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텔스 전투기 격추 가능”
“北, 스텔스 전투기 격추 가능”
  • 미래한국
  • 승인 201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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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타마라 패시브 레이더 가지고 있을 가능성 높아”
▲ 1999년 코소보 사태 때 유고군이 격추한 F-117 스텔스 전투기 잔해



2005년 6월 당시 김정일이 뇌졸중 수술 후 요양 차 머물던 ‘특각(북한 고위층이 주로 사용하는 일종의 고급 리조트)’ 상공에서 굉음이 들렸다. 그 주인공은 괌 기지에서 출격한 美공군의 F-117 스텔스 전폭기 15대. F-117 전폭기들은 김정일이 있는 특각 주변에서 급강하와 급상승을 반복, 호위총국 병사들은 아연실색케 했다. 하지만 이 일이 벌어진 뒤 김정일 정권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방공망이 선전과는 달리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였다.

이 일은 나중에 대만의 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에 친북 진영은 ‘거짓말’이라며 반박했지만 2008년 4월 F-117 스텔스 전폭기 퇴역행사에서 당시 ‘특각 작전’에 참가했던 조종사가 인터뷰에서 사실을 확인해줌으로써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 사건 이후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의 태도에는 자신감이 비쳤고 북한은 더욱 위기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정보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스텔스 전투기를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로 타마라 패시브 레이더와 대공 미사일 S-300P의 조합 때문이다.


美 스텔스 전폭기 편대, 北 창공 출현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텔스機가 ‘레이더에 아예 탐지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스텔스機는 레이더에 전혀 탐지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스텔스機는 동체형상 설계를 통해서 레이더파를 발신지와 다른 곳으로 반사시키고 동체에는 레이더흡수물질(RAM)을 발라 레이더 반사파를 감소시킴으로써 레이더로는 감지가 ‘어려운 수준’일 뿐이다. 이 중에서도 군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X-밴드(전파 길이가 센티미터 수준) 레이더에는 특히나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하지만 패시브 레이더는 스텔스機가 비행 중 반사하는 모든 전파를 추적해 포착한다. 패시브 레이더의 가장 큰 특성은 전파를 발산하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는 FM 라디오 전파나 TV 전파를 이용해 물체를 식별하는 것이다.

패시브 레이더는 3개 이상의 발신기(민간 방송 송출탑)와 한 개(혹은 2개)의 수신기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레이더는 한 곳의 전파 발신기에서 전파를 쏘아 물체에 반사되는 전파를 수신해 물체를 식별한다. 반면 패시브 레이더는 발신기와 수신기가 별도다.

패시브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Bistatic Range(타원 형태의 탐지 지역)를 활용해 발신기에서 수신기까지의 거리, 전파가 발신기에서 수신기로 곧장 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표적에 반사돼 수신기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차(TDOA: Time Difference of Arrival)를 계산해 목표를 알 수 있다.

군용 패시브 레이더는 3개 이상의 발신기를 사용해서 이 Bistatic Range들이 겹치는 부분에서 표적을 찾는다. 발신기를 3개 사용하면 2차원으로, 4개를 사용하면 3차원으로 표적 위치를 알 수 있다. 여기다 TDOA와 도플러 이동까지 이용하면 표적의 위치, 고도, 방향, 속도도 알 수 있다.

항공기의 레이더반사면적(RCS)은 레이더파의 파장이 길어질수록 증가한다. 패시브 레이더가 주로 사용하는 VHF파는 파장의 길이가 10cm~1m 사이여서 항공기의 RCS를 증가시킨다. 또한 이 파장들은 항공기와 공명을 일으켜 스텔스機의 동체형상기술을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한다.

패시브 레이더의 또 다른 장점은 ‘와일드 위즐 작전’으로부터도 안전하다는 점이다. 미군은 베트남 전쟁 이후 전쟁을 시작할 때마다 적의 레이더 기지를 먼저 파괴해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 작전이 바로 ‘와일드 위즐’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적의 레이더 기지에서 나오는 전파를 역추적하는 레이더 파괴용 미사일(HARM)을 쏘아 적의 방공망부터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은 미군 항공기를 제대로 요격할 수 없다. 이런 작전에는 EA-6B 프라울러와 같은 ‘와일드 위즐’ 전용 공격기를 포함해 스텔스機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패시브 레이더는 전파를 발산하지 않기 때문에 ‘와일드 위즐’ 작전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타마라 패시브 레이더

이 같은 패시브 레이더 중 군사용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타마라 패시브 레이더(Tamara Passive Radar)다. 타마라 패시브 레이더는 체코에서 개발된 것이다.

▲ 중국이 타마라 레이더를 개량해 만든 JY-27 레이더

이 레이더를 처음으로 만든 곳은 체코의 ‘테슬라 바르두비체’社다. 처음에 만든 레이더는 ‘라모나(Ramona)’ 레이더로 불렸다. 이 라모나 레이더는 구 소련 등 동구권에서 널리 사용했다. 북한에서도 한 때는 라모나 레이더를 사용했다.

이렇게 동구권에서 널리 사용되던 라모나 레이더의 개량형으로 스텔스機를 잡는 게 바로 타마라 레이더다. 타마라 레이더가 스텔스 전투기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게 알려진 건 1999년 코소보 사태 때 유고군에 의해 美공군의 F-117A 전투기가 격추된 사건 때문이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 타마라 레이더가 스텔스 전투기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실제 타마라 레이더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정보는 사실이었다. 이에 미국은 체코 정부에 압력을 넣어 ‘테슬라 바르두비체’社가 타마라 레이더를 해외로 수출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미 3대의 타마라 레이더가 해외에 수출됐다. 그 수입국은 유고, 이라크, 러시아였다. 결국 1999년 3월 27일 ‘코소보 사태’ 당시 유고군이 스텔스 전투기를 격추했을 때 사용된 것이 타마라 레이더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反美국가들은 이 레이더의 입수에 혈안이 된다.

한편 미국이 체코 정부에 압력을 넣어 타마라 레이더의 수출을 금지시키고 있을 때 그 이전에 관련 기술을 이전받은 체코의 옴니폴社는 ‘베라(Vera) 시스템’이라는 타라마 레이더의 개량형을 내놓았다. 이에 중국,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이 이 베라 시스템을 주문했지만,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은 체코 정부에 옴니폴社의 ‘베라 시스템’ 판매권을 ‘테슬라 바르두비체’社의 자회사인 ERA社로 넘기도록 또 다시 압력을 가한다. 결국 나중에 美록히드 마틴社가 ERA社를 인수, 관련 기술의 유출을 막는다(록히드마틴社는 ‘베라 시스템’을 더욱 개량한 SSS 시스템을 내놓는다). 하지만 옴니폴社는 이미 에스토니아와 파키스탄에 베라 시스템을 수출한 뒤였다.

▲ 세르비아군 P-18 레이더

한편 중국은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전에 이라크로부터 타마라 레이더를 수입했다. 중국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를 통해 이 타마라 레이더를 개량, CETC JY-27레이더와 CETC YLC-8 레이더를 만들었다. 서방 정보당국들은 이 레이더들이 스텔스機 추적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신형 ‘052C’형 구축함에 탑재된 ‘517H’형 VHF 레이더도 이와 유사한 스텔스 탐지 기능이 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타마라 레이더에도 한계가 있다. 스텔스機를 탐지는 할 수 있지만 100% 탐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탐지한다 하더라도 그 활동 공역(空域) 정도까지만 알아낼 수 있다. 보통의 레이더로 보통 항공기를 보는 것과 같은 정확한 추적은 어렵다고 한다.


北의 패시브 레이더 보유 가능성

하지만 스텔스機를 대규모로 운용하고 있는 美공군은 타마라 레이더의 확산 문제에 대해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실제 2008년 랜드 연구소에서 美공군의 용역을 받아 발간한 ‘태평양에서의 공중전 리뷰(Pacific view of Air Combat Breifing)’라는 보고서에서는 미군의 태평양 작전을 위협하는 요소 중 중국이 보유 중인 장거리 대함 미사일, 대공 미사일과 함께 CETC JY-27레이더와 CETC YLC-8 레이더의 위험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美공군은 어떤 발전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아무튼 이런 타마라 레이더의 확산 경로 때문에 서방 정보당국들은 북한 또한 지난 10년 사이 파키스탄이나 중국 등으로부터 타마라 레이더를 입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정은 러시아 언론과 군사안보 관련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주장을 통해서도 더욱 신빙성을 얻고 있다. 알렉세이 쉐르바코프(Aleksey Shcherbakov)라는 러시아 저널리스트는 이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인용해 구 소련의 신호정보기관(SIGMINT: Signal Intelligence)인 연방통신정보국(FAPSI)과 군 정보국(GRU) 6국이 공동으로 북한에서 비밀 감청기지와 라모나 레이더 기지를 운영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구 소련은 1985년부터 북한 황해도 해주와 사리원 인근 지역에 한반도와 일본의 군사 동향, 미군의 활동 등을 감시하는 기지를 두었는데 여기서는 스텔스機 감시 및 한반도, 일본과 주변의 동향 감시, 신호 감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지는 1997년 북한과 러시아 간의 공동방위조약이 폐기되면서 공식적으로는 활동을 중단했다고 알려졌으나 부대와 시설은 해체되지 않았다고 한다. 1998년 한.러 외교관 맞추방 사건 때 러시아가 추방한 조성우 참사관은 이 기지에 관한 정보를 러시아에서 빼내려다 발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실 때문에 서방 정보당국들은 북한이 타마라 레이더 시스템을 갖고 있을 가능성과 그 위협성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타마라 레이더 시스템만으로는 북한군이 한미 연합군이나 주변 국가에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한다. 패시브 레이더의 특성 상 스텔스機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공역(空域)에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하기는 어려운데다 북한군에는 이를 공격할 수 있는 ‘초고속 장거리 대공 미사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중요한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10월 20일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사진 한 장을 내보였다. 사진 속에는 북한군의 퍼레이드 장면으로 장거리 대공 미사일 S-300P가 있었다. 서방국가에서는 SA-10A라고도 부르는 이 대공 미사일은 그 초기형이 1978년 개발됐지만 꾸준히 개량됐다. P형의 경우 사정거리는 90~120km, 요격고도는 27km에 달한다. 미사일 속도는 마하 5로 마하 2.5로 비행하는 전투기까지 잡을 수 있다.

▲ 북한군의 대공 미사일 S-300P

北, 결정적 순간에 보유 전력 노출할 것
 
이 S-300P가 사용하는 위상배열레이더는 구형이지만 만약 타마라 레이더로 스텔스機가 활동하는 공역을 지정한 뒤 북한군이 보유한 구형 대공화기로 주변에서 ‘토끼몰이’를 하고, 이후 S-300P를 사용한다면 F-117보다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자랑하는 F-22 랩터라 하더라도 대공미사일을 쉽게 피할 수 없다는 게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타마라 레이더

실제 1999년 당시 F-117 전폭기 격추 사건 때에도 세르비아군은 구식 P-18 VHF 레이더와 타마라 레이더로 F-117이 활동하는 공역(空域)을 샅샅이 훑어 그 경로를 추적한 뒤 개발된 지 40년도 넘은 SA-3 대공 미사일을 사용해 격추했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세르비아군에 S-300P와 같은 초고속 대공 미사일이 있었다면 미군의 피해는 더욱 컸으리라는 게 정보전문가와 민간 군사연구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서방 정보기관이나 일부 민간군사연구가들의 주장처럼 북한군이 타마라 레이더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S-300P 대공 미사일의 위상배열 레이더와 연동시켜 운용하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북한군은 섣불리 미군의 스텔스機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비공식적으로는 미군의 스텔스機가 북한 상공에서 종종 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군이 자신들이 가진 ‘비대칭 전력’을 함부로 노출할 경우에는 ‘결정적 순간’에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이 되면 북한군은 타마라 레이더와 S-300P 대공미사일, 조밀한 대공화망을 통해 스텔스機를 공격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해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를 자랑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군의 방공 능력 향상을 기정사실화한 뒤 꾸준히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경웅 객원기자·뉴데일리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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