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독재자 김정은의 운명
꼬마 독재자 김정은의 운명
  • 미래한국
  • 승인 2010.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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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북한 김정일 후계자의 뚱뚱한 얼굴과 배가 툭 튀어나온 체형을 보면 그가 대장과 고위 당간부 자리에 오르기 전 북한주민들이 1년 동안 불러온 노래의 제목인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젊은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평양 당대표 회의에 등장한 김정은을 보면서 우리는 북한정책이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것은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측근들과 함께 실탄사격훈련을 보았다는 평양발 뉴스를 통해 더 분명해졌다. 김정일이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영원히 이어가기를 바라는 ‘선군(先軍)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김정은과 그와 최소 40세의 나이 차이가 나는 올해 68세의 리영호 인민군 차수는 군 최고자리 뿐 아니라 새롭게 구성된 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다. 그는 훈련을 받고 있는 독재자다. 그는 정치국에 있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당서기장인 김정일은 당중앙위원회에서 김정은을 자기보다 바로 하나 아래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리 인민군 차수의 일은 이 젊은이를 인도해 그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를 통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리 차수와 그의 동료들은 김정은에게 핵무기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핵협상 테이블로 오게 하느라 애쓰다 잊어버린 생화학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김정은이 전 북한군을 통수하면서 잘못된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당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는 별 의미가 없다. 실제 권력의 핵심은 김정은의 아버지가 의장으로 있는 국방위원회에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당군사위원회는 실전을 위한 훈련소이고 리 차수가 교사이며 김정은은 유일한 학생인 것이다.

김정은은 또 다른 교사가 있다. 김정일의 여동생으로 김정일보다 4살 아래인 64세의 고모 김경희다. 조카와 함께 대장으로 임명된 이 고모는 군대를 지휘하지 않고 그의 남편이자 김정일의 동서인 장성택을 지휘할 것이다. 김정일이 죽은 후 장성택이 섭정을 하게 되면 그는 역시 정치국 위원으로 임명된 김경희 대장의 지시에 따라 나라를 운영해야만 할 것이다.

김정은의 연장자들과 손윗사람들은 좋은 교사처럼 그가 정책결정 과정에 있기를 원할 것이다. 그들은 지난 3월 한국해군 46명이 사망한 천안함 사건이 김정은의 작품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하지만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 그 사건은 북한 당군사위원회 소속의 일부 고위 장군들에 의해 자행됐다.

그러나 김정은은 계급과 경험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명령을 하고 아버지 권력의 고리를 끊고 스스로 어떤 음모를 꾸밀 날을 위해 모든 부분에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는 정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새로운 독립적인 전망이 가능할까? 김정일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 가능성은 없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원한다고 해도 북한의 현 정책을 바꿀 수 없다. 많은 부분은 김정은이 장성택과 김경희가 제공하는 보호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젊은이가 나이 많은 사람들의 손 아래 계속 남아 있기를 원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 그는 다른 장군이나 대령, 아니면 젊은 장교들 중에 뜻이 맞는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그들이 김정은을 대신해 군최고위 나이 많은 사람들의 과도한 영향에 반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내부 권력 갈등으로 북한의 정책 기조가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꿈꾸는 것은 비현실적인 희망일까?
지금은 그렇더라도 김정은의 아픈 아버지가 죽은 후에는 어떨까? 그 때 김정은이 자기 생각대로 해보겠다면 어떨까?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는 독재자의 그림과 이미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리 밝지 않은 전망이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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