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 상승의 기회 한·미 FTA가 온다
국운 상승의 기회 한·미 FTA가 온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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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약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美하원이 지난 7일 일반특혜관세(GSP) 제도 연장안을 처리함으로써 첫 단추는 미국에 의해 꿰어졌다. 남은 것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 과정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이변이 없다면 이번 달 안에 한·미 FTA 국회 비준이 미 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은 한미 FTA 협상안에 대해 10+2의 재재협상안을 주장하고 있다. 그 중에는‘개성공단제품 인정’,‘쇠고기 관세철폐유예’와 같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외교통상부의 입장은‘한마디로 하지 말자는 주장’이라며 좌파단체들이 주장하는‘FTA 폐기’와 다를 것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위원장은 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국정감사가 기간인 19일과 20일 중에는 상정하겠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좌파진영, 한·미 FTA 반대 명분 잃자 다시 미 쇠고기 문제 주장

아이러니한 사실은 한·미 FTA가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민주당이 적극 추진해온 국책사업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협상 불가능한 조건을 이유로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미루는 것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야권의 눈치보기라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미 FTA 반대 이유로“2007년 협정은 이익의 균형이 있었는데 2010년 추가협상에서 한국 측이 일방적인 양보를 해 이익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다. FTA 문제를 연구해 온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 와서 재재협상으로 반대론을 펴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야당이 주장하듯이 2007년 협정이 이익의 균형을 맞춘 것이었다면 왜 그들이 다수당이었던 17대 국회에서는 한·미 FTA의 비준동의에 부정적이었다는 겁니까?. 또 그들이 소수 야당으로 밀려난 18대 국회 초기인 2008년 하반기에는 왜 그토록 폭력적인 방법으로 극렬하게 비준동의안 처리에 저항했단 말인가요? 철저한 자기기만이고 자가당착의 논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이죠.”

최병일 교수의 주장대로 민주당은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한·미 FTA에 부정적이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미 FTA안은‘너무나 균형 있게 잘 짜여 있어서’반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진정으로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와의 FTA에는 무관심하던 좌파세력이 유독 한·미 FTA에 악을 쓰는 모습에 진실이 있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한·미 FTA는 반미를 앞세우는 정치세력에 의해 저지돼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맹목적인 반미세력이 광기를 부렸던 지난 광우병 파동을 돌아보면 분명해지죠. 그들은 한·미 FTA가 경제적으로 국민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자신들의 반자본주의 반미투쟁 노선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8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추진해온 사실이 위키리크스 문서 공개로 드러났다”며 “한·미 FTA 협상 과정의 진실을 규명하고 한·미 FTA의 국회 상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이 단체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이유는 여전히 광우병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는‘미국산 쇠고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고 수입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한때 한·미 FTA로 국내 산업붕괴를 주장하던 그 논리는 어디로 간 것일까.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미 FTA는 14개월의 협상과정 동안, 협상 반대를 주장하는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 한·미 FTA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전국 각지에서 시위를 주도했다. 또한 미국에도 소수의 대표단을 보내 원정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한·미 FTA는 NAFTA의 경우처럼 실패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NAFTA로 혜택을 본 국가는 미국 뿐이고 멕시코의 경우, 국민의 상당수가 극빈층 또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해버렸으며 소수의 부자만이 그 혜택을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한·미 FTA로 멕시코처럼 된다던 좌파 논리는 어디 갔나?

멕시코는 최근 중남미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주요 20개국(G20)에 오르는 등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9년 국내총생산(GDP)은 1조170억 달러로 세계 13위를 차지했다. 15위의 한국보다도 높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시작으로 12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지난 1994년 NAFTA 체결 이후 1년만에 페소화 가치가 폭락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수출의 급등과 미국의 투자에 힘입어 18개월 만에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지난해 멕시코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7.25% 성장하는 등 금융위기를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망치에 따르면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은 올해에도 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의 NAFTA 효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소형차 수출이다. 멕시코의 2010년 소형차 수출은 지난 2008년보다 10.5%나 증가했고 자동차업체들은 향후 4년 동안 멕시코 생산용량 확대에 약 44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NAFTA로 인해 다국적 생활용품 제조업체 존슨앤존슨(J&J)과 냉장고 생산업체 월풀 등 미국 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경영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에 의하면 지난 2008년 12월 기준, 미국 수출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제조비용은 미국의 68%로 인도(73%)와 중국(86%)을 앞섰다.
NAFTA의 효과는 비단 멕시코 뿐만이 아니라 2008년 이후 중남미 경제 전역에 활력을 주고 있다.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이 새로운 신흥국으로 부상하는 이유도 바로 자유무역으로 미국 시장을 얻고, 또 미국으로부터 투자들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북좌파의 한.미 FTA에 대한 과거 ‘신식민지 제국주의 수탈론’은 빛이 바래버렸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미 쇠고기 수입 밀약론’이다. 한마디로 가당치 않은 억지지만 그들에게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로지‘반미’이념만이 있을 뿐이다. 

 

지난 FTA 체결로 교역량 2배가량 확대

그렇다면 궁금한 것이 있다. 한·미 FTA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 문제를 따져보려면 최근의 한·EU FTA를 비롯 칠레,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우리가 FTA를 체결한 나라들과의 지나온 성과와 함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들의 현주소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7월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칠레,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 FTA 체결 상대와 우리나라 간 교역액 합계는 지난해 1368억 달러를 기록, FTA 직전연도(790억 달러)보다 1.73배 늘었다. 권역별로 보면 우리나라가 체결한 최초의 FTA 상대국인 칠레와의 교역이 FTA 직전 해인 2003년 16억 달러에서 2010년 72억 달러로 늘어 증가폭(4.5배)이 가장 컸다.

2006년 3월 FTA가 발효된 싱가포르와는 2005년 127억 달러에서 지난해 231억 달러로 100억 달러 넘게 확대됐고, 2006년 9월 발효된 EFTA(스위스,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아이슬란드의 연합체)와의 교역은 2005년 29억 달러에서 작년 92억 달러로 3.17배가 됐다. 2007년 6월 발효된 아세안과의 무역규모도 2006년 618억 달러에서 2010년 973억 달러로 커졌다.

이렇듯 FTA 체결 이전과 이후에 교역량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우리와 체결국 경제간에 실질적인 이득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손해를 보고 있다면 교역량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흔히 수입이 늘면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올해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삼겹살이 한우보다 비싸다는 가계의 푸념이 나왔지만 한·EU FTA 체결로 네덜란드 등 유럽의 냉장 돈육이 수입이 40% 가까이 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7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소비자 가계에 도움이 되고 물가안정에 기여한 셈이다. 아울러 와인 등에도 관세가 철폐되면서 고급와인을 싼 값에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의 폭도 늘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됐다고 한다. 자유무역이 경제력 차이에 상관없이 보호무역을 할 때보다 교역하는 두 경제에 모두 이익을 준다는 점은 이미 이론적으로도 증명돼 있다.

다만 초과 이윤을 누리고 있거나 경쟁력이 없는 산업의 주체들이 정부에 로비를 하려는 경향들이 있다. 규제를 통해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도모하려는 것인데 경제학에서는 이를‘지대의 추구(Rent seeking)’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소비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한·미 FTA로 GDP 5%대 상승 기대, 종북좌파의 반대 난동 분쇄해야

기체결된 FTA의 결과를 추적해 보면 새로운 사실도 발견된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보면 상대국과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FTA를 체결하는 나라들이 비교우위 시장을 빠르게 점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칠레시장에서 FTA의 최대 수혜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2007년 칠레의 수입액 점유율 1위의 일본을 한국이 4년만에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일본은 여전히 칠레 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칠레 FTA 이후 한국의 추격으로 일본은 계속 밀리고 있다. 철강(평판압연)의 경우 한국은 FTA 체결 이후 2008년 칠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이 칠레와 FTA 체결 이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는 중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에서는 일본보다 높은 교역량을 보이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일본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일본은 직접 FTA를 체결한 반면 우리는 한·아세안 FTA라는 블록협상을 통해 간접 협상을 체결했다. 다시 말해 한 나라와의 무역협상은 개별적, 대폭적으로 관세 철폐를 체결할 때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미 FTA의 경우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까. 지난 달 5일 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이 발표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7년과 2011년 한.미 FTA 경제적 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중단기적으로 실질 GDP는 관세철폐 효과가 상대적으로 축소돼 낮아졌고, 장기적으로는 각각 5.97%, 5.66% 성장이 예상된다. 소비자 후생 수준 역시 장기적으로 321억9,000만 달러 더 높아질 것으로 나타나 2007년 조사보다 개선됐다.

15년간 한국의 무역수지는 연평균 27억7,000만 달러 흑자 확대 효과가 기대되고, 이 가운데 대미 무역은 1억4,000만 달러 흑자 확대가 예상된다. 일각에서 독소조항으로 꼽는 자동차의 세이프 가드 역시 우려할 만한 것이 못된다.

세이프가드란 우리 자동차 수출이 급증할 때 미국이 긴급하게 수입 제한을 할 수 있는 조치. 그러나 미국 현지 생산이 늘고 있어 갑자기 우리 차의 대미 수출이 급증할 가능성은 없는데다, 95년 이후 세계적으로 발동 사례가 없어 발동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주당과 야권은 이번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또다시 폭력을 동원해 저지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가 10월 서울시장 재보선과 맞물리면서 정치 쟁점화될 것이 분명함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치 화두로 ‘탈극확중(脫極擴中)’을 마음 속에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한·미 FTA는 대한민국 국운상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그런 기회를 종북좌파의 난동으로 또다시 잃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좌·우 이념논쟁을 떠나 통합중도로 가겠다는 것은 좋지만‘반미’,‘종북’집단들이 선의로 이를 수용해서 당면한 한·미 FTA를 조용히 넘어가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 철없는 아이의 공상(空想)일 뿐이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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