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흥기와 갈등의 조짐
중국의 흥기와 갈등의 조짐
  • 미래한국
  • 승인 201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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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황의각 미래한국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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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을 전후해 한 달 동안 필자는 강의차 중국 남경의 한 대학 외국인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중국공산정부 수립 61주년 기념일인데다 중국 과학자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달 탐사 무인위성을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14억 중국인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열광하는 분위기였다.

이와 같은 기념 축제 분위기 뿐만 아니라 중국 어디서나 이른 아침 시간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어울려 한국 같으면 고물상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카셋 테이프 음악에 맞추어 쿵푸나 부채 무용 같은 운동을 하고, 저녁 식후에는 평상 의복을 입은 채 자연스럽게 광장이나 공원에 모여 사교춤을 추며 여유로움을 즐기는 검소하면서도 당당한 중국 서민들의 일상생활 모습 속에서 중국의 흥기세(興起勢)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을 관찰하는 외국인의 눈에는 제어할 수 없이 무서운 형세로 떠오르는 중국이 부럽기도 하고 솔직히 두려운 생각마저 일어나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중국은 1949년 공산정권 수립 이후 마오쩌뚱(1949~1976) 집권기의 노동계급중심의 공산주의체제강화기를 거쳐 덩샤오핑(1976~1990)의 실용주의적 개혁개방정책노선을 물려 받아 장쩌민(1990~2003)과 후진타오(2003.3~2012.10) 집권기를 포함해 지난 45년 연평균 9~10퍼센트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재 GDP 총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경제에 있어서는 시장경제체제를 확대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아직 공산주의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18일 제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평 국가 부주석(57)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해 2년 뒤에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뒤를 잇도록 조치를 취했다. 중국 지도부나 서민들은 정치적 안정이 중국의 계속적인 경제성장의 필수요건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의 굴뚝 공장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1인당 소득 5,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생산품의 거대한 수요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구 14억의 중국은 소득증가와 더불어 세계경제의 큰 수출 수요시장으로 세계 경기의 큰 견인주체로 부상(?上) 중이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섰다. 중국경제 규모가 더욱 확대되면 될수록 중국경제의 용틀임(?沈)은 세계무역 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변동과 자본시장에 엄청난 파장효과(ripple effect)를 미치게 될 것이다. 세계화를 통한 중국경제의 움직임은 세계경제의 신뢰와 생산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진화해 왔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다루어질 중요한 의제들 중의 하나는 환율문제이다. 높은 국내소비와 저축 부족으로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중국이 중국화폐의 교환가치를 절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약 2조7,000억 달러의 자산투자를 하고 있는 처지여서 위안화 절상은 대미 투자자산가치의 감소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출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쉽게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 간의 이해갈등문제를 범세계적인 시각에서 협조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지혜가 G20 정상회의에서 모아져야 한다. 마치 거미줄의 한 모퉁이를 건드리면 그 파장이 전 거미망으로 파급되듯이 세계경제에서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충격은 세계경제의 지축을 흔들게 될 잠재적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력을 균형 있게 키워 경제가 한 나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는 다국적간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중국경제의 성장이 세계경제가 경제침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중국의 고도성장은 세계경제에 긍정적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중국경제가 평화적 흥기(peaceful rise)를 통해 세계 모든 경제에 필요하고도  우호적인 경제가 되도록 배려하는 덕목을 계속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자원의 무기화나 중국 남서 해역의 영유권 주장과 같은 힘의 과시는 배타적 국가주의와 대립 갈등으로 세계를 몰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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