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이 보내는 편지] 沈壽官家 14代 四百年
[이성원이 보내는 편지] 沈壽官家 14代 四百年
  • 미래한국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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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오늘이라 祭物도 차렸네오늘이 오늘이고나 모두 함께 노세이리도 노세 저리도 노세祭日이 祭日이라우리 어버이 단군은 잊지 않으리고수레 고수레 자나 깨나 잊지 않으리-靑丘永言 “오늘이 오늘이소서”고향을 어찌 잊겠나이까.임진왜란이 끝나던 1598년에 일본으로 납치되어 간 조선의 도공(陶工)들이 하루 빨리 고국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원하며 400년 동안 매년 추석날 단군을 모신 ?山宮에 모여 불러오고 있는 노래가 이 ‘오늘이 오늘이소서’이다.규슈(九州) 남단 ‘사쓰마’의 영주가 가고시마 근방 苗代川(나에시로가와)라는 곳에 조선 도공의 특별구역을 만들어 무사와 같은 특권계급으로 대우하며 3백년 가까이 기술을 발전시켜 ‘사쓰마 Ware’라는 이름으로 세계 도자기계에 군림하고 거만의 富를 거둬들였다. 그 중심에 천재 도예가 12대 沈壽官(심수관)이 있었다.할아버지 제가 해냈습니다1998년 정부수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납치된지 꼭 400년만에 서울에서 “400년 만의 귀향- 일본 속에 꽃피운 심수관家의 도예전”이 열렸다.“할아버지, 제가 해냈습니다!”14대 심수관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400년간 옥산궁에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드렸던 간절한 축원을 ‘우리 어버이 단군은 잊지 않으셨던’ 것이다.4百年展에서 행한 그의 연설 가운데 이런 대목들이 기억에 남는다.“沈氏종친회에서 한 노인이,‘우리 집안은 양반 가문이다. 너는 기껏 일본에 가서 도자기를 굽느냐. 그것도 400년 동안이나’라고 말했을 때 몹시 당황했다.”“조선의 도자기는 시대마다 거기 맞는 색을 탄생시켰다. 고려시대엔 불교를 배경으로 청자색을 만들었고, 조선시대엔 유교를 배경으로 백자색을 만들었다. 이 시대 한국의 색은 어디 있습니까.” 일본 속 도예인의 생존철학“대학을 나오고서 평생 흙과 씨름하며 살아가야 하나 하는 갈등이 생겼을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다.‘이 세상에는 두 가지 삶이 있다.하나는 목표를 정해 놓고 거기 맞춰 모든 난관을 헤치고 나가면서 살아남는 동물적인 삶이다. 그러나 다른 삶도 있다. 식물을 보아라. 어떤 환경에 떨어지더라도 운명을 받아들이 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나간다. 도공의 삶이란 저 풀과 나무 같은 삶이어야 한다.’”(후기) 13대와 아들은 교토?, 14대 본인은 와세다?를 나왔다. 이름은 천재 도예가 12대 沈壽官의 이름을 세습한다. 도공의 후손으로 특히 일본에서 이름난 이로는 2차대전중 외무부장관을 지낸 양식파 지성인 朴茂德(일본명 東鄕茂德)이 있다.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료타로가 조선도공 400년의 애환을 그린 “고향을 어찌 잊겠나이까”를 우연히 읽고나서 이런 글이 아직도 한국에 널리 소개되어 있지 않은데 대해 부끄러움과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보았다.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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