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이후 1년, 北 주민 삶 더 어려워졌다
화폐개혁 이후 1년, 北 주민 삶 더 어려워졌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11.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중국 방문 탈북민 인터뷰 결과 보고



북한이 2009년 11월 30일 실시한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현재 북한의 내부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지난 5월과 9월 중국에 나온 북한주민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11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이날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소개한 북한주민들과의 인터뷰 중 일부.

“그전에는 쌀 1킬로그램에 2,200원이었는데 지금은 만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옛날 화폐로 하면 10만원도 더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사먹습니까?”

“나라가 못살면 밀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더 통제를 합니다. 당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해야 돈이 됩니다. 국가가 통제하는 것을 팔아야 살 수 있습니다.”

“사과 강연회를 인민반에서 했죠. ‘어찌 하나, 개혁을 갑자기 하다보니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더 고난의 행군을 타개해 나가자’고 얘기합니다.”

“은행은 간판만 있지 직원도 안나옵니다. 은행이 텅텅 비어 있어요. 나라에 돈이 없는 겁니다. 주민들로부터 돈을 모으기 위해 화폐교환을 실시하는 거죠.”

“30만원을 저금한 후 나중에 찾으려면 은행에서 주지 않아요. 은행 소장에게 30%는 당신이 갖고 나머지를 달라고 해야 줍니다. 그러니 아무도 저금을 안합니다.”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장마당을 통해 돈을 벌어 모았지만 은행에 저축하면 마음대로 찾을 수 없어 집에 숨겨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장마당의 확대로 주민통제가 어렵고 은행에 돈이 들어오지 않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화폐개혁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폐개혁은 3대세습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의 업적을 내세워 3대세습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 의도된 일이라는 것이다. 작년 150일 전투, 100일 전투에 이어 화폐개혁이 이루어졌고 150일 전투, 100일 전투가 김정은의 주도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만큼 화폐개혁도 주도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어 화폐개혁이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천안함 폭침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누가 지도자가 되든 우리 생활은 달라질 것 없습니다. 불평을 해도 소용 없기 때문에 전혀 관심도 없고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현실 생활이 고달프다보니 김정은이 후계자로 된다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고도 한다.

삐라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주민은 “본 적은 없는데 강연회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적지물’이라는 것이 들어오는데 주로 분계선 쪽 개성, 사리원, 해주 쪽에서 온다고 합니다. ‘절대 만지지 말라’고 합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내장이 못쓰게 된다고 선전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교사 출신인 한 북한 주민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니 학교 유지가 힘들 정도라고 증언했다.

“제일 높은 출석률이 70%입니다. 이 출석률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는 해산하라고 합니다. 교원들이 학생들 집에 찾으러 갑니다. 집에 가보면 없습니다. 먹을 것 찾으러 다니기도 바빠 학교에 올 여유가 없습니다. 제가 교사인데도 우리 딸은 중학교 3학년부터 학교에 못보냈습니다.”  #

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