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보는 北 3대 세습
탈북민이 보는 北 3대 세습
  • 미래한국
  • 승인 201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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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 아무런 기대도 없어”



북한이 지난 10월 9일 27세 밖에 되지 않은 어린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부여하며 김정일의 후계자임을 공식 발표했지만 냉담한 북한주민들과 탈북민들의 반응은 북한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함경남도 청진시 통신원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본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군 열병식에 신형 미사일과 더 많은 군인들을 동원시킨 것은 김정일에 이어 핵과 미사일로 선군통치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김정은 시대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돼 개탄한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주민들이 “과거 김정일이 주민들을 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저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숱한 돈을 써가며 미사일을 만들었다”며 “김정일 시대에 300만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수백만의 탈북민들이 나올 것이다, 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선전에는 아무런 기대도 가지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군부와 주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김정은 시대의 전망은 암울한 현실이다”고 주민들의 동향을 설명했다.

한편 김정은의 출현에 주민들은 “김정은은 김정일보다 더 교활하고 무지막지한 기질이 있을 것이다”라며 “오늘 열병식 행사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벌써부터 통 큰 행사를 하는걸 보면 김정일과 꼭 같다. 이제 후계자 권력을 휘두르며 몇 십 년을 더 고생시킬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청진에서 군관(장교)로 복무하다가 북한을 탈출해 2007년 남한에 입국한 김선일 씨(가명·54)는 “나이가 어리고 경험도 없는 김정은이 앞으로 북한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지 않나 싶다”고 말하면서 나이가 어린 것도 문제이지만 형들을 제치고 후계자가 되었다는 것, 생모가 김정일의 세 번째 여자인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것 등 현재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는 요소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북한주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미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이어져오고 있는 후계체제에 질려버린 북한주민들이 또다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 체제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일 것이고 고생이란 단어와는 담을 쌓고 살아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김정은이 과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주민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는 커녕 더 혹사시킬 것을 걱정하고 있다.

대다수 북한 사람들이 이번 세습 문제에 대해 냉담하다 못해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대로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북한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앞으로 북한을 짊어질 후계자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선전 선동으로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북한주민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공급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진실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진심 어린 호소와 개혁·개방만이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북한사회를 유지시켜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 

정현국 기자 (북한 김일성대학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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