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대변할 우파이념 정당이 필요하다”
“보수층 대변할 우파이념 정당이 필요하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7.22 07: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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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여론 각성 처방은 약효가 크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공격 사건과 국사교과서 파동, 부산 저축은행사건 등에서 보듯, 정부와 국민들의 안보관이 희미해지고 혼란해질 때마다 문필을 통한 그의 날카로운 지적과 경고는 놀라운 각성 효과를 발휘했다.

그의 처방전에는 헌법·국익·진실이라는 세 가지 성분이 들어있다. 그것들이 강력한 복합상승기제를 만들어 낸다. 명의(名醫) 조갑제 대표가 이번에는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는 한나라당을 견인하기 위해 우파이념 신당이라는 처방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법의 방향과 현실은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다. <미래한국>이 조갑제 대표를 만나 보수신당론에 대해 들어봤다.  

- 우파이념 정당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현재 제도적 정치권에 우파의 이념적 각성이 필요합니다. 이념적 종북좌파인 민노당이 민주당을 왼쪽으로 이끌고 있고 좌파로 경도된 민주당이 다시 한나라당을 왼쪽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한나라당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우파이념으로 무장된 이념정당이 필요한 것이고 유권자의 30%가 고정적인 자유 애국세력이라는 점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 그러한 논의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념정당이라고 해서 비밀결사체와 같은 것을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으로는 성공할 수 없죠. 일단 국민들과 함께하는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명분은 간단합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이후로 위대한 우파지도자가 많았지요. 하지만 우파정당은 없었습니다. 예컨대 드골은 1965년에 은퇴를 했지만 드골리즘은 프랑스 정치를 현재까지 주도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자민당 역시 자유 우파 노선으로 독일 내 최장기 집권을 이루고 있고 유럽연합의 최대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지요. 한국은 이승만 박정희 이후 그 정치노선을 이어간 사람이 없습니다. 한국에는 우파 지지자가 있고 보수층은 있으나 보수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는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한국의 여론구조를 보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3개의 정당이 좌파이념을 전파합니다. 여기에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을 따라잡고 좌익 포퓰리즘을 주도하고 있지요. 한나라당이 여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중도좌경화돼 버렸습니다. 한국의 보수층은 많게는 60%, 적게는 30%를 차지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습니다. 정당과 지지자가 안맞는, 다시 말해 정치 지형이 안맞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파이념 정당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방법론입니다. 방법론을 찾아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보수이념 포기, 게임 끝”

- 2004년경부터 보수신당론을 제기해 왔는데, 지금 와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 일단 애국운동세력이 노쇠화됐습니다. 또 상당수는 親정부화됐지요. 이러한 이유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약해졌어요. 이렇게 되면 애국운동이 안 됩니다. 애국운동은 국가와 헌법에 충실해야 합니다. 국익 헌법 진실 이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잘못된 것은 비판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애국진영의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이 약화되면서 후계세력을 기르지 못했고 노쇠화됐습니다. 따라서 고립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애국적 가치와 자유 우파의 가치를 가지고 한나라당에 대해 압박하고 요구해야 하는데 건의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그런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는 것이죠. 아무리 외도를 해도 집안을 지켜주는 본처 역할에 충실하겠다면 끝난 것이죠.”

- 최근 한나라당이‘따뜻한 시장경제’를 얘기했는데, 최소한 보수의 원칙과 가치를 붙들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의 한나라당은 그런 것을 다 잊었다고 봅니다. 반값 등록금이라든지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구성 등의 논의, 특히 6·15선언을 지지하는 행태를 보면 알 수 있죠. 대한민국 교과서가 불온문서화됐는데 한나라당에서 어디 의미 있는 발언 한마디라도 나옵니까. 이런 점만 보아도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포퓰리즘에는 보수적 가치로서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게 대항하려면 이념 무장이 돼야  하죠. 하지만 한나라당은 스스로 그러한 이념을 포기했습니다. 민노당과 민주당은 이념을 무기로 삼고 있는데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을 포기해 버린 것이죠. 자유민주주의라는 무기를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럼으로써 게임은 끝난 거죠.”

 
- 우파 이념 신당론이 단순히 각성적 차원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저는 글을 쓰고 강연을 합니다. 그런 제가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누군가 나서야 합니다. 30%라는 보수 지지층은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숫자입니다. 모택동은 말하기를 ‘정당이란 국민이라는 바다에 배를 띄우는 것’이라고 했죠. 그것은 민중들을 일깨우고 잘못된 현실에 분노하게 하는 일대 캠페인을 말합니다. 현재 애국세력에게 이러한 점이 매우 약하다는 판단입니다. 우리끼리의 연못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죠. 더 큰 다른 바다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당이란 권력을 잡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은 충분한 편이죠.“

- 지난 총선과 대선에도 자유선진당이라는 보수신당이 출현했지만 일정한 효과가 있긴 했지만 지금 와서는 괴멸했다는 느낌입니다. 

“지역주의 당이 돼 버렸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자유선진당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 국가의 편에 서지 않고 지역편에 섰다는 문제입니다. 수정안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면 충청도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념이 아닌 지역의 이해에 집착해서는 올바른 우파 정당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보여준 사례였지요.”

“연말까지 공론화 거쳐 조직화 가능할 것”

- 우파 신당이 20~40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입니까.

“30%의 국민을 각성시키는 겁니다. 현재 한나라당에 화가 나 있는 30%의 애국적 유권자들을 각성시킬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그들은 한국사회의 주류고 지지세력입니다. 일부에서는 5석만 나와도 대성공이라는데 어떻게 대한민국 정통세력을 만드는데 5석만 나오겠습니까. 대한민국 정통세력이 자유통일의 주체세력을 만드는 데 있어 기치를 들면 역사의 부름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승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 선거 때마다 유사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보수 기독교 진영의 기독당 창당 움직임도 꾸준히 있었고.

“문제는 그러한 정당이 국민들을 감동시키지 못했다는 것이죠. 정당을 만들려면 국민들 앞에 호소하는 시간과 함께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제까지 호소만 했지 조직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죠. 진성당원 10만명은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우파진영 내에 이념과 철학은 물론 조직력과 실력을 겸비한 세력이 있을까요.

“일꾼들은 있어요. 문제는 운동과 정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자유 우파진영에는 애국운동하는 분들이 있고 또 정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애국운동을 하는 분들은 많은데 문제는 정치라는 것이 피를 흘리지 않을 뿐 전쟁이라는 것이죠. 그렇게 투쟁력 있는 인물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명망가 중심으로 뭉친다면 실패합니다. 이념이 있고 핵심이 있는 사람, 쉽게 말해서 정당을 만드는 데 출마하겠다는 사람과 돈을 내겠다는 사람, 조직운동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천만원을 내겠다는 사람 100명이 뭉치고 내돈을 내고 출마하겠다는 사람 50명이 있다면 가능한 이야기죠.

애국적 활동한 분들 사이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글쓰는 것도 좋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탈바꿈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애국세력이 살기 위해서입니다. 역사적인 명분, 이론은 다 있어요. 중요한 것은 행동이죠. 또한 명예를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란 고고한 명예를 희생하는 것입니다. 연말까지 이런 공론을 거치면서 한쪽으로는 추동을 하고 한편으로는 캠페인을 통해서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6.15일 시민대회에서 우파이념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조갑제대표
- 우파이념 정당이 성공하기 위한 키포인트가 뭐라고 보십니까. 당명이나 강령에 꼭 포함돼야 할 내용이 있다면. 

“자유통일, 자유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적으로 보면 50대 이전에 있는 사람들이 운동을 펼치고 60대 이상은 돈으로 밀어주고 이론으로 밀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정당이 만들어지면 대학마다 지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념이 없는 한나라당은 대학 한 곳에도 지부가 없고 민노당은 대학마다 지부가 있습니다. 그런 현상을 보면 어떻게 이념 정당을 만들 것인지 모델이 보입니다. 이념적 결사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정강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하는데 우파진영에서는 종종 이를 놓칩니다.

한국은 복잡한 사회죠. 국민들에게 우리는 보수니까 따라오라가 아니고 분명하고 정교한 언어로 알려야 합니다. 그 부분이 정당운동의 성패를 만든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 것을 보수층이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면서 당위론만 내세우죠. 반값 등록금은 왜 안 되는지 한 문장으로 반박할 수 있는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두 문장이라면 숫자와 정책이 들어가야 합니다.”

무상복지하면 재정 악화돼 통일 기회 놓쳐

- 전략적인 어젠다를 설정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애국운동은 블루오션입니다. 대한민국의 애국운동은 이제 납세운동으로도 일어나야 합니다. 납세문제에서 누가 돈을 내고 이익을 보느냐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납세자를 깨우치고 흥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죠. 국민들은 내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그리고 내가 왜 부당한 세금을 내야 하는지 눈을 뜨면 세상이 달리 보일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민노당 민주당의 무상시리즈 의도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켜야 통일기회가 와도 통일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죠. 독일도 통일할 때 마르크화를 1:1로 했는데 남한은 재정이 거덜나면 통일의 기회가 와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들의 숨은 의도를 간파해야 합니다. 반값 등록금도 그런 취지라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보수진영 내에도 부족한 점들이 많아 보입니다. 

“자유 애국진영이 놓치고 있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납세정의와 부패척결입니다. 한국에 있는 가장 큰 신화는 민주화세력은 깨끗하고 보수세력은 부패하다는 오도된 인식입니다.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좌파정권이 만든 단군 이래 최대의 부패사건이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척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지요. 이런 부패에 국민의 아까운 혈세가 투입된다는 것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파 이념의 신당만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헌법과 국익, 그리고 진실과 행동, 이러한 가치로 무장된 우파 정당만이 대한민국의 주도세력이 될 수 있고 자유 민주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좌편향돼가는 한나라당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미래한국이 이 점을 알리는 데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김범수 편집위원  www.kimbumsoo.net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사진/ 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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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명 2011-07-22 13:52:35
이제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끈 제헌국회 당시로 돌아가는 일이 급선무인 것 같스빈다 조갑제씨의 주장대로 젊은 정치적 일꾼을 발굴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