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내 북한행동가들 - 북한인권학생연대
캠퍼스내 북한행동가들 - 북한인권학생연대
  • 미래한국
  • 승인 2011.06.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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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엔케이 공동기획 / 통일 단체를 가다④

 

홍대 뒷골목에 위치한 북한인권학생연대 사무실은 아담했지만 분주했다. 천안함 1주기 대학생 추모를 기획한 이후 ‘젊은 보수’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과 공동으로 ‘제4회 북한인권대학생 모의국회-김정일의 반인도적 범죄 모의청문회’를 개최하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 문동희 대표는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수많은 활동을 기획하는 등 분주하게 단체를 이끌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조용하지만 힘이 실린 말투는 그의 확고한 신념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 2003년에 출범했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북한인권학생연대가 처음 활동할 때는 통제된 북한사회에 대한 정보가 한국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할 즈음이었습니다. 탈북민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한에 대한 실상을 접하게 된 것이지요. 대학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에 대해 제대로 보자는 학생들의 일련의 목소리가 모이게 됐고,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북한인권학생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처음부터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둔 것은 아니군요.

그렇습니다. 원래는 북한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북한문제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나 자유시장경제 등 정치사회에 기본적인 관심을 가지고 같은 의견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두다보니,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했고요. 결국, 저희는 북한을 객관적인 정보로 제대로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였습니다. 북한 안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독재에 대한 주민의 희생, 억압, 탄압이 있어왔는데도 일반 사람들이 잘 깨닫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회도 그렇지만 특히나 대학 안에서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한국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계속해서 북한 관련 정보를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북한인권에 대해 시선을 돌리게 됐습니다. 북한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인권 문제를 안고 있었지요. 이후에는 북한인권 문제에 집중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북한인권학생연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생인가요?

회원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운영진 중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도 있어요.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순수하게 참여해 활동하고 있지요.

- ‘천안함 피격 1주기 대학생 추모’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이 알려졌습니다. 어떤 취지에서 기획했나요?

우선 저희는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시작했습니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국가적으로 희생당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추모도 하지 않고 지나치는 것은 예의도 아닙니다. 추모조차 하지 않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맞서 진실을 알려야 했습니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근거 없는 논리에 싸이다 보니, 거짓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거짓을 믿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안함 피격에 대해 올바른 인식 가져야”

네티즌 등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이것은 분명 잘못된 믿음입니다. 세 번째로는 사회에서 바라볼 때 흔히 대학생들은 대부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진보적인 대학생의 의견이 일반 대학생들의 여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진보적인 대학생들이 있긴 하지만 대학 내에서도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들도 많이 있어요. 다만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대학 사회 내에서도 이러한 목소리를 가진 학생들이 있다는 것,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도 올바르게 판단하고 생각하는 대학생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네티즌이나 대학생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저희도 천안함 추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반대의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침묵하더군요. 오히려 저희 내부에서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왜 추모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진실 문제를 떠나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추모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추모는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친구도 납득을 했고요. 행사는 순조롭게 잘 진행됐습니다. 

북한인권학생연대는 젊은 보수답게 감각 있는 아이디어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북한인권 국제회의, 북한인권 사진 캠페인, 북한인권 동아리 지원사업,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대학생 모의국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북한 관련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북한인권대학생 모의국회와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더욱 굳건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 올해로 북한인권대학생 모의국회가 4회째인데 어떤 주제로 진행했나요?

2015년에 북한의 민주화 혁명이 일어난 이후를 가정하고 ‘김정일의 반인도 범죄에 대한 청문회’란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지난 1~3회까지는 북한인권을 주제로 했는데 올해는 민주화를 키워드로 했습니다. 연기자 30명과 스탭 20명 등 50명의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준비를 했어요. 청중은 200명 정도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이 공동주최해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오셔서 격려해주셨습니다. 처음에 비하면 규모나 내용면에서 많은 진척이 있었습니다.

-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죠.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는 올해가 7회째입니다. 주제는 한반도, 동북아시아 등 국제정치적인 시각에서 한반도 정세에 필요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때 그때 결정하고 있어요. 홍보는 저희가 각 대학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신청을 통해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곳에 오는 학생들을 보면 북한문제에 관심은 물론 있지만 여전히 많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북한을 떠올리면 주로 식량이나 경제난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그 부분은 일부분이거든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에 대해 특히, 북한인권과 같은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리려 했습니다. 참여했던 학생들도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학생 대상, 북한전문가 아카데미 7회째 운영

- 아카데미를 수료한 사람들 중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나요?

저희가 북한인권 관련 단체에서 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소개를 시켜주거나, 북한인권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점차 이쪽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단체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사소한 관심으로 참여했다가 졸업 후 직업으로 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추모식, 모의국회, 아카데미 운영 등 북한인권학생연대는 형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 뿐만 아니다. 얼마 전에는 용산역에서 ‘북녘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 는 제목의 사진전도 개최해 일반 시민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 사진전시회를 개최했을 때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많은 사람들이 무척 관심 있게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식량난 뿐 아니라 인권 피해 사례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이슈에 대해서 사실 진보 쪽에서는 침묵을 하고 있으니까요.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졌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전은 북한인권동아리와 함께 진행했는데요. 숙명여대, 서울대, 이화여대, 중앙대, 장신대, 탈북청년연합이 참여했습니다. 이후에 각 대학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있고요. 서울대는 진행을 마쳤고 곧 숙명여대에서 축제 기간에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서울대에서 진행했을 때에도 서울대는 약간 좌파 성향이 강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려했지만 잘 진행됐습니다. 탈북민과의 대화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북한인권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표현하지 않는, 소위 보수 정치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운영해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사업 입찰을 통해서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후원금이나 대학생을 통한 모금으로는 재정적인 부분을 충당하긴 좀 어려워요. 후원이나 모금보다는 다른 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 북한인권학생연대가 내세우는 가치관이나 신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북한문제에 앞서 자유시장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과 지향점은 유사하지만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가 방법론에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현재 보수의 모습을 보면 기존의 이익이나 당리당략에 치우쳐 있습니다. 이제는 무언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보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 보수는 정체의 개념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학생들과 기성세대들의 소통을 통해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소통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신안보세대,’ ‘젊은 보수단체’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대 규정을 해서 한 가지로 단정을 짓는 것은 좀 그렇지만 지금의 생각을 묶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금 P세대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세련된 보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통해 어렸을 때부터 통일의식 가르쳐야

-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대한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식의 접근을 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요?

우선 교육을 통해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통일에 대한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시켜야만 자연스럽게 어른이 돼도 인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공교육을 통해야만 객관적이고 정확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북한인권학생연대에 참여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수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올 때부터 북한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요.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북한 관련 자원봉사를 하다보니 북한 관련 문제에 접근하게 됐고 하나씩 하나씩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사실 처음에는 운동권에 있는 친구들이 저희를 보고 북한문제에 대해 너희가 어떤 것을 할 수 있느냐며 인정해 주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이것은 저희 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대학생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였지요. 북한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있었고요. 이러한 분위기를 바꿔야겠다, 누군가는 북한인권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고, 또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점차 북한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됐지요.

문 대표는 이렇게 시작한 것이 대학 1학년 때부터이니 올해로 거의 10년째 활동 중이다. 이후에도 북한인권과 관련된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그. 올해는 국외로는 일본, 호주, 미국 대학생들과 북한인권 국제대학생 네트워크 건설을 제의하면서 국내에서는 남북한 학생 자전거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남북학생간의 소통도 이끌고 안보에 대한 인식도 재구성할 수 있는 취지로 구상했다고 한다. 향후 계획을 말하는 그의 생기 넘치는 얼굴 너머로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온 통일을 엿볼 수 있었다.

석주희 객원기자  juhee.su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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