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의 북한 접수(?) 시나리오
통일교의 북한 접수(?) 시나리오
  • 미래한국
  • 승인 2011.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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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이 무너졌을 때 북한지역에는 주체사상을 대체해 어떤 종교가 진출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김정일 - 김정은 정권 이후 북한에 가장 먼저 진출하게 될 종교는 북한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고 이에 오랜 기간 대북지원에 앞장서온 기독교나 기타 기성 종교가 아니라 기독교 이단인 통일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대북지원단체인 ‘NK Missions’의 데이브·수스가 집필한 저서 <무너지는 장벽>(2009)에 따르면 현재 종교단체로서는 유일하게 북한에 평화자동차공장이라는 교두보를 가진 통일교가 향후 평양시내 인근에 ‘교회’를 세우는 등 통일 이후 북한지역에 가장 먼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재작년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 씨의 구순 잔치에 김정일이 축하선물로 산삼을 보낼 만큼 통일교는 북한 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너지는 장벽>은 “통일교는 이미 북한에서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과 정교한 계획을 구상하며 세력을 늘리고 있다”며 “그들의 자금과 재원은 이미 북한에 잠입했고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교세 확장을 위한 통일교의 전략은 어떤 것을 말하는가? 문선명 씨가 북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의 고향이 북한이고 그를 신격화하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곳을 성지화 순례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교세 확장을 위한 재원과 정교한 전략을 위해 북한에 공장을 설립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LA타임지는 이미 9년전(2002년 3월 26일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평양에 수억달러 투입, 평화자동차·평화센터·통일교회 등 교두보 마련

“통일교와 북한 사이의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관계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 창건자요 주체사상 창시자인 김일성이 문선명을 만났을 때다. 김일성은 문선명이 보수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평양에 있는 호텔 중 유일하게 위성 텔레비전을 갖춘 161개의 객실의 보통강호텔을 매입하기 위한 대화를 지지하였고, 문선명이 북한에서 힘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또 김일성은 문선명이 태어난 정주를 사실상의 성지로 개발하는 것을 허락했다. 이것은 통일교 입장에서 보면 대성공인데 공산국가는 모든 종교적 관습을 금하기 때문이다.”

통일교는 2002년 봄 북한 남포에 5,500만 달러를 투입해 평화자동차 조립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에는 이후에도 3억 달러가 추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의장막 북한 땅에 통일교가 가장 먼저 자동차공장을 연 것이다. 북한을 방문하면 볼 수 있는 비정부 기관의 광고판은 평화자동차가 유일하다고 한다. 

통일교의 북한 진출은 이것만이 아니다. 저자에 의하면 통일교는 이 밖에도 백화점과 주유소, 자동차 전시장 등 홍보 기능을 할 수 있는 ‘세계평화센터’를 평양에 세워 교육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문화교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교는 2005년 평양 시내 중심부와 가까운 곳에 통일교회 설립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 완공했다. 이는 5층 건물로 매 층이 1000평 남짓 된다. 데이브는“이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접하는 기독교에 대한 첫 인상이 통일교회에 의해 왜곡될 것 같아 염려된다”며 “북한의 장벽이 무너질 때 북한 주민이 통일교가 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으로 여기며 통일교인들이 다른 교회를 거짓이라고 말할 때 그것을 믿게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평양에는 통일교 외에도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라는 선전용 기독교 기관이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정치적인 차원에서 세워졌기에 상황이 매우 다르다.


북한 급변사태 때 통일교 행동·자금동원 등력 앞서

한국 교회의 북한에 대한 접근도 통일교보다 불리하다. 교단과 교리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있으며 창구가 일원화되어 있지 못해 일사불란하지 못하고 단결돼 있지 못하다.

그러나 통일교의 경우 명령과 실행의 단계가 하나일 뿐만 아니라 결속력과 결행의 힘이 크다. 재원도 한국교회보다 많고 치밀하다.
조직화된 통일교의 북한 교세 확장은 한국 교회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것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무너졌을 때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를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될 것을 말해준다.

<무너지는 장벽>에서 말하는 북한이 갑작스럽게 무너졌을 때의 시나리오와 종교단체의 진입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는 통일교의 세력 확장에 대한 우려를 감지할 수 있다.

“북한은 오늘 밤 붕괴한다. 김정일이 주체사상은 실패한 것이라고 발표하고, 국제적 기관을 통해 도움을 요청한다. 북한의 문은 열렸으나 북한의 가혹한 상황, 이를테면 물 부족과 전기 부족, 연료 부족 등은 방문할 생각조차 못하게 막고 있다. 교회들은 당혹스러워하며 단체를 조직하고 무슨 도움을 주어야 할지 의논하는 일에 수개월을 보낸다.

문선명은 몇몇 투자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어 수십억 달러를 모으고, 10만 명이나 되는 헌신된 추종자들을 불러내 수개월 동안 북한에서 거룩한 성지순례에 참여하도록 한다. 문선명과 그의 헌신된 추종자 10만 명은 북한이 열린 후에 첫 달 안에 북한으로 들어간다.

그들의 전략은 간단하다. 문서를 배포하고, 각 마을마다 통일교회를 세운다. 수개월 내에 모든 북한 주민은 통일교 경전을 수령하고, 통일교회 회원들에게서 소책자를 받는다. 엄청난 수의 북한 주민들이 잘못된 길로 빠진다.

문선명은 4억 달러를 들여 평양에 대성전을 짓는다. 어마어마한 성전이 6개월 만에 완공된다. 북한이 성경과 하나님과 예수님을 접하는 첫 경험이 통일교에서 비롯된다. 복음적인 선교사들은 북한이 열리고 수개월 안에 드문드문 북한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나마 조직화되어 있지도 않고, 통일교와 경쟁하기 위한 충분한 자원도 없다. 12개월에서 18개월이 걸려서야 교회는 조직화되고, 북한에 이르기 위한 전략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너무 늦다.”

물론 가정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섬뜩한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한국 교회는 그 동안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북선교를 해 왔지만 통일성이나 연합성에서는 매우 부족하다. 파편적인 부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교육의 장애물은 다른 나라의 선교보다 적극적이지 못하다.

통일교와 다른 이단들은 한국 교회의 몸집보다 작지만 집약적이며 재정의 동원도 한국 교회보다 쉽다. 교회보다 먼저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이 좋은 것이다. 북한선교를 하는 단체들의 수고와 협력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


김요한 기자 john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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