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주적이라는 착각
북한이 자주적이라는 착각
  • 미래한국
  • 승인 2010.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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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노트] 편집인 김범수

21세기 한반도에 펴져있는 착시현상 가운데 이런 것이 있습니다. 북한은 자주적이고 자존심이 강한데 비해, 남한은 대외 의존적이며 본질적으로 미제(美帝)의 식민지 내지 미국중심 세계질서의 피해자라는 인식입니다.   386운동권 정서에 매몰된 이들뿐 아니라 상당수 일반 국민들도 왠지 북한하면 못살긴 해도 주체적이고 ‘정신’이 살아있다라는 인상이 있고, 남한은 부유하긴 하지만 외교적으로 나약하고 주도적이지 못하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선동에 능한 김일성-김정일 정권과 그 추종자들 및 수정주의자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자 거대한 착각에 불과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만 봐도 그렇습니다. 6.25전쟁 60년을 맞아 최근 발굴된 자료사진을 보면 모택동 중국 주석이 뒤쪽 가운데에 서서 근엄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가운데 김일성과 주은래가 각각 자리에 앉아 조중(朝中)협약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있습니다.

이것을 오늘날 한미관계에 적용하자면,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나란히 앉아 한미원조조약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과도 같을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분통터지는’ 장면이 과거 한미관계에서 한번이라도 있었던가요?
 
한마디로 북한은 중국의 속국입니다. 북중관계는 국가대 국가간의 정상적 관계로 볼 수 없습니다. 김일성은 1953년 6.25휴전이후 1994년 사망할 때까지 무려 19차례나 중국을 드나들며 구걸외교를 펼쳤습니다. 갖은 핑계를 대며 서울답방 약속을 어겨온 김정일도 최근 10년간 다섯 번이나 중국을 오갔습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중국지도부에 사전보고까지 했습니다.

그 외 북한의 대중(對中) 무역과 전략물자 의존도, 교통 및 군사교류 등 지표를 보면 북한이 중국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주체적’이고 한국은 대외 종속적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은 진실과 거짓이 뒤바뀐 우리 사회의 ‘소통부족’ 현상을 전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지난호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소통의 기본은 이른바 좌*우 보수*진보의 통합이 아니라 진실 알리기입니다.

이번호 <미래한국> 커버스토리에서는 지난달 열린 한미 ‘2+2회의’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심으로 향후 미중(美中)관계와 중국 및 북한의 문제를 진단했습니다. 양국의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대등한 입장에서 만나 한반도와 북한문제를 협의한 첫 2+2회의는 상징적으로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한미 동맹의 폭과 협력 범위를 글로벌 차원에서 경제*사회*문화분야로 넓혀나가는 시발점이 됐습니다. 한편,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북한의 핵개발과 천안함 공격을 용인하고 ‘남한의 6.25 북침’ 주장 등 한반도 역사왜곡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협력*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미래한국>의 지속적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날씨가 무덥습니다. 여름철 독자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미래한국>이 휴가철 여러분들에게 시원하고 유익한 정보를 선사하는 조그만 동반자가 되기를 있기를 바랍니다. #

편집인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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