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 행사장 전기선 끊고 협박한 ´좌파들 만행
북인권 행사장 전기선 끊고 협박한 ´좌파들 만행
  • 미래한국
  • 승인 2011.08.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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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등 좌파측, 서울광장서 집회 북인권 단체 행사 방해[데일리안]

소수자의 인권을 외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말하면서 우리더러 ‘시간됐으니 나가라’고 말하다니요. 집회·시위의 자유와 소수자의 인권은 자신들에게만 해당되는 겁니까? 우리는 오늘밤 12시까지 돈을 내고 정당하게 사용허가를 얻었습니다.”

“경찰한테 몇 시에 행사 마친다고 그랬어요?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그렇게 말해도 돼요? 우리가 밖에서 서울 시내를 돌면서 4시간이나 기다려줬어요. 우리야말로 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자,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20일 서울광장. 경찰 병력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시간이 됐으니 나가라”는 요구와 “정당하게 사용신고를 했다”고 반발하는 양측의 목소리는 마이크를 타고 공중에서 맞부딪쳤다.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6시부터 9시경까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LANK와 북한인권학생연대,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자유북한청년포럼 등이 주관한 이 행사명은 ‘8월의 편지’. 한국대학생포럼,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등의 대학생 단체들도 함께 했다.

‘8월의 편지’는 북한인권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문화행사다. 과거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주장해 온 야당과 진보좌파 진영이 북한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반면, 보수우파 진영이 북한인권 및 탈북자 단체 등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면서 북한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통일의 준비라는 시각에서 일반 국민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북한인권 문제를 다룬 다큐 ‘김정일리아’ 상영과 해금연주, 중창 등 문화공연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광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북한인권의 현실’이라는 부제처럼 북한인권사진전과 옥수수죽 등 수용소음식을 체험하는 등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대행사는 거의 진행되지 못했고, 본행사 역시 차질을 빚었다. 민주노총과 야6당 등이 함께하는 ‘희망시국대회’가 강행됨에 따라 경찰이 양측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서울광장을 둘러싸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한 탓이다.

앞서 ‘8월의 편지’ 행사는 지난 6월22일 사용신고를 했다. 경찰은 같은 시간·장소에 ‘8월의 편지’ 행사가 예정됐다며 희망시국대회 불허 통보를 했다. 그러나, 시국대회 측은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아침 6시부터 서울광장 한 켠에 무대를 세우고 집회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8월의 편지’ 주최측이 “우리는 정당하게 사용신고를 냈는데 무단으로 무대를 설치하고 우리 행사를 방해하려는 걸 막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지만, 경찰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 시청 소관”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시청에 ‘무단으로 설치한 무대를 철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청에서는 ‘자진철거명령서를 보냈다’고만 답했다. 행사 준비를 위해 준비를 하는 ‘8월의 편지’ 측에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와서 “어린 학생들이 왜 이런 행사를 하느냐” “이명박 아들이거나 한나라당 알바 아니냐”고 트집을 잡기도 했다.

 

◇ 2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야권(오른쪽)의 ´희망시국대회´와 보수단체의 콘서트 `북한주민에게 자유와 인권을´ 행사가 동시 진행됐다. ⓒ연합뉴스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된 것은 오후 9시경 무렵. 시국대회 측이 “오후 8시50분쯤 나간다고 하지 않았나. 집에 가라”고 요구하자 ‘8월의 편지’ 측이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더니 너무 뻔뻔한 요구가 아니냐. 사용신고를 한 밤 12시까지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받아치면서 양측은 3시간 가까이 신경전을 벌였다.

오후 9시경부터 무대가 설치된 방향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시국대회 측은 “나가라”고 ‘8월의 편지’ 측에 거듭 요구하다가, 결국 밤 9시30분경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도 우리는 예정대로 하겠다”고 집회 시작을 선언했다.

경찰은 2000여명의 병력을 투입, 광장 가운데에서 양측을 갈라놓았다. 이로 인해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시국대회 측은 8월의 편지 측이 ‘김정일리아’ 영화를 상영하자, 스피커 볼륨을 높여 음악소리를 키웠다. 8월의 편지 측이 “우리는 정당하게 사용신고를 하고 행사를 하고 있는 건데 왜 자꾸 나가라고 하고 방해를 하느냐”고 항의하자, 시국대회 측은 “8시50분에 행사를 마친다고 하더니, 왜 안가느냐.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해서야 쓰겠나. 서울 시내를 돌면서 밖에서 4시간이나 기다려줬다”고 응수했다.

“자유 대한민국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걸 지금 보고 있다. 우리가 불법도 아닌데 대화도 거부하고 대학생이라고 무시하셔선 안 된다”고 8월의 편지 측이 목소리를 높이자 시국대회 측은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저러고 앉아있는 짓거리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야말로 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무사히 집에 갈 수 있게 도와줄테니 집에 돌아가라”고 거듭 요구했다.

8월의 편지 측이 계속 항의하자, 시국대회 측은 음악 소리를 키우고 입을 닫았다. 그리고 “옆에서 잡소리가 나고 이 무대를 중심으로 행사를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집회를 이어갔다.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창조한국당 공성경, 국민참여당 유시민, 사회당 안효상 대표 등 야6당 대표가 참석해 △교사 공무원의 정치탄압 중단 △4대강 사업 중단 △시장만능주의 타파 △언론자유 보장 및 언론노조 총파업 지지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요구하면서 “내년에 민주진보 정권으로 반드시 교체하자”고 외치자 ‘8월의 편지’ 참가자 사이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8월의 편지’ 측은 ‘김정일리아’를 다시 틀었지만, 갑자기 전기공급이 끊기고 화면이 꺼졌다. 이와 관련, ‘8월의 편지’ 측은 “전기선을 시국대회의 무대가 있는 곳에서 끌어왔었는데, 영화가 갑자기 꺼져 확인했더니 전기선이 잘려 있었다”며 “무대와 음향을 담당한 업체 측에서 ‘여러 현장에 가봤지만 고의적으로 선을 자른 것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LANK 인지연 회장은 “많은 분들이 북한인권문제라고 하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셔서 그런 선입관을 깨고 싶어 행사를 마련했는데 반년 동안 준비한 게 헛수고가 됐다”며 “북한 첩보원의 회유로 월북했다가 탈북한 오길남 박사라는 분이 있는데, 아버지의 탈북으로 두 딸 혜원·규원이가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다. 그 친구들을 구출해내는데 힘을 보태달라는 호소를 하려 했는데 무산이 된 게 속상하다”고 허탈해했다.

인 회장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고 하고, 북한을 도와주자고 하는 사람들이 정작 북한인권을 개선하자는 행사를 방해하고 ‘비키라’는 식으로 세를 과시하며 위협하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며 “여기가 법치국가가 맞나 싶다. 우리가 사용신고를 했음에도 막무가내로 무대를 설치하고 밀고 들어오더니 전기선까지 자른 걸 보면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8월의 편지’ 측은 더 이상의 영화 상영과 마이크 사용이 불가하다고 판단, 밤 11시20분경 행사를 마쳤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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