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젊은 보수’들이 뜬다'
[특별취재] ‘젊은 보수’들이 뜬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4.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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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의 새로운 물결, 자유주의와 북한인권에 눈떠. 천안함1주기 추모식 주도.

  
대학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운동권 일색이던 총학생회에 보수성향 혹은 비정치적 후보가 당선되는가 하면 캠퍼스 내의 정치적 시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캠퍼스가 떠나가라 마이크를 잡으면 외려 ‘시끄럽다. 공부에 방해 된다’는 식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이처럼 개인의 사생활과 현실적인 취업 문제를 중시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과거 운동권의 정치 선동적 목소리가 매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건전하고 건강한 국가관을 가진 보수성향의 대학생 단체들로서는 운동권의공격과 대다수 학생들의 무관심이라는 두 가지 펀치를 번갈아 맞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싹을 틔워 가는 젊은이들이 있다.

또래의 마음을 아는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신선하다.<미래한국>이 ‘보수’를 표방하며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단체들을 취재, 분석해 보았다.

한국대학생포럼, 거미줄 조직 구호는 CF처럼! 
“G20이 커피라면, 의장국은 T.O.P야!”

커피 CF 광고를 패러디한 G20 홍보 문구다.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체. 깔끔하게 디자인 한 플래카드는 기존 정치 구호처럼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익숙한 카피대로 읽으니 내용도 자연스레 와 닿는다. G20 개최 당시, 각 대학에 걸린 이 플래카드는 ‘한국대학생포럼’의 아이디어였다.
전국 대학에 지부를 둔 체계적인 조직을 장점으로 살려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였다. 동아리별로 움직이기 때문에 친목과 단결이 남다르다.

전국적으로 모일 때는 언론, 아카데미, 각종 안보 캠프를 열어 학술성을 다진다. ‘Youth Academy Conference’는 3회째를 맞았고 이재오 장관, 강명순 의원, 손길승 회장 등 다양한 명사 특강을 열기도 했다. 참석한 학생들이 올린 후기 게시판에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혹시 지금의 우리는 세상을 다양한 시각을 갖지 못하고 편협한 사고로 한 곳만 바라보며 달려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무상복지(급식-의료-보육)가 화두인데 관련 여당 의원님의 이야기는 참 중요한 때의 강연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현우)

“왜 국사를 그렇게 공부를 안했을까 하는 후회와 부끄러운 감정이 들면서도, 국사 공부를 해야 내 앞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정준호)

한국대학생포럼의 윤주진 2대 회장은 단체 활동의 내용에 대해 “아카데미와 세미나, 친목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젊은이로서 느낀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한 소감을 물으니 긴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보수단체로서 활동하다 보면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용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듣기 좋은 말과 구호를 외치는 것은 참으로 쉽습니다.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정치인들에게 표를 주기 마련이니까요.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사명감을 가진 정치인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의 구호는 일반 국민들에게 있어 참으로 유혹적인 정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대부분 다 알고들 계실 거라 믿습니다.
그러한 정책들이 지금 당장 비현실적이며, 장기적으로도 수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의 승리를 위해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라며 쓴 소리를 던졌다.

  한국대학생포럼이 주최한 G20 성공기원 행사
바이트, 타자로 세상을 깨우다

2005년 New Leader's Club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세계화, 시장경제, 북한의 실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이제껏 들어왔던 얘기와 달랐다. 이후 주제를 심화시켜 공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고 5년간 웹진에 글을 올렸다. 이 글들이 쌓여 2010년 9월, 격 주간지 바이트가 탄생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인 만큼 홈페이지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대학생들의 관심사인 ‘취업문제’도 꾸준히 기사화되고 종합, 국제, 문화/스포츠, 사회, 해외 통신원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눠 학생기자의 칼럼을 싣고 있다.

칼럼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대학생들이 보기에는 무겁다는 얘기도 듣는다고 한다. 그중에서 호응을 얻은 코너는 인류 역사에서 근대가 갖는 의미를 다룬 <근대탐구하다>, 환경문제에 대한 비관론을 비판한 <석유는 고갈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 지나친 걱정>,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상·중·하로 나눠 분석한 글이었다.

오프라인 활동도 활발하다. 대학생들의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해 2006년부터 매학기 글쓰기 강좌를 열고 있다. 처음에는 감정이 격해져서 거친 수식어를 붙이던 학생들이 점점 차분하게 사실 중심으로 써나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책의 집필자 복거일 소설가를 강사로 영어 공용화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고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국사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강의도 열었다. 논쟁적인 주제로 열띤 강의를 열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고 한다.

마침 <미래한국>과의 인터뷰 날짜와 바이트의 편집 마감일이 겹쳐 매우 바쁜 상황이었음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이유미 대표는 “바이트의 주장이 우리 사회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친일파라는 얘기도 들었죠.

우파이기 때문에 힘들다기보다 새로운 주장에 무조건 맘을 닫아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우리 주장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나는 나와 다른 주장에 대해 어떻게 행동 했나 돌아보게 돼요.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포용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부터요”라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며 새로운 다짐을 밝혔다.

NEW 또다시, 톡톡 튀는 아이디어, 톡톡 튀는 활동

‘NEW 또다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받는 단체다. 촛불 집회를 역이용한 ‘연평도 포격 희생자 촛불 추모행사’ 소외된 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 프로그램 ‘2010 따뜻한 동행’, 천안함 안보 견학, 백령도 안보 캠프, 국회의사당 탐방 등 흥미로운 활동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좌파단체의 아이디어를 과감히 활용하기도 하고 대학생들의 필요를 채우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젊은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청년자유연합>, 역사의 바턴을 물려받다 

자유연합 산하에서 나온 청년자유연합은 자유연합의 공동대표인 홍관희 박사의 후원으로 시작됐다. 선배들의 지지 덕분에 비교적 안정적인 출발을 시작한 편이다. 다양한 토론회와 세미나 활동을 하며 정기적인 아카데미 행사를 열고 얼마 전엔 정기간행 잡지의 출판등록을 마쳤다. 이서연 대표는 “새로운 시각의 논평을 쓸 겁니다. 어렵고 지루한 칼럼이 아닌 쉽고 감성적 동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칼럼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파가 과거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어나 좀 더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젊은 우파 청년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청년자유연합의목표는 대중과의 소통이다. 이를 위해 웹툰과 영상물 제작, 스토리텔링의 말하기 등을 이용해 어려운 역사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쉽고 재미 있게 풀어낼 생각이라고 한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동대 북한인권동아리 <세이지> 멤버들.

세이지, 북한인권학생연대, 북한인권에 침묵하지 않겠다

한동대 북한인권 동아리 ‘세이지’는 지난 2월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사진전시회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를 개최해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 2만5,000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세이지’가 결성된 해는 2008년이다. 기독교 학교 특성상 자연스레 만난 탈북학생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들었고 책을 읽으며 연구했다. 졸업하기 전 의미 있는사업으로 사진 전시회를 생각해냈고 인사동 가나스페이스를 덜컥 대관하는 일을 저질렀다. 학교에서 지원을 받았지만 부족한 대관료는 싸이월드, 트위터 등을 통해 기금을 모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북한의 실태를 폭로하는 사진은 그동안 각종 단체의 퍼포먼스와 구호 아래 빈번히 사용되곤 했다. ‘세이지’의 경우 ‘사진’이라는 예술 분야를 통해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북한인권학생연대’는 북한에 관한 대학생 전문 단체다. 타 보수단체들 모두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북한인권학생연대’는 좀 더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세분화한 일을 펼쳐 나가고 있다. ‘북한3대 세습 반대 대학생 행동’ ‘새터민 멘토 자원봉사’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 ‘북한인권 대학생 모의국회’ 등 북한인권에 관해서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이 뭉친다! - 천안함 피격 사건 1주기 추모식

천안함 피격사건 1주기를 맞아 ‘New 또다시,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북한인권학생연대, 청년자유연합, 한국대학생포럼’ 등 7개 단체가 연합해 추모행사를 갖는다.
당시 사건으로 순국한 46명의 해군 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며 이들의 강인한 용기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대학생단체 'New 또 다시'가 지난 2월 26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 추모식을 개최했다.

3월 14일 프레스센터에서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를 갖는 것으로 시작으로 3월 12~25일을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21~25일 각 대학에 분향소를 설치한다. 25일 오후 5시에는 시청광장에 모여 세부추모행사를 갖는다.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들려드립니다’로 개최한 공모전의 시상과 시연을 중심으로 활동 성과를 공개하고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들의 목표는 서울시민과 함께 순국한 용사들을 추모하고 안보의식을 세우는 것이다.ⓒ미래한국


조진명 인턴기자(중앙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
jadu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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