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다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1.07.1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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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유럽

 

피터 오본 데일리  텔레그라프지 수석 정치해설가

6월 22일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공언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약 40년 전 미국의 베트남 패전과 정확히 비교될 수 없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2개의 전쟁에서 약 6000여 명의 미군이 전사했고 베트남 전쟁에서는 약 6만 명이 전사했다. 이는 그동안의 외상외과 의술 발달의 덕분도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출구작전은 신중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가 아프가니스탄 전투작전 종료를 선언한 시한인 2014년을 전망해보자.
우선 탈레반이 세력을 회복할 것이다. 아마도 무하마드 오마르가 그동안 단절됐던 아프가니스탄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의 옛 지위를 회복할 것이다. (오마르는 지난 5월 21일 사살됐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2001년 연합군 침공 이전처럼 아프가니스탄을 전면적으로 통치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10년 전쟁으로 탈레반 자체가 여러 반대 집단으로 와해돼 그 반대 집단의 세력도 얼마 동안은 대단히 강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미국 전략가들이 탈레반과 반 탈레반 세력 양쪽을 아우르는 협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런 해결 방안은 효과가 없을 것이고 아프가니스탄은 1989년 소련의 철수 때와  같이 내란에 빠진다. 그렇다면 인도적 구호단체는 활동이 불가능해지고 끔찍한 살육과 악행이 만연된다. 서방 강대국은 속수무책이어서 난국상태로 교착되고 이 나라의 대부분은 제각기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을 대거 사병화(私兵化)하려는 부족 군벌들이 지배하게 된다.

어떤 경우이건 오바마 대통령의 3년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떠한 아프가니스탄 국민도 철수하는 미국이나 영국에 일편단심을 지킬 만큼 중대한 인센티브가 없다. 모두 자기 앞날만 안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거액 금융사기의 핵심 인물로 머지않아 사임하고 그의 가족이 편취한 거액의 현금을 갖고 해외로 도피할 것이다.

한편, 아직도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 작전하고 있는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영국정부는 대단히 골치 아픈 질문에 당면할 것이다. 우리가 철군하려는데 우리의 가장 용감무쌍한 젊은이들을 파병해 부상 또는 전사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와 같은 무의미한 전쟁의 공포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 진정한 장기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참여를 점점 확대할 것이고 또 그럴 자격이 있다. 이런 국가들은 중국, 이란, 인도, 러시아 그리고 누구보다 파키스탄일 것이다. 어떠한 세력도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지원을 막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한다. 300만 명의 정규 군인, 무적의 7개 함대의 위력은 미국 다음 13개 해군 강대국의 위력을 합친 것보다 크다. 그러나 이 거대한 군사력이 21세기 전쟁에서는 실질적으로 효능이 없다는 것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쓰라린 교훈으로 알게 됐다.

6월 22일 발표된 아프간 철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의  ‘테러와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주장으로 2008년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정해졌다는 감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약속을 이행했으므로 지금 그의 과업은 좌절을 잘 관리하는 일이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지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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