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로 일군 교회, 머슴목회로 충성한다
새벽기도로 일군 교회, 머슴목회로 충성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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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큰교회의 성장비결] 창립 30주년 맞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김삼환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명성교회는 재적교인 9만5,000명으로 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내 ‘빅3 교회’ 중의 하나이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명성교회의 교인들은 강동형 중산층으로 서민이 대부분이다. 김 목사의 영성과 야성 회복을 호소하는 뜨거운 사역에 젊은이와 남성 신자들의 호응이 높아 서울 강동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했다.

김삼환 목사의 목회 핵심은 ‘새벽기도회’와 ‘머슴목회론’으로 요약된다. 명성교회는 1만여 명이 모일 때까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새벽기도가 조용히 확산되면서 유명교회로 부상했다.

명성교회의 새벽기도회는 새벽 5시에 열리는 1부 예배를 필두로 1시간 간격으로 매일 다섯 차례 열린다. 평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인원은 7,000여 명에 이른다. 1년에 두 차례 1주일씩 열리는 특별 새벽기도회 때는 매일 5만여 명이 몰려든다. 김삼환 목사는 매일 새벽 2부 예배인 오전 6시 설교를 맡고 있다.

김 목사는 새벽기도에 주력하는 이유를 “성경의 위인들은 새벽에 제단을 쌓았고 성경에 기록된 대부분의 기적은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새벽은 한국교회 초기 시절부터 한국교회 영성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유교 집안에서 1남 9녀 가운데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이 잘 자라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들을 업고 20리 길을 걸어서 교회에 출석했다. 종갓집 장손으로 제사를 중요하게 여긴 아버지가 가족들이 교회에 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릴 때부터 춘하추동 새벽기도를 다녔다.


교인 9만5,000명 예장통합 내 빅3  교회

그는 열여섯 살 때 담임목사로부터 새벽기도를 알리는 종을 치라며 탁상시계를 선물로 받았다. 어릴 때 그의 꿈은 시골 조그만 교회의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그는 열여섯 살 때부터 20년 동안 새벽에 종을 쳤고, 소년 시절 관리했던 시골교회의 나무로 된 종탑을 현재 명성교회 강단으로 옮겨왔다.

김 목사는 평일 새벽예배 때는 장기적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설교한다. 주기도문, 삼위일체론부터 시작해서 멀리 바라보고 교육하면 성도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특별새벽집회 때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다. 새벽기도회 때 기독론, 교회론 등 조직신학을 가르치기도 한다. 1년 내내 새벽기도회에 나와 지속적으로 성경교육을 받는 교인이 많다보니 명성교회는 기초가 튼튼하다. 그 결과 이단의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고 교회 내에 이단의 침투가 어렵다.

명성교회의 새벽기도회는 해외까지 소문이 나서 벤치마킹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필리핀에 있는 몇몇 교회가 명성교회 새벽기도회를 받아들여 큰 부흥을 이루었다.

어린 시절 숟가락을 빌려야 할 정도로 가난했던 그는 1963년 4월에 목회를 시작한 이후 근 20년 동안 힘든 시절을 보냈다. 신학공부를 하면서 전도사로 여러 농촌교회를 섬길 때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 겨울 양복으로 1년을 나고 양말도 기워 신었다. 전도사 시절 세 군데 교회를 옮겨 다니며 고생하고 가족들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다. 첫아이는 병원에 데려 가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으며 김 목사 자신도 극심한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죽을 고생을 했다.

겨우 자리를 잡은 교회에서 모함을 당해 갈 데가 없어 임대료가 가장 싼 서울의 동쪽 끝 허허벌판을 찾은 것이 오늘의 명성교회 터가 되었다. 1980년 7월 6일 20명이 500번 서울승합 종점 자리 옆 34평 상가건물에 모여 교회를 시작했다. 개척 초기에 김삼환 목사는 거의 1년 동안 집에 가지 않고 교회에서 밤을 나며 새벽기도를 드렸다.

어렵게 자란 김 목사는 “목회자는 존경받고 대접받는 높은 자리가 아니라 교회를 섬기는 자리입니다. 빗자루를 들고 화장실 청소부터 배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김 목사는 어릴 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머슴친구를 통해 깨달은 바를 목회에 접목해 실천하고 있다. 김 목사는 머슴목회의 다섯 가지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첫째 머슴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주인이 그에게 무엇이든지 하라고 명령하는 것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는 주인이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완전히 순종합니다. 셋째, 그는 24시간 일합니다. 그는 항상 일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넷째, 그는 농사에 관한 한 전문가입니다. 다섯째, 그는 그의 주인의 자녀들에게도 신실합니다. 즉 목사는 걱정하지 않아야 하고, 주님께 순종하여야 하고, 항상 일해야 하고, 말씀과 기도와 성령의 복음사역에는 전문가가 돼야 하고, 그리고 양들 중 가장 작은 자에게까지도 신실해야 합니다.”

명성교회의 성장비결에는 김삼환 목사 특유의 설교가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자신의 은퇴예배 설교자로 김삼환 목사를 초청한 자리에서 “나는 김 목사의 설교를 자주 듣는다. 은혜스럽고 구수하다. 나의 목사님이다”라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설교를 “매우 쉽다”고 자평했다.

“제 설교의 핵심은 기독론입니다. ‘예수가 메시아이다. 우리의 모든 문제는 그를 만나면 해결된다’는 것이 제 설교의 요지입니다. 다른 데 맞추면 철학적, 물리학적, 과학적이 돼 설교가 어렵지만 예수 얘기만 하면 설교가 쉬워 어린이들도 들을 수 있습니다.”


머슴친구 통해 깨달은 바를 머슴목회 구현

▲ 명성교회 30년사 주님의 옷자락 잡고
전문가들도 김삼환 목사의 설교를 ‘난해하지 않은 설교’ ‘현실의 문제를 신앙 안에서 용해하는 설교’로 평하고 있다. 또한 김 목사의 설교를 ‘이야기식 설교’의 한 모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의 설교가 한 편의 이야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막히거나 역류함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교훈이나 훈계조가 아니어서 듣고 있으면 청중이 몰입되고 설복 당한다는 강점이 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설교에서 가난과 고생, 약점과 부끄러움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기 때문에 교인들이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매료된다. 하지만 그의 설교는 단순히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자신을 사용하신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오직 주님께 영광돌리며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아버지 신앙만을 내세운다는 강점이 있다.


이디오피아에 1,500만 달러 들여 병원 설립

김삼환 목사는 교계에서 ‘화합의 목회자’로 불린다. 기독교 양대산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NCCK)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교회봉사단과 기독교 민영교도소를 설립 중인 재단법인 아가페 등 한국 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을 맡고 있다. 대형교회 목사는 교단 총회장에 당선되기 힘들다는 관례를 깨고 200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의 총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김삼환 목사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대회 준비위원장과 이기풍선교사파견100주년기념 장로교단 연합예배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설교를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그런 일이 본이 돼 화합의 장을 이루고 있다.

김 목사는 낙도에 있는 300여 교회의 연합체인 도서의료선교회 회장을 20년간 역임했고 순교자기념선교회 회장도 역임했다. 적자운영 되던 이기풍선교사기념관을 7년 동안 관리하면서 20억 원의 빚을 갚았다. 빛은 나지 않으면서 지원은 많이 해야 하는 자리를 김삼환 목사는 묵묵히 수행해 왔다.

예장통합 총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농어촌 교역자들의 힘든 형편을 살펴 총회 장학재단에 20억 원의 장학금을 희사하고 서울에 이어 목포, 광주, 전주, 순천, 경산, 부산에 장학관을 지어 미자립교회 교역자 자녀들이 대학 다니는 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5개 대학과 전국 7개 중고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경북 영주의 영광여중고, 안동성소병원, 영양병원을 운영해 지역복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각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특히 아프리카 이디오피아와 탄자니아, 르완다를 중심으로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를 개발해 지원하는 ‘아프리카 우물사역’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10년에 걸쳐 1,500만 달러를 투입, 현대시설을 갖춘 MCM병원을 설립해 의료선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교회 목사가 된 지금도 김 목사는 서울 강동구 길동의 크지 않은 오래된 아파트에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명성교회는 폭발적으로 성도가 늘어 예배장소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교회 건물을 확장하기보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목회를 하여 지지를 받고 있다.

1995년에 세운 명성도서관은 장서 9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최신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02년에 개관한 사회복지법인 명성복지재단은 저소득층 가정 아동과 노인 돕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강동노인종합복지관을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다목적 문화공간인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의 월드글로리아센터를 주민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보다 선교·구제 주력

명성교회는 2009년 7월에야 지상주차장을 공원으로 꾸미고 지하를 대형식당과 주차장으로 바꾸는 공사를 완료했다. 그동안 도움을 요청하는 농어촌 교회나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의 구제와 봉사에 예산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타 교단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힘닿는 데까지 지원하고 있다.

외형적인 면보다 국내외 선교와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섬김에 찬동해 명성교회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0년 7월 명성교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비전표어는 ‘새시대 새사명’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10가지 실천목표를 채택했다. ‘신령과 진정으로 산 예배를 드리는 교회, 밝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교회, 글로벌 크리스천 리더십을 함양하는 교회, 기독교 문화를 확산시키는 교회, 환경보전을 실천하는 교회, 새벽기도운동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교회, 통일한국의 복음화를 위해 전심전력하는 교회, 사랑 안에서 세계선교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감당하는 교회, 섬김을 통하여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 교회, 연합과 일치 운동을 전개하는 교회’가 그것이다.

실천과제 가운데 ‘글로벌 크리스천 리더십을 함양하는 교회’ 편에서 다문화 가정과 디아스포라 미션에 속한 외국인 인재양성 프로그램 지원이 특별히 눈에 띈다. 환경보전을 실천하는 교회 편에서는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적이거나 에코클린(Eco-Clean)한 생활실천, 도보와 자전거 및 대중교통이용, 녹색장터와 친환경시장 상설운영, 북한의 산림녹화 지원, 중국과 몽골로부터 황사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 지원 등의 사업을 설정해 국가 시책에도 발맞추고 있다.

명성교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하며, 세상 끝 날까지 세계를 향하여 복된 소식을 선포해야 하며, 파괴된 자연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소외된 이웃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머슴이 되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진하며 도전하는 역동적인 승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삼환 목사는 1세대 목사들의 공통점인 강력한 카리스마 대신 ‘약한 듯하면서도 사람을 끄는 강함이 있고, 온화한 표정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독교계대표적인 인물로 주요 행사를 주관하고 설교하는 김삼환 목사는 새벽기도로 일군 명성교회에서 머슴목회로 하나님께 충성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글·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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