 학생들이 동독에 유학했다가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으로 왔어요. 그때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여 서강대에서 그 학생들을 받았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도 동의 했습니다. 그때부터 100여명의 탈북 유학생들이 서강대에서 공부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진리와 정의에 목말라 있어요. 대학에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교육의 실패죠. 가치 교육을 하지 않고 돈 버는 수단과 방법만 가르치는 교육은 어떤 의미에서 공산주의보다 더 나빠요. 그래서 가치 교육에 힘쓰려고 합니다.”
박홍 신부는 1년 전 서강대 사제관 응접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서 한 달 동안 입원했고 지금까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내 건강을 과신하여 교만했지요. 폭탄주를 18잔씩 마시며 담배를 피워대니 몸이 견딜 수가 있나요. 술과 담배를 끊으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자 주치의가 TV ‘생노병사의 비밀’에 출연하라고 하더군요. 거의 다 회복되었어요. 예전에는 아픈 사람을 보면 왜 관리를 못해서 아프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아픈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박홍 신부는 다음 학기부터 강의는 하되 대외활동은 자제할 생각이라며 미래한국 독자들에게 “건강은 건강할 때 관리하시라”고 당부했다. #

글·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