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대가리 계집년들이 파란 눈알을 굴리며…”
“노랑 대가리 계집년들이 파란 눈알을 굴리며…”
  • 미래한국
  • 승인 201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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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수] 막말과 욕설의 북한 어린이 도덕교과서
▲ 우리 초등학교 교과서(左)와 북한 인민학교 교과서(右)


북한은 전세계에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강령을 가진 정치집단인 동시에 폐쇄된 존재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은 끊임없이 북한 동포들에게 ‘우리식 사회주의’를 주입시켜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청소년들에게 김일성숭배와 남한, 및 미국에 대해 증오심을 고취하는 교육내용이다.

본지 <미래한국>은 지난 주 현재 사용되고 있는 북한 인민학교 (우리의 초등학교) 4학년 도덕교과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그 내용을 살펴봤다.

우선 기자는 본지가 입수한 북한의 이 교과서가 진짜인지 확인해 보았다. 너무나 질이 낮은 재질과 조악한 인쇄상태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런 것을 교과서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탈북민들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북한 교과서가 맞다’라는 것이었다. (사)세이브NK의 정현국 실장(김일성대학 졸·2000년 탈북)은 “처음에는 재질이 너무나 조악해 북한교과서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과 제본방식, 인쇄체를 보니 북한교과서가 맞다”라고 확인해 주었다.


북한 도덕교과서 제1과는 ‘수령님은 언제나 함께 계셔요’

‘공산주의 도덕’이라는 제하의 이 북한 교과서는 북한의 모든 교과서를 제작하는 교육도서출판에서 1995년 발행한 것으로 인민학교 4학년, 즉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다. 이 교과서는 총 90페이지, 30과로 돼 있고 모든 과의 첫 글귀는 ‘친애하는 수령, 위대한 영도자’로 예외 없이 시작된다.

우선 한국에서 발행되는 동급생, 즉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와 비교해 보았다. 북한 도덕교과서의 제1과는 이렇게 시작된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원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었습니다.

<수령님의 혁명전사들은 그 어디에 가도 어버이 수령님의 초상화 앞에서 자기의 사업과 생활을 돌이켜보며 수령님의 크나큰 신임과 배려에 보답하기 위한 결의를 다집니다>”

우리 교과서가 제1과로 바른 몸가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있다. 우리 교과서 제1과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몸가짐이 바르면 마음도 바르게 되기 때문입니다”라는 서술로 시작된다.


적개심 고조시키려 욕설도 담아, 인성교육 전무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의 초등학생용 도덕교과서는 그 집필 방향이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올바른 도덕의 함양에 주안을 두고 있는 반면 북한의 도덕교과서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체제에 대한 숭배와 미국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남한에 대한 모멸감으로 채워져 있다.

북한 도덕교과서 13과에는 우리나라의 해외 입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과서는 “남조선에 불량배들이 둥지를 틀고, 몇 푼의 돈을 벌려고 미국을 비롯 자본가 놈들에게 어린이들을 팔고 있다”고 쓰고 있다. 또 교과서는 해외 입양된 어느 오누이의 이야기를 다루며 ‘노랑대가리 계집년들이 파란 눈알을 매섭게 굴리며 오누이를 갈라 놓으려고 제각기 기승을 부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아무리 반미 공산주의 사회라지만 과연 이런 표현이 백지와 같은 어린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지 북한은 전혀 교육적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김정일 원수님’이 들려주는 ‘살인마 미국놈’ 이야기

이 도덕교과서 제29과의 제목은 ‘살인마 미국놈’이다.

상호라는 한 남조선 어린이가 부산의 판자집에 살며 구두닦이를 하고 있는데 ‘양키 두 놈이 나타나 구두를 빨리 닦지 않는다고 어린 상호를 마구 때리고 머리칼을 뽑고는 콜라트칠을 해서 상자에 담아 비행기로 내다 던졌다’는 내용이다.

가관인 것은 그 이야기를 들려준 이가 바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원수님’이라고 밝히고 있는 대목이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어린이들의 도덕 교과서에 폭언과 욕설을 싣지는 않는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 남한 정부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서슴없이 폭언과 욕설을 도덕교과서에 고스란히 기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탈북민 교사는 “북한에서 인성교육이란 김일성. 김정일을 위해 죽을 수 있는 혁명전사를 길러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노무현정권 7차 교과개정에 초등학교 통일교육 신설, 북한 긍정적 기술

북한 교과서가 이처럼 대남증오심과 대미 적개심을 교육하는 반면 노무현 정권은 2007년 단행한 7차 교과개정을 통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겨레’라는 개념으로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통일을 강조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남한은 유신체제가, 북한은 유일체제가 고착화됐다”면서 북한에 대해 ‘외재적’이 아닌 ‘내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결국 남한을 미제국주의의 괴뢰 정도로 여기도록 교육받은 북한 어린이와 북한을 ‘한겨레’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교육받은 남한의 어린이가 만나면 서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갈지 너무도 끔찍하다.  #

한정석 편집위원·前 KBS PD

kalito7@fu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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