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주의는 反경제적"
" 가장 경제적인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녹색주의는 反경제적"
" 가장 경제적인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4.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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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영일 연세대 명예교수(화공생명공학부)

 
역사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저명한 에너지 경제학자 로버트 브래들리는“자유시장의 적(敵)이 과거에는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케인스주의자였지만 오늘날은 녹색주의자다”라고 말했다.

‘녹색주의’로 우리 경제와 사회는 발전할 수 있을까? <미래한국>은 환경 철학 경제문제를 학제적으로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자유주의 학자’ 조영일 교수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들어봤다.

- 녹색성장이 21세기의 키워드라고 합니다만 녹색산업이 성장산업이냐는 문제를 놓고 여러 관점들이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탄소 녹색성장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이 녹색 베일을 뒤집어 쓴 것에 불과한 것이죠. 정부는 녹색성장을 ‘에너지·환경 관련 기술과 산업 등에서 미래 유망 품목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얻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탄소’란 탄소배출량을 줄이자는 것 아닙니까? 이산화탄소는 주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배출되는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여야 합니다. 그러자면 먼저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죠.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처럼 선전하면서 신비롭기까지 한 녹색 배일을 씌웠지만 그 녹색 베일을 벗겨보면 그 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오래 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인 것이지요.

- 70년대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좀 답답한 생각이 드는데요.

에너지 절약을 에너지 사용량 감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긍정적 측면에서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아주 뒤떨어지는 국가라는 점이죠. 단위 GDP당 에너지 사용량(에너지 원단위)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에너지 효율은 OECD 국가 평균의 2분의 1,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에너지 코스트가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에요.

국가적 에너지 효율화는 시급하면서도 장기적인 과제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어떻게 개선할 수 있냐는 문제죠. 선진국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약 3만 달러의 고비를 넘겨야 비로소 국가적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고비를 넘으면 경제가 발전할수록 에너지 효율은 더욱 개선됩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경제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발전해 나라의 부가 축적되면,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회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는 에너지 효율화 개념을 왜곡하는 이벤트가 범람합니다.‘지구 시간’(Earth Hour)에 남산탑 조명을 끄거나,‘지구의 날’(Earth Day)에 자전거를 타고 발전기를 돌리는 모습은 대중의 에너지 효율화 본질의 인식을 왜곡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태양열·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경제성 없어

- 그렇다면 풍력이나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의 효과는 믿어도 되는 것입니까?

현재 수소에너지와 석탄액화가스와 같은 3종의 신생에너지와 8종의 태양열,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폐기물 재생에너지 등이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2% 수준이고 그 대부분이 폐기물에너지입니다. 2030년까지 이를 11%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 부족하죠.

예컨대, 태양광 발전 전력의 생산원가는 원전의 10배가 넘습니다. 따라서 태양광시설을 장려하려면 막대한 보조금을 주어야 할 뿐 아니라, 한전은 공급가의 10배나 되는 비싼 가격으로 태양광 발전 전기를 되사들여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죠. 정부가 전력회사에 일정 비율의 신재생에너지를 강요하는 것 역시 에너지 효율에 역행하는 정책입니다.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수소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기대하지만 수소를 어디에서 얻습니까? 현재 수소는 주로 화석연료에서 얻으므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저탄소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수소에너지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해도 수소를 얻을 수 있지만 이 전기는 어디에서 얻어지겠어요? 현재 한국의 전력은 60% 정도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으로 생산하고 있지요.

 현재 한국 전력의 36% 정도는 원전에서 생산합니다. 원전을 증가시켜서 프랑스처럼 전력의 80% 수준을 원전으로 생산한다면 전기자동차는‘저탄소 녹색성장’개념에 부합된다고 할 수도 있죠. 일찍이‘가이아’이론의 제창자 제임스 러브록은 ‘유일한 녹색 대안은 원전’이라고 천명한 바 있어요.

시장이 아닌 정부가 강요하는 녹색주의는 실패할 수 밖에 없어

- 결국 정부 주도의 에너지 정책이라는 것이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우리 정부의 문제입니까?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시장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정부가 나서서 강요한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강요가 거세지는 정책일수록 비효율적이며 오히려‘저탄소 녹색성장’패러다임에 배치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국가 보조금을 비롯해 각종 혜택을 받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에서 얻어지는‘탄소배출권’을 외국에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유무역 정책면에서 가능한 이야기겠습니까? 또 서울시에서는 대중교통을 장려한다는 명분으로 버스 중앙차로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런 곳마다 도로 이용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극심합니다. 전 과정을 평가한다면 버스 중앙차로 제도는 국가적 에너지 효율을 저하시키는 정책이라는 것이죠. 앞서 이야기한 전기자동차의 문제는‘가격’입니다.

전지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 원인이죠.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경제성이 없는 전기자동차의 억지 공급이 아니라 전지 성능이 향상되는 동시에 가격이 하락해 전기자동차가 경제적으로 실용화될 수준에 이를 때까지 전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일입니다. 경제성이 없는 전기자동차의 강요 역시 에너지 효율화에 역행합니다. 가장 경제적인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IPCC)의장 파차우리. IPCC는 기후 데이터를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선생님께서는 전에 기후문제와 관련해 “지금 위기에 처한 것은, 기후가 아니라 자유다”라는 체코 대통령 바츨라프 클라우스의 말을 인용하셨는데 어떤 배경입니까?

녹색주의는 사람의 일상생활까지 간섭하고 선택의 자유를 억제합니다. 2009년 영국 이스트 앙글리아 대학(UAE) 기후연구소(CRU)에서 유출된 이메일로부터 지구온난화에 관한 일부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소위‘기후게이트’로 비화됐지만, 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것이 마이클 만 등의‘하키스틱 그래프’입니다.

1970년대에는 지구한랭화를 열렬히 주장하다 갑자기 입장을 바꿔 지구온난화 주장에 앞장서고 있는 스티븐 슈나이더는 1989년 10월 ‘디스커버’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죠.“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공포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하고 극적인 표현을 동원하되, 불분명한 사항은 언급을 회피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인공적 지구온난화’ 이슈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거짓 속설이라는 것을 성실한 사람들과 과학자들은 알고 있다. UN 패널에서 다룰 일이 아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는 과학적 기구가 아니다. 녹색주의자들이 만든 일종의 비정부 기구로서 정치단체이다. 과학자들의 중립적 포럼도 아니고 공정한 집단도 아니다. 그들은 편견과 일방적 지령에 사로잡힌 정치적 과학자들의 집단이다. 지금 위기에 처한 것은 기후가 아니라 자유다.”

40만년간 지구온도 변화와 이산화탄소 관계. 지구는 자연적으로 더워졌다 식어졌다를 반복했다. 자료 : 네이쳐

녹색주의자들의 지구온난화 주장 문제 많아

- 인공적 지구온난화는 사실과 다른 정치적 주장이란 말씀으로 들립니다.

여기 이 그래프를 봅시다. 지구는 지금으로부터 1만8천년전 빙하기가 끝나면서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인류에게 무슨 화석연료가 있었습니까?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1942년부터 1981년 사이에 지구온도가 떨어지자 지구 한냉화로 입장을 바꾸더니 그 뒤에 다시 지구 온난화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1880년 이후 지구의 이산화탄소의 증가량은 계속 높아지는데 왜 지구온도는 더워졌다 식었다 할까요? 그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도간에 어떤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997년 일본 교토의정서에서 부시 대통령의 미국이 가장 먼저 탈퇴한 이유는 전문가 3만명 이상이 서명한 프레데릭 사이츠의 청원서에서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청원서는 이 협정(교토의정서)이 불완전한 아이디어에 기초한 것으로서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메탄을 비롯한 온실효과가스가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지구 대기를 파괴적으로 가열하거나 기상 현상을 붕괴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서기전 2500년부터 현재까지 지구온도의 변화.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한때 지구한냉화 신념자들이었다. 돈되는 쪽으로 몰려다닌다는 비판이 그래서 제기된다.

- 그렇다면 우리가 환경문제와 경제성장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스티븐 밀로이도 진단했지만 녹색주의는 ‘녹색지옥’이 될지도 모릅니다. 기후변화가 녹색주의를 앞세워 우리의 사생활까지 시시콜콜 간섭하기 때문이지요.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위기에 처한 것은 기후가 아니라 자유다“라고 했던 주장의 핵심 배경에는 바로 그러한 자유를 구속하려는 녹색주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감정과 이데올로기에 휩쓸려서 판단을 흐릴 수 있지요.그래서 쥬라기공원의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은 말하길“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과제는 사실과 환상을 구별하고 진실과 선전을 판별하는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경부 고속철도가 2010년 10월 마침내 완전 개통됐지만 천성산 터널 공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수반됐죠. 천성산 터널이 뚫리면 천성산의 도롱뇽이 멸종된다면서 도롱뇽을 주체로 해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침내 천성산 터널이 완공되고 경부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됐지만 천성산에는 여전히 무수한 도롱뇽이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하면서까지 천성산 터널을 결사 반대했던 사람들은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이 여전히 또 다른 곳에서‘반개발 환경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지요. 이런 환경재앙주의자 내지는 녹색생명주의자들의 활동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경제적인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것입니다.

인터뷰/한정석 편집위원·前 KBS PD  kalito7@futurekorea.co.kr
사진/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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