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유산은 북한의 핵개발
DJ의 유산은 북한의 핵개발
  • 미래한국
  • 승인 2010.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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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 북한 영변 핵시설


김대중의 햇볕정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그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평양으로 날아간 후 6개월 뒤인 2000년 12월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DJ의 유산은 여전히 비판과 칭송의 타깃이 되어 남아 있다.

햇볕정책이 무용지물이 된 상태에서 한국군과 미군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고 북한은 지난 3월 천안함의 침몰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전면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DJ에 대한 감정적인 분출이 계속되는 것은 보수층 사이에서는 북한에 준 경품이라고 비판받는 대북화해정책을 실시한 DJ에 대한 지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햇볕정책은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한 후 1년 뒤인 2007년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완전히 붕괴됐다. 한국인은 2007년 환상에서 깨어나 DJ와 그 후임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던 좌파성향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대신 이명박을 압도적인 차로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오랫동안 DJ의 영원한 추종자들은 DJ를 거의 신(神) 수준의 영웅으로 보았다. 그들은 햇볕정책의 중단이 이 대통령의 보수적인 방향 전환과 노 대통령 시절 심각하게 파손됐던 한미동맹관계의 복원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들은 이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조사 결과를 믿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08년 12월 이후 북핵에 대한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해오다 최근 다른 참가자들과 ‘동등한 입장’으로 협상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2009년 5월 2차 핵실험 후 부과된 UN제재를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철회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대중은 한국인과 지역, 세계를 위해 단지 선의를 갖고 노력한 평화를 추구했던 한 사람으로 존경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는 김정일을 정상회담에 초대하면서 대가로 북한에 상당한 액수의 돈을 넘겨주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김기삼 전 국가정보원 요원은 어떻게 그 돈이 마련됐고 그 돈이 어떻게 한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갔으며 DJ 경력에서 최고의 영예인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DJ가 얼마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는지를 자세히 보여주는 많은 자료를 공개했다.

김 씨는 지난해 말 출간된 내 책 ‘Korea Betrayed: Kim Dae Jung and Sunshine’을 위해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내게 제공했고 그는 최근 자신의 자료들을 모아 새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일로 한국에서 심한 처벌에 직면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어떤 사람은 북한에 준 뇌물의 액수가 5억 달러이든 수십억 달러이든 이를 통해 남북한이 사이좋게 지내고 양측 민간 및 기업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전쟁의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렇게 비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보면 경우가 달라진다.

김정일이 이 돈을 받은 후 북한정권은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더 무시무시한 미사일을 개발하며 최대 10개의 핵탄투와 2번의 핵실험을 할 수 있는 핵연료를 추출할 수 있었다.

DJ와 김정일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자는 선의를 보여주기 위해 서로 만나 껴안고 성명과 합의문을 체결했다면 남북정상회담은 놀랍게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인들의 믿음을 배반한 사기만이 있을 뿐이다. 사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의 유산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이다.

어떤 사람은 김대중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그를 용서할 수 있다. 그는 고상한 목표와 꿈들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만족하지 않는 권력과 영광을 추구하면서 달려왔다. 그의 유산은 김정일의 음모에 의도적으로 협력하며 영원히 퇴색됐다. 한국인들은 핵을 보유하고 강력해진 중국에 더 의존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해진 북한에 맞서야 하는 현실에서 지금 살고 있다. 갈수록 첨예화되는 남북한의 대립 분위기가 바로 DJ가 비난받아야 할 유산이다. #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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