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딛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거듭난 방송인 신은경
고난을 딛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거듭난 방송인 신은경
  • 미래한국
  • 승인 2011.09.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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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가 띈다

 
정치인 신은경이 방송인 신은경으로 돌아왔다. 1981년부터 1992년까지 11년간 K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낸 전설의 방송인이 자기 자리로 귀환한 것이다. 그보다는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겠다”는 철저한 신앙인으로 살고 있다. 정확한 발음과 단아한 모습으로 뉴스 앵커의 전형을 보여준 신은경 씨는 1992년에 영국문화원의 지원으로 영국 유학을 떠났다가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KBS를 퇴사하면서 한 차례 방송을 떠났었다.

영국 웨일즈 카디프대학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가 다시 대중 앞에 선 것은 정치인의 아내로서 였다. 1995년에 귀국해 당시 신한국당 중구지구당 위원장이었던 박성범 씨와 결혼하면서 큰 화제를 뿌렸다. KBS 보도본부장 시절 신은경 씨와 함께 뉴스를 진행했던 박성범 씨는 1996년 15대 총선 때 4선이었던 정대철 현역의원을 꺾는 대 파란을 일으켰다.

방송인 쭭 정치인 쭭 신앙인 신은경

16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2004년 17대 때 다시 당선돼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낼 정도로 활동을 열심히 했으나 2008년 18대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했다. 2008년 4월, 정치인의 아내였던 신은경 씨가 남편이 12년간 헌신한 지역구에서 심판을 받겠다며 자유선진당의 공천을 받아 정치인으로 나섰고, 결과는 낙선이었다.
이후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던 그녀가 CTS TV ‘아름다운 세상’의 진행자로 다시 시청자들 앞에 섰다. 신은경 씨는 CTS가 아닌 극동방송에서 만나자고 했다.

“몇 년 전 새벽기도 때 목사님이 ‘북한 주민들이 말씀들을 기회도 없고 성경도 없어서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성경을 받아 적어 그걸로 신앙생활 한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하나님이 나한테 주신 게 목소리인데 그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올해 초 극동방송 간증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성경 낭독하고 싶다고 자원했더니 기회가 와서 올 4월부터 하고 있어요.”

여기저기서 강연을 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지만 정치인 남편 뒷바라지 할 때보다는 훨씬 한가하다고 했다. 18대 총선 마치고 방송을 재개하기까지 2년여 공백 기간 동안 어떻게 보냈는지부터 물었다.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위로받는 것도 힘들어서 중학교 1학년이 된 딸 공부도 시킬 겸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갔어요. 그때는 미국으로 이사를 간다는 마음까지 먹었어요. 서울의 집이 잘 정리가 안 된 데다 남편은 사회생활 하던 사람이니 서울을 왔다 갔다 했죠. 딸과 2년 동안 같이 지내다가 기숙사에 넣고 작년 9월에 돌아왔어요.”

결혼 후 12년 동안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었던지라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남편은 미국에서도 힘들어했지만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인지 점차 좋아졌다.

“미시건주에 있는 미국인 교회에 다녔어요. 예배도 은혜로웠고 미국인 10명과 함께 한 성경공부도 좋았어요. 미국에서 지내면서 신앙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게 됐죠.”

1년쯤 지났을 때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면서 새신자 2명을 전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경공부팀을 맡게 됐다.

“2007년 대선 즈음해 한나라당 의원 부인들과 <어? 성경이 읽어지네!> 저자 이애실 사모님한테 성경을 배웠어요. 그때 사모님이 공부 마치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라고 했는데 그걸 실천하게 된 거죠.”

성경공부를 이끌게 되자 걱정이 많았다. 고민하다가 CD로 제작된 <어? 성경이 읽어지네!>를 듣고 아예 강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CD가 29장이었는데 6개월 동안 받아 적으면서 공부했어요. 은혜가 넘쳤지요. 마지막 CD를 듣는데 이애실 사모님이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그 노래 가사가 너무 은혜롭다면서 ‘하나님, 저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괜찮아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그런 기도를 한다는 내용이 나왔어요. 그 얘기를 듣는데 그동안의 나의 서러움이 오버랩되면서 눈물이 막 나는 거예요. 미국에 와서 나아졌다고는 하나 늘 날개에 돌멩이가 달려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때 마음 속에서 ‘네가 잘 모르면서 사람들 앞에 서면 안 되잖아. 부족해서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하면 안 되잖아’ 그런 말이 들려왔다고 한다.

“그때 깨달았어요. 하나님은 내가 마르다같이 쫓아다니는 게 싫으셨던 거예요. ‘사랑하는 내 딸아 내 발밑에서 내 말 좀 들어라’ 그러시는 것 같았어요. 미국에서의 2년이 예수님 발밑에서 마리아처럼 말씀 듣는 시간이었어요.”

 

고난의 연속

‘서러움이 오버랩’ 될 때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고 한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바람에 어렵게 공천을 받은 박성범 의원이 2004년에 당선됐다. 기쁨도 잠시 신은경 씨 어머니가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죠. 어머니가 1년간 투병하시다가 2005년 7월에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상심할 사이도 없이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남편이 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공천에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그 중에 당직자 친척이라는 여자 분이 돈도 갖고 오고 남대문시장에서 산 물건도 놓고 가고 그랬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선거 브로커였더라구요. 즉각 다 돌려보냈는데 앙심을 품은 그 여자가 한나라당 클린센터에 가서 고발을 한 거예요. 그러자 당에서 그 문제를 검찰로 갖고 갔어요. 그 여자가 검찰조사 이틀 만에 자기가 돈을 돌려받았다고 번복을 했지만 이미 당에서 검찰에 고발한 상태여서 문제가 커졌죠. 당이 검찰에 고발을 안했으면 그 여자가 무고죄로 들어가는 선에서 끝났을 거예요.

그 여자는 바로 구속수사를 받고 우리는 그로부터 1년 동안 법원에서 부를 때마다 가서 진술을 했어요. 그 여자가 검찰에서 ‘우리가 돈을 더 가져오라’고 해서 돈을 돌려받은 거라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는데 그런 내용을 언론이 그대로 보도했어요.”

대법원에서 단 한 푼도 받지 않은 걸로 밝혀졌지만 이미 수모를 당하고 나쁜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그 1년 동안 굉장히 슬프고, 밤에 잠도 잘 못 잤어요. 고난을 겪을 때 좋은 건 하나 밖에 없어요. 더 많이 기도한 일이죠. 새벽기도 가서 지혜 주시면 그거 잡고 하루 견디고 그러면서 살았어요. 그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12년 동안 잘못하지 않으려고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하며 살아왔는데…”

너무 힘들게 보내던 어느 날 산더미 같은 검찰자료를 보면서 답변을 준비하는데 ‘주님 손잡고 일어서세요’라는 복음송가가 흘러나왔다.

 

찬송의 위로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고난의 뒤편에 있는 주님이 주실 축복 미리 보면서 감사하세요, 이 찬송을 듣는데 예수님은 고난당하실 때 얼마나 억울하고 아프셨을까, 그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나 같은 인간은 그럴 수 있다지만 예수님이 인간에게 조롱과 비웃음을 당하셨을 때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았어요. 그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들으면서 몇 시간을 울었는지 모릅니다.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이 예수님의 고난을 유추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 즈음 시편 118편 17절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라는 말씀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명 났지만 18대 총선에서 남편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12년간 봉사를 한 지역이니 대신 내가 평가를 받아보자는 생각에서 나갔는데, 그게 짧은 생각이었는지 그렇게 나갔던 게 다행인지 지금도 판단을 못하겠어요. 사람들은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가지 왜 제 3당을 택했나, 그런 얘기를 하는데 당 조직이 없이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의향이 있느냐고 하자 신은경 씨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때도 나가고 싶어서 나간 건 아니니까요. 단정 지을 수 있는 게 없어요. 만약 ‘하기 싫어요’ 해도 하나님께서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할 몫이 있다’ 이러면 할 수 있지요.”

매사 하나님 뜻을 헤아리며 사는 신은경 씨는 원래 불교신자였다. 결혼을 하자 어머니가 “남편 종교 따라 가라”고 하여 갈등 없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모태신앙인 남편 박성범 의원과 장충단성결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신은경 씨 어머니는 병석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작년 9월에 귀국해 앞으로의 진로를 놓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건강과 요리에 관심이 많은지라 그와 관련된 일을 해볼까, 학원을 열어볼까 궁리하던 중에 극동방송에서 열린 ‘하프타임 세미나’를 듣게 됐다. 인생도 축구경기처럼 전반전과 하프타임, 후반전이 있는데 하프타임 때 후반기 인생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점검하자는 것이 하프타임 세미나의 요지다.

“건강, 영성, 재능을 점검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따져보고 인생사명서를 작성해요. 그 세미나를 하면서 미국에서 2년간 하프타임을 지내고 왔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울러 방송하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 건 앞으로 할 어떤 일을 위해 준비해주신 선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고난이 없었다면 아마 저는 웃기는 인간이 되었을 거예요. 고난을 겪고 제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세미나 때 ‘방송, 강연, 집필을 통해 이 땅의 여성, 청소년, 직장인에게 변화된 삶을 살도록 인도하는 것’을 나의 사명으로 삼았어요.”

인생의 후반전은 하나님 일에 매진

전공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되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하프타임 세미나가 끝난 후 극동방송 간증 프로그램과 CTS TV ‘내가 매일 기쁘게’에 출연했고 이후 두 곳에서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여기저기서 강연 요청이 와 강연도 하고, 유명출판사와 책을 내기로 계약해 이미 초고를 써놓은 상태이다. 9월부터 국민대 정치대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얼마 전 새벽기도를 하는데 인생사명서에 썼던 방송, 강연, 집필 세 단어가 떠오르면서 ‘다 이루어 주었지?’하는 말이 들리는 거예요. 너무 감사했지요. 요즘 하나님께 ‘말씀을 하시면 제가 대필자가 될게요’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일반인을 상대로 강연을 자주 하는 그녀는 늘 ‘주 여호와께서 학자들의 혀를 내게 주사 나로 곤고한 자를 말로 어떻게 도와 줄 줄을 알게 하시고 아침마다 깨우치시되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들 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라는 이사야 50장 4절 말씀을 암송한다.

“학자의 혀를 주셔서 곤고한 자를 도와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죠. 강연하러 가면 제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오곤 해요. 여러모로 부족해서 잘하려고 하면 떨려요. 하나님이 저를 쓰시면 좋겠어요. <예레미야 1장> 에 ‘할 말을 입에 넣어주신다’는 말씀이 있는데 모세도 예레미야도 말을 입어 넣어주셔서 일했잖아요.”

그녀에게 말을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예전에는 강의를 하고 나면 내가 잘했는지,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이런 것에 신경 썼어요. 이제는 특강이나 간증은 목적이 있어서 보내신 거니 ‘하나님 여기 왜 보내셨어요. 감동시키고 도전받게 하고 삶을 변화시키게 하려고 보내셨으면 제가 할 말을 입에 넣어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제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말을 할 때가 있는데 분명히 청중들의 반응이 달라요. 그러면 ‘하나님이 일 하시는구나’하고 생각하죠. 하나님께 입에 말을 넣어달라고 기도하는 게 스피치를 잘하는 방법이에요.”

예전에 바쁠 때보다 요즘이 훨씬 좋다는 신은경 씨. 다만 남편이 다른 사람의 결정에 의해 갑자기 일이 중단되면서 마무리를 잘 못한 것 같아 마음 아프다고 한다.

“잘난 것도 없는 우리를 전 국민이 알아보게 해주셨잖아요. 고난 받은 일을 생각하면 꽃병에 조각칼로 흠집을 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땐 몸이 긁혀서 아팠지만 울퉁불퉁한 그것 자체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게 많아 감사해요.”

지난 12년 동안 목적이 있었다 할지라도 남을 위해 봉사를 많이 한 것도 감사하다고 전한다. 그녀는 지금 30년 경력을 활용해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찾고 있는 중이다.

글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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