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투자시장 기상도 4
2011년 투자시장 기상도 4
  • 미래한국
  • 승인 2011.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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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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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3년물 매도 단·장기물 매수 유리
기준금리 인상분 완충했던 스프레드 효과 소멸… 올해에도 힘들어

2011년 재테크 기상도에서 채권시장을 거론하는 이유는 그동안 불확실한 투자환경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채권과 예금을 꼽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채권.예금 등 안전자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채권시장 약세가 예상되며, 예금금리도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확대 노력의 영향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할 전망이다.


국고 3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앉는 등 예상치 못한 강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은 올해에도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펀더멘털, 수급, 정책 어느 하나 만만치 않아 보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내경기 반등하며 채권금리 상승 압력

지난해 줄곧 약세를 이어오다 4분기부터 국고채 3년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채권시장은 2011년 다시 약세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11년 국내 경기의 반등과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기조, 국채물량 증가로 인한 수급악화 등을 이유로 이같이 전망했다.

2011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경기가 반등하며 채권금리 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종합지수, 산업활동지표, GDP 등 경기지표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채권금리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금리정책이 확인된 이상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2011년 1월 지표부터는 극히 부진했던 지난해 10월 지표가 빠지면서 경기종합지수가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종합지수 작성에서는 각 구성항목의 3개월 이동평균이 사용되기 때문에 1월 지표부터는 10월 지표가 빠지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지수는 양호한 수출과 내수경기를 기반으로 새해 1~2월에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1월부터 국채발행이 정상화됨에 따라 국채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채권금리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수요측면에서도 선물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은행세 도입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가 위축되면서 채권시장 약세를 가중할 전망이다.

2011년 국채발행 한도는 82조4000억원으로 월평균 약 6조9000억원 수준이지만, 상반기 재정지출 비중 증가를 감안할 때 1월 발행물량은 월평균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절대적으로 물량이 부족했던 3년물 발행비중이 증가되긴 하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장기물 비중이 유지됨에 따라 전반적인 수급여건은 비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2011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채권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산금리)가 1%p 이내로 축소돼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분을 완충했던 스프레드 효과가 소멸된 점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1년 미만 단기채와 10년 이상 장기채 비중을 늘리고, 반면 강세를 지속했던 3년물에 대해서는 매도할 것으로 주문했다.

시중 증권사의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년금리 3.50%를 목표로 한 매도전략을 제안하면서 “최근 시장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40%대에 진입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 나타났지만 2011년 첫 주에는 국고채 3년물 입찰물량이 지난 12월 대비 4배가량 늘어나게 됨에 따라 입찰에서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국고채 5년물 입찰물량도 12월 대비 2배 이상 늘어나게 됨에 따라 물량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채권금리를 예기치 못한 수준까지 끌어내린 주역은 외국인이 꼽힌다. WGBI 편입에 대한 기대 및 원/달러 환율 하락전망으로 외국인은 거침없는 바이코리아(Buy KOREA)를 전개했다. 중국 등 주요국이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얘기도 이를 부채질 했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멈추지 않을 것

‘글로벌 양적 완화로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세계지도를 펴놓고 보면 돈이 갈 만한 나라가 펀더멘털이 좋은 우리나라 정도’라며 당연한 귀결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새해엔 사정이 약간 다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달러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WGBI 편입은 180도 뒤집어진 시장 상황에 무위로 돌아갔다. 외국인 채권투자 원천징수세 부과, 은행세,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등 오히려 들어오는 자본을 통제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규제들로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한 재정거래 기회가 여전하고, 원화강세의 기조도 유효하다. 더욱이 경제 펀더멘털이 좋고, 물가상승압력이 높아 금리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는 지적들이다. 금리인상 자체는 채권에 대한 평가손실을 키우겠지만 통화가치가 절상되면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국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원화채에 대한 수요를 점치게 한다. 특히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지닌 중국의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올해 초 1억달러 규모의 한국전용투자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한국에 대한 매력도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2010년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유동성은 새해에도 풍부할 것인 데 반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원화채의 매력을 부각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외국인의 원화채 사랑이 지난해만은 못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규제가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다 하더라도 상징적으로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 같은 나라, 성장률이 높고 시장금리도 다소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나라의 국채를 선호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려 하는 것은 그만큼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것이므로 통화가치가 절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런 나라의 경우 단기적으로 채권값이 떨어져 평가손실을 입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채권평가손은 사라질 것이고 통화가치 절상으로 얻는 이득은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


한상오 경제팀장  hanso1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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