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비 세계 10위 한국
미래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하다
에너지소비 세계 10위 한국
미래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하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4.22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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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 교수의 경제이야기
고려대 명예교수(경제학)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政情) 불안에 따른 공급차질로 세계 유류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고공행진을 하는 현재의 유류가격은 민주화 운동으로 촉발된 주요 산유국의 정정 불안이 가라앉으면 다소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상당기간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에 높은 물가와 경기침체의 고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는 유류수입국의 비용인상형(cost-push)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위축으로 경제활동의 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초래하게 된다. 이른바 높은 인플레이션률과 높은 실업률이 동시에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즉 우상(右上)의 필립스곡선 현상을 가져와 국민경제에 고통을 가중시키게 된다.

석유 소비 비중 세계 평균보다 월등히 높아

유류가격 상승이 유류 소비국의 물가와 경제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각 나라의 사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자국에서 유류를 증산할 수 있는 매장자원이 풍부하거나 다른 대체 에너지원을 많이 보유한 나라는 그렇지 못한 국가들에 비하면 유류 수입가격상승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다.
대부분의 EU 국가들과 일본 및 우리나라와 같이 전체 에너지 중 수입유류 소비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원유가격의 급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대책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조치는 효과를 기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총에너지 소비구조 중 화석 에너지 비중이 거의 85%인데 그중 석유 46.5% (세계 평균 석유소비 비중 36%), 천연가스 14%, 석탄 24%로 구성돼 있고 그 나머지는 원자력 15%와 수력 0.5%로 돼 있다. 세계경제에서 우리나라 경제(GDP) 규모는 13위권이지만, 에너지 소비에 있어서는 10위권의 다소비국가이다. 우리나라 1인당 총에너지 소비량은 4.482 TOE로 미국의 7.740TOE 보다는 낮지만 일본(4.123), 독일(4,232), 프랑스(4.314), 영국(3.813) 보다 높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에너지 가격상승은 곧 생산품가격상승으로 연결돼 수출의 국제경쟁력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올해 우리나라 당초 경제성장 목표 5%와 소비자물가상승 3%, 그리고 상품수출증가율 9.6%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85달러 범위에 머물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세워졌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원유공급의 40%수준을 담당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폭발하고 있는 예상되지 못했던 지정학적 리스크 후폭풍으로 국제 유류가격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올해 당초 경제운영 목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1차적으로 에너지 소비절약 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유보와 공공기관과 기업의 불요불급한 지출 축소조치 등 생산과 행정관리비용 절약운동이 전 국민적 협조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에게 부닥친 위기는 새로운 기회이다. 중장기적으로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그리고 수소에너지와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개발 확대에 많은 연구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21세기 중반 이후 수소에너지가 부각될 것

앞으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석유 총 매장량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11년 초 현재, 추정된 세계석유 매장량은 약 1조4800억 배럴로서 가채(可採)년수로는 45년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심해 석유 매장량이나 오일샌드 등이 계속 더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혁신을 통한 한계 석유자원의 개발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될 것이다.

국가적 위기관리와 대책은 신중하고도 정확한 판단, 그리고 폭넓은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가끔 행정당국자의 정책판단 실수와 실기(失機), 그리고 졸속대책으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자초하는 일이 있음을 본다. 예컨대, 우리는 지난 겨울 소와 돼지들의 구제역에 대한 방역대책을 보면서 우리 정부의 무분별한 즉흥적 대응책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었다.

각종 에너지원의 수급을 단기,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 성장목표에 맞게 관련된 전문 인력과 함께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수급조절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21세기 중반 이후 인류의 에너지의 중요공급원으로 수소에너지가 최적 에너지 변수로 부각될 것으로 본다. 석유가격이 배럴당 170달러 이상이 되면 현재의 개발수준을 전제로 할 경우 비용 면에서 수소에너지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수소에너지란 수소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에너지이다.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얻자면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석유, 가스, 전기 등 다른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지만, 앞으로 기술향상으로 물을 경제적으로 분해할 수 있게 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전력과 달리 저장이 쉬운 수소에너지는 이미 일본, 미국 등에서는 자동차 생산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앞으로 산업, 가정, 공장, 비행기 등에서 확대 사용되게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하게 될 무한 공급 가능한 수소에너지 기술 발전에 국가적 연구개발 투자를 과감히 해야 할 것이다.
창의적 비전 없이 국민 혈세 탕진만 일삼고 안주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당국자들은 현재의 세계적 위기를 계기로 깨어나 이 위기를 미래지향적 대책을 강구하며 준비해 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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