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교를 위한 외길 인생
축구 선교를 위한 외길 인생
  • 미래한국
  • 승인 201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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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도 세레모니의 원조 이영무 안산 할렐루야 축구팀 감독


1970년대, 작은 체구에 앳된 외모를 가진 한 축구스타는 골을 넣을 때마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이 축구스타는 현재 실업팀 안산 할렐루야 축구단의 이영무 감독이다. 그는 박주영·이영표 등 크리스천 축구인들의 신앙적인 멘토로서 현재는 목사이기도 하다. 2005년 12월부터 2008년 7월까지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골을 넣을 때마다 기도 세레모니를 펼치는 박주영 선수는 일전의 인터뷰에서 “이영무 감독의 간증과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 국가대표로서의 꿈을 키워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운동장 선교사의 시초’ 이영무 감독을 지난 7월 1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만날 수 있었다.


- 남아공 월드컵 현지를 방문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신앙적인 교류가 있었는지요.

“개인적인 자격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의 모임에 참여하면 안 되죠.(웃음) 국가대표 선수들이 예배를 드릴 때는 이영표 선수가 인도를 합니다. 저는 선수들이 시합 나가기 전에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이 반드시 도와줄 것이라는 문자를 보내줬습니다. 대표 선수한테 보내줄 때도 있고, 단체로 보내줄 때도 있고요.”

이영무 감독은 “사람의 관심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관심도 있다”며 이번 월드컵의 ‘선교’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스포츠는 하나 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상이나 이념, 종교, 이데올로기의 화합과 일치 에 스포츠가 기여하는 역할이 큽니다. 대한민국 여야 의원들도 그 순간은 하나가 됩니다. 축구가 온 국민을 하나로 묶지 않습니까.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저는 사람의 관심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관심(선교)도 있다고 봅니다. 이 미션의 중심국가가 저는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골을 넣고 기도하는 선수들을 보면 하나님께서 선수에게 은혜를 주시고, 골을 넣고 기도할 마음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골 넣을 때에는 모든 사람이 골을 넣은 그 선수에게 주목을 하죠. 춤을 추기도 하고 반지에 키스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세레모니가 있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겸손히 무릎을 꿇고 기도드리는 모습은 모든 사람이 기뻐하고 좋아할 때 하나님께 감사하고 영광 돌려야 한다는 무언의 전도이기도 합니다.”


운동장에서 만난 하나님

운동장에서의 선교는 월드컵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3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자선 축구 경기에 크리스천 대표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다. 대표팀의 맏형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영표 선수는 이영무 감독과 자선 축구 경기 개최를 약속했고, 월드컵이 끝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수들을 다시 운동장으로 끌어냈다. 16강 진출 후 대표팀의 첫 공식행사를 크리스천 축구인들이 주도한 것이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신앙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이영무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소를 몰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 기도는 국가대표 선수가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나서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기도는 쉼이 없었다.

최초의 기도 세레모니는 1975년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열린 말레이시아 메르데카컵 축구대회에서 시작됐다. 홈팀 말레이시아와 결승전을 앞둔 전날 밤, 긴장돼 잠이 오지 않았다. 당시 그는 체격이 왜소하고 느린데다 성격도 소극적이고 위축되기 쉬워 체격이 좋고 빠른 선수를 방어하거나 강한 팀을 만나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밤 성경 이사야 41장 10절 말씀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중략)”을 읽으며 온 몸이 감전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했다. ‘내일 경기를 잘 못 뛰면 어떻게 하나?’하는 두려운 마음이 사라지고 평온해졌다. 다음날 열린 결승전에서 전반전 30분이 경과할 무렵, 그는 골을 터트린다. 이 감독은 이때 “하나님은 정말 저와 함께 하시고 저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라고 눈물 콧물로 뒤범벅이 돼 감사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득점을 하면 기도하는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인기를 뒤로 한 후, 이영무 감독은 국가대표를 그만 두고 할렐루야 축구단을 창단한다. ‘축구 선교단’의 비전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나이 28세 되던 해였다. 할렐루야 축구단은 한국 최초의 프로팀이자, K리그 원년 챔피언(1983년)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 동안은 최고의 팀으로 국내외 대회에서 10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 선교단’의 비전
 
할렐루야 축구단은 1998년 IMF로 인해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 교회의 후원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후원이사 교회들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월급을 후원하고 있다. 할렐루야 축구단은 경기 중간에 워십을 하며 선교활동을 펼치고, 해외 곳곳을 다니며 축구를 통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열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선교활동을 하는 중에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태국이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20년 동안 1-2월에 가서 선교활동을 했다. 지난해에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태국 퀸스컵 국제 축구대회에 참여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영무 감독은 지난해 세계스포츠선교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가 수여하는 스포츠선교대상을 수상했다.

“우리 축구팀이 가서 중계방송을 하게 되면 많은 기자들과 해설자들이 ‘할렐루야’를 수백 번 부릅니다. ‘할렐루야(하나님을 찬양하라)’라는 뜻을 모르고 스님들도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럽니다. 저는 할렐루야라는 이름이 하나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이름을 바꾸라고 많은 말을 들었지만 30년 동안 이름을 보존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께서 보존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해체될 때도 있었고, 재창단할 때도 있었고 그런 아픔도 있었고 기쁨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위로해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요즘 그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K리그 복귀와 정상 탈환, 그리고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다.

“지금까지의 30년은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불과 구름 기둥으로 인도해주셨습니다. 앞으로의 30년은 정복과 도약, 영광의 30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죠. 30년이 지나면서 후임자를 생각하고 있고,  오래 전부터 기도해온 이영표 선수가 와서 플레잉코치(선수 겸 코치)를하면서 뛰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뒤에서 세계적인 명문구단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웃음)”  #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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