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노르웨이 테러, 유럽의 다문화·이슬람화 제동 걸까
이슈 / 노르웨이 테러, 유럽의 다문화·이슬람화 제동 걸까
  • 미래한국
  • 승인 2011.08.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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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노르웨이에서 9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의 범행 동기가 알려지면서 유럽 내 반 이슬람 정서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범인인 안데르스 브레이빅은 무슬림이 유럽을 장악하는 위협에서 유럽을 지켜내는 전쟁을 해야 하고 진보주의와 다문화주의를 ‘문화적 막시즘’으로 비유하며 이것이 유럽의 기독교문명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안데르스 브레이빅과 같은 유럽의 극우주의자들은 무슬림들의 유럽이민, 다문화주의를 반대하고 이들로 인해 국가 정체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불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빅은 노르웨이 현 집권당인 노동당이 이민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인 것에 불만, 정부 청사 폭탄테러를 하고 노동당 노선 지지 청소년들을 무차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극우주의적 정서가 유럽에서 커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스웨덴 남자가 이민자들을 향해 10여 차례 총격을 가했고 이 중 한 사람은 생명이 위독하다. 또 무슬림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유럽 내 정당들이 선거에서 역풍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민을 지지하는 덴마크 인민당은 지난 선거에서 179석 중 겨우 25석을 얻었다. 독일에서는 이민에 우호적인 좌파 정당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이어져 올해 상반기 동안 30여 차례의 공격이 있었다. 유럽인들은 무슬림 이민자들이 유럽사회에 어울리지 않고 고립돼 살아가는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다문화주의’로 정의되는 이런 접근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월 “내 대답은 분명하다. (다문화주의는) 실패했다”며 “우리는 차이점을 존중한다. 하지만 커뮤니티들이 공존만 하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왔으면 다른 커뮤니티에 섞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랑스에서 환영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같은 달 뮌헨 안보회의에서 “영국은 그동안 서구적 가치를 거부하는 민족적 혹은 종교적 소수 집단에 대해 ‘불접촉 관용’ 정책을 써왔지만 실패했다”며 “지금은 과거 실패한 정책의 페이지를 뒤로 넘길 때”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지난해 10월 기민당 한 집회에서 “(이민자 정착과 관련) 우리가 단순히 같이 살면서 서로 행복하면 된다는 식의 다문화적 접근을 취해왔지만 이것은 실패했다.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 600만명, 독일 400만명, 영국 250만명의 무슬림들이 있는데 이들은 유럽 주류사회에 통합되지 않고 그들만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며 고립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떨어져 사는 무슬림 이민자들에 대한 유럽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 9월 프랑스는 이슬람 여성들에게 전신을 가리는 전통 복장인 부르카를 입지 못하도록 금지시켰고 2009년 11월 스위스에서는 국민투표로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 새로운 첨탑을 세우는 것을 금지했다. 

프랑스의 보수 지도자인 마리엔 르펜은 지난해  모스크 밖 길거리에서 기도하는 무슬림들을 나치의 점령으로 비유했고 틸로 사라진 독일 중앙은행 이사는 무슬림 이민자들로 독일사회의 지능지수가 떨어졌다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다. 그 책은 독일인들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았다.

노르웨이 테러 후 유럽 내 무슬림 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AP는 24일 영국 내 무슬림 사회는 자신들이 다음 차례가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 모스크 주변의 경비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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