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밥 먹이는 문제는 교육감 소관 아니다”
“학생들 밥 먹이는 문제는 교육감 소관 아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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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학계(私學界) 대부 조용기 우암학원 설립자


6월 17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에 위치한 한국대학법인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용기(趙龍沂) 회장은 조찬 모임을 두 차례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85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활기차고 혈색이 좋아 자연히 건강부터 화제에 올랐다.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내가 나이가 가장 많아요. 국가원로회의만 예외인 거 같아. 40여 분 중 올해 90세 되신 현승종 전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몇 분이 나보다 나이 많아 보이긴 하는데, 그외 다른 모임에 가면 내가 가장 연장자야.”

오랜 기간 일하는 비결을 묻자 조 회장은 “부려먹으니까 하는 거지”라며 껄껄 웃었다. 평균 수명은 길어졌지만 은퇴 시기는 빨라진 요즘 ‘85세 현역’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조용기 회장은 현재 우암학원 학원장, 한국대학법인협의회 회장, 한국사학법인연합회 고문, 대통령자문 국민원로회의 의원,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 국민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 등을 맡아 고향인 전남 곡성과 서울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우리 몸은 하나님한테 얻은 거예요. 성실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께 나의 몸과 하루 24시간이라는 두 가지 큰 재산을 받았어요. 이 두 가지는 하나님이 누구한테나 평등하게 주신 겁니다. 어떤 사람은 건강하고 어떤 사람은 병약해서 남한테 짐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24시간이 모자라서 시간을 이리저리 쪼개서 살고, 어떤 사람은 빈둥거리며 삽니다. 나는 찌그러진 선비 집안의 자손이어서 부모님께 물려받은 재산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 내가 부지런히 뛰는 수밖에 없었지. 남 잘 때 깨어 있고 남 놀 때 일해서 24시간을 26시간 27시간처럼 살았어요.”

조 회장은 자신의 건강 비결은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일러주었다. 그의 아침 생활은 시계 바늘처럼 정확하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독교방송을 틀어놓고 새벽예배를 드린다. 4시45분에 KBS 라디오로 다이얼을 돌려 일기예보를 듣고 5시에 5분 뉴스를 듣는다. 1시간 5분 동안 예배와 기도를 드리고, 그날의 날씨와 세상 동향을 살핀 뒤 하루 구상을 끝내는 것이다.


‘85세 현역’의 ‘두 가지 재산’

“그 다음이 아주 중요해요. 운동복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 2시간 넘게 산책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나님과 대화를 시작하거든. 요즘은 새벽 5시면 날이 훤하지만 겨울에는 깜깜해요. 깜깜한 길을 걸으며 하나님과 대화하고 나 자신과도 대화합니다. 하나님께 ‘이런 일을 감당하기 힘드니 도와주세요. 뭐가 부족합니다’ 그런 말씀을 드리는 거죠. 내가 중얼거리면서 걷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제 한 일을 반성하고 오늘 할 일을 생각하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죠. 산책 마치고 샤워하면 아침 8시입니다. 이게 내가 철들면서부터 지금까지 70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일입니다. 매일 아침 두 시간 이상 걸으며 기도하는 것이 신앙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지.”

조용기 회장은 1946년 9월 18일에 옥과농민학원을 설립하면서 육영사업을 시작했다. 광복 직후 사회가 몹시 혼란스러울 때, 그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내 나이 스물한 살이었는데 ‘우리도 배불리 먹고 잘 살아야겠다, 그러려면 알아야 한다, 알려면 배워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78%였고 추측컨대 국민소득이 30달러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초근목피로 살았지요. 우리 고향에서는 소나무 속껍질을 ‘송키’라고 불렀는데 송키에 곡식 한 줌 넣어 삶은 죽을 먹고 살았어요. 그렇게 어려울 때였지만 천막 두 개를 치고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지요.”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야심차게 문맹퇴치 교육을 시작한 그는 1948년에 중학교 교사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교유’가 되면서 천막학교를 중단했다. 한국 전쟁이 발발하여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이 완전히 폐허로 변했더군. 내가 쳐놓은 천막도 없어지고 지서와 면사무소도 다 무너져 버렸어. 광주로 가서 선생으로 일하면 되지만 도저히 고향을 떠날 수가 없어서 다시 천막을 치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젊은이여 팔을 걷고 일어나라’는 교가를 직접 만들어서 부르며 고향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지.”

바닥에 멍석을 깐 천막 교실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날씨가 좋으면 먼지가 푸석푸석 피어오르고, 비가 오면 물이 스며들어 철퍼덕 거렸다. 여름이면 천막 안은 찜통처럼 뜨거웠고 찬바람이 불면 냉동창고처럼 추웠다. 책이 없어 프린트한 종이를 놓고 공부하면서도 학생들은 내일을 바라봤다.

“당장 품팔이를 하여 몇 푼 벌기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었지. 당시 우리 천막학교에서 ‘배우면 밥 먹여 주나’라는 말이 돌았어요. 나라에 돈이 없어서 관리들이 판자에 ‘공립국민학교’ 간판을 써서 면의 유지들에게 주고 갈 때였어. 그거 붙여놓고 국민학교 개설하라는 뜻이었지. 돈 벌어서 학교 지어 교육을 시작했으면 아마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이 10년은 늦었을 겁니다.”

그로부터 60년간 조 회장은 오로지 육영사업에 힘을 기울여 옥산유치원, 옥산중학교, 옥과고등학교, 전남과학대학, 남부대학, 노인평생교육기관 등을 설립했다. 옥산중학교는 2004년에 국가에 헌납했고, 고교 야간부를 개설해 불우청소년을 무상으로 교육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민교육발전 유공자 정부 포상’ 수여식을 열어 우암학원 조용기 설립자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조 회장은 “천막 2채에다 나의 정성을 다 바쳤더니 학생, 학부형, 지역주민이 도와주었고, 그것이 함성이 되어 오늘의 우암학원이라는 호수가 이루어졌다”며 감개무량해 했다.


- 광복 이후 교육 사업을 시작하실 때 이념 갈등으로 혼란스러웠을 텐데, 요즘도 그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언제나 혼란스럽지. 세상이 힘들고 어려우면 누구의 책임인가 따지기 전에 우리가 나아갈 돌파구가 무엇인지 찾아야 해요. 서로 ‘나는 책임 없다, 관련 없다’ 하면 안돼요. 오늘 조찬 모임에서도 다들 그 걱정을 했어요.”


교육감은 정치가 아니라 교육하는 자리

-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교조의 지지를 받는 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어 우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가급적 성향이 같은 사람이 단일화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안타까운 건 좌파들은 ‘우리’ 중에서 누가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반면 우파들은 반드시 ‘내’가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큰 패인이었지요. 서울의 경우 66%의 반전교조 표를 모아놓고 34%한테 교육감 자리를 넘겨주었어요.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감이 교육을 제대로 하면 됩니다. 어떤 교육감이든 ‘교육감은 정치하는 자리가 아니라 교육하는 자리’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 이번 교육감 선거의 최대 이슈는 ‘무상급식’이었습니다. 그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학생들 밥 먹이는 건 교육감의 소관이 아닙니다. 교육감은 교육자치제의 수장인 거 같지만 예산을 소속된 시도에서 받아야 합니다. 교육감은 세금 받아서 예산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지요. 다른 교육을 희생시키고, 해야 될 걸 안하고, 다른 데 써야 할 예산으로 쌀을 사서 학생들에게 공짜 밥을 먹인다? 이건 교육감이 할 일이 아니지. 학생들이 집에서 밥 못 먹어서, 점심 얻어먹으려고 학교 오는 거 아니잖아. 결식아동은 따로 도우면 됩니다.”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하던 조 회장이 무상급식 문제에서 목소리가 높였다.

“부모는 자식을 옳고 바른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자녀를 학교에 보냅니다. 무상급식을 이슈로 내세워 선거한 사람들, 예산 편성을 시의원들이 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어요. 무상급식을 내세워서 선거에 나선 사람은 교활했고, 그 문제를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한 사람들은 답답했지요.”

조 회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이 정신 차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교육의 수요자인 학부모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곡성에서 밭농사와 논농사를 짓는다는 조 회장은 교육을 벼 수확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모를 심어서 수확을 얻으려면 논두렁을 200번 이상 내왕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줌의 벼를 얻을 수 있어요. 물이 많으면 많아서 안 되고, 적으면 적어서 안 되고, 거름 적으면 적어서 안 되고, 많으면 많아서 안 됩니다. 벼 한줌보다 자식이 더 귀중합니다. 귀중한 자식을 맡겨놓고 수업료만 갖다 주면 끝입니까? 행여 자기 아이가 불이익 당하지나 않을까 해서 학부형들이 선생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아요. 그러니 일부 선생들이 학생들을 빨치산 묘에 데리고 가서 애국선열 운운하고,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는 거지. 교사가 ‘내 생각을 말도 못하나’며 오히려 큰소리 쳤다던데 교육 현장에서 선생이 그런 소리를 해도 아무 제재를 안 받는 건 학부형들이 의무를 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부형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 회장은 요즘 부모들의 조급증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릴 때 우리 논에 모를 심었는데 다른 집 논은 벼이삭이 나와 새가 날아들기 시작했어요. 줄을 쳐놓고 새를 쫓는 게 그렇게 부러운 거라. 그런데 우리 논의 벼는 안 자라. 급한 마음에 벼를 쑥쑥 뽑아놓았지. 빨리 크라고. 다음날 새를 쫓으러 부푼 가슴을 안고 우리 논에 갔더니 벼가 하얗게 말라죽어 있어. 벼를 뽑아서 생명줄을 끊어놨으니 그럴 수밖에. 요즘 부모들이 그런 식입니다. 과외만 시키고, 돈만 투자하면 교육이 되는 걸로 생각을 하는데 부모들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자기 역할을 다해야 돼요.”


- 60년 육영사업 하시는 동안 교육정책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학법 문제로 거리 투쟁까지 하셨는데 교육 현장에서 느낀 바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묘한 나라입니다. 교육 관료들이 앉아서 학교에 지시를 내리고 제재를 가합니다. 교육부는 행정을 하는 곳인데 교육을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지. 교육부 장관은 교육행정을 하고 교육은 교육감과 총장, 교장이 하는 겁니다. 교육부에서 심지어 영어교과서 택하는 것까지 시시콜콜 참견합니다. 거기에 편승해서 사립학교법도 참견을 하는데, 참여라는 명분으로 사립학교 경영에 선생이 관여하려고 하는 것이 현행 사립학교법입니다. 현재 사학법대로 라면 모든 사립학교는 자동적으로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호소를 해도 안 되니 저항의 방법으로 머리도 깎고 거리로도 나간 거죠.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합의해 거리로 나가 호소를 해서 상당부분 해소가 됐어요.”

하지만 필요한 사항의 40% 남짓만 개선되었다고 한다. 현행법으로는 글로벌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용기 회장의 진단이다.

“예전에는 우리 동네에서 1등하면 됐지만 이젠 세계 학생과 겨뤄야 합니다. 원하지 않아도 국제 경쟁시대를 살고 있어요. 다른 나라는 현대식 문명의 이기를 다 붙여주며 뛰라고 격려하는데 우리는 발을 꽉 묶어놓고 더 나가면 안 된다는 규제를 하고 있어요. 이런 식이면 세계와 경쟁할 수가 없지요.”

조용기 회장은 현행 사립학교법을 면밀히 검토하면 417군데 규제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조항에 저촉되는 법만 16가지나 돼 헌법소원을 내놓은 상황이라고 한다.


사학법은 사학 감시 통제 아닌 육성해야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를 육성하고 조성하는 법이어야 하는데 지금의 법은 사학을 감시하고 감독하고 통제합니다. 얼마 전 일본에 가서 일본 사립학교 측과 세미나를 했는데 우리 사정을 듣더니 ‘어떻게 이런 법을 갖고 사립학교를 운영하나, 당신 학교에 간판이 붙어 있기나 한지 가서 확인해보라’고 하더군요. 현행 사학법은 일부 조항 몇 개를 바꾸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사학을 규제하는 법이 아니라 사학을 육성 진흥시키는 법으로 바꿔야 합니다. 사학의 의무규정을 없애라는 게 아닙니다. 윤리규정을 더 강화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사립학교를 만들면 됩니다.”


- 교육부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 국민 가운데 교육에 관련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 부모는 교육전문가가 됩니다. 그러니 실제 전문가가 설 자리가 없어요. 전체가 교육부를 향해 요구를 하니 교육부도 여러모로 어려울 겁니다. 교육부가 잘하는 건 아니지만 부엌의 며느리 말도 들어야 하고, 안방의 시어머니 말도 들어야 하니 힘들겠지요. 결론은 교육은 학교에 맡기고, 교육부는 행정적인 뒷받침만 잘하면 됩니다. 학부모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지요.”


-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도 지역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지역감정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겁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지역감정을 자신한테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지역감정으로 덕을 본 사람은 국민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무조건 저기서 찬성하면 여기서 반대하는 식이 아니라 진정 우리에게 유익이 되겠는가를 국민들이 판단해야 합니다. 국민 수준이 거기까지 가야지요.”

조용기 회장은 현재 여러모로 여건이 좋지 않지만 앞날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60년 전만 해도 우리 국민의 78%가 문맹이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이 거의 없어요. 지금 대학에서는 학생이 모자랍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 여러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제 막바지가 아닌가 그런 관측을 하는 쪽도 있습니다.

“언제고 막바지입니다. 인간은 종말을 생각하며 살아야지요.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흙탕물을 바로 마실 수는 없어요. 흙탕물을 그릇에다 담아 흙이 가라앉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시간만 기다리면 안 돼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학부형이 다 같이 이 길이 옳은 길인가, 살펴봐야 합니다.”


- 요즘 지방대학의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교육의 결과는 투자한 만큼 나타납니다. 아직까지 우리 학교는 괜찮아요. 지난 60년 동안 미련스럽게 학교에만 매달렸어요. 중간에 수출업체를 경영하며 자금을 학교에 밀어 넣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리의 땀과 우리의 눈물, 우리의 기도로 학교를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에 합세한 함성이 함께 학교를 이끌어 오고 있지요. 함께 하면 힘들 게 없어요.”


“바보 열 명이 천재 한 명을 이긴다”

조용기 회장은 교육의 큰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같이 한국 교육을 필요로 하는 지역의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지금까지 유학 온 학생들은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수월하게 돈 벌러 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앞으로 유학생 한 명을 선발할 때 두 명의 가족을 동반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한 사람은 벌어서 학비를 대고, 또 한 사람은 벌어서 본국에 송금하게 하는 거지요. 1년에 5만 명의 유학생을 받아들이면 따라오는 가족이 10만 명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외국인 근로자가 100만 명에 이르니 10% 정도 수준입니다. 5만 명이 1년이면 학비와 생활비로 5,000억 원을 쓰게 되는데 그게 바로 굴뚝 없는 산업이지요. 나는 여기에 희망을 겁니다.”


-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신실하게 살아오셨는데, 삶에서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 인간학을 강의합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자’는 교육을 시키고 있지요. 학생들에게 작은 몸 안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것과 우주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우주가 있다는 걸 강조합니다. 결국 하나님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하나님이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청년들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라면?

“학생들에게 ‘짐은 무거운 걸로 지고 떡은 적은 것을 가지라’고 늘 강조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야 하는 세상입니다. 백발백중 사수 한 명과 활을 잘 못 쏘는 백 명이 대결을 하면 백 명이 과녁의 정중앙을 뚫을 확률이 높습니다. 바보 열 명이 천재 한 명을 이긴다는 것이 나의 믿음입니다. 청년은 꿈을 꾸어야 합니다. 꿈은 땀과 시간을 먹어야 형상화됩니다. 땀과 시간을 투자하여 꿈을 현실로 바꾸는 젊은이가 되길 기대합니다.” #

글·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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