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권력 활용해야 리더십이 발휘된다 (follower power)
팔로워 권력 활용해야 리더십이 발휘된다 (follower power)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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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 <팔로워십> 바버라 켈러먼 著, 이동욱.김충선.이상호 譯

 
서울시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인 데에는 영향력이 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7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 달 동안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포함된 트위터 글 25만189개 분석한 결과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쪽 의견의 영향력이 훨씬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트위터 ‘팔로워’, 전면 무상급식 찬성 

전면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박경철 칼럼니스트, 고재열 시사인 기자, 하재현 한겨레 기자, 진중권 문화비평가 등이 상위에 랭크된 반면, 단계별 급식을 주장하는 트윗은 40위권 내에 한 명도 없었고 서울시 공식계정 41위, 배중근 서울시 뉴미디어담당관 49위,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 76위에 머물렀을 뿐이다.

다른 매체의 보도를 보면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경우 트위터에 올리는 글을 전달하거나 추천하는 리트윗이 활발해 주목을 받았는데 그는 ‘무상급식은 결코 부자급식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부유층에게 돌아갈 추가적인 조세부담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진정 반대하는 것은 부자급식이 아니라 ‘부자증세’ 때문”이라는 글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보수진영도 SNS를 통해 주민투표 참여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이용자들의 진보적 성향도 주요인이지만 보수진영이 SNS의 여론 형성 동력과 현상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작성자의 자발성을 트위터 평가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6·2지방선거 때 ‘투표샷 인증 열풍’의 경우 트위터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제안과 참여에 의해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또한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때로는 집단적으로 내용 검증에 나서기도 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바버라 켈러먼(Kellerman) 교수가 지은 ‘팔로워십(Folowership)’에는 일견 이러한 현상이 설명돼 있다. 캘러먼 교수는 권력, 권한, 영향력의 확실한 원천이 없는 사람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며 도처에 있다고 지적한다. 말하자면 입소문(노이즈 마케팅)으로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팔로워를 무시한 결과들

과거에도 팔로워는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자’가 아니었다. 고대 로마 스파르타쿠스의 노예 반란, 프랑스대혁명, 한국의 70, 80년대 민주화운동 등은 리더의 지배와 통제에 반해 변화를 이끈 사건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기술문명의 발달로 전세계적 연대와 지지 속에 힘을 더 얻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리더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세력에게 공격 당하기 쉬워졌다고 한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고상하게 앉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바라는 것을 하는 날은 이제 끝났다고 주장한다. 세계 곳곳의 팔로워들이 더욱 대담해지고 전략적이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자는 팔로워를 무시하고 그들의 존재를 잊은 리더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인 직접민주주의 세상이 오는지도 모르겠다.
힐러리 클린턴이 처음으로 뉴욕시 상원의원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 첫 행보가 ‘청취 투어’라고 한다. 교육이나 의료보험 등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진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대신 그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서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팔로워의 힘이 발휘된 대표적인 예가 2008년 미 민주당 대선 경선  때이다. 버락 오바마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서 4만8,000명과 ‘친구’를 맺어 2만5,000명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을 제쳤다. 오바마 후보는 이 온라인 친구들의 활약에 힘입어 69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400만 달러밖에 모으지 못했다.

팔로워의 5가지 유형

몇 년 전 조사에 의하면 리더십 교육과 개발에 투자되는 돈이 약 5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요새 포퓰리즘 얘기가 많이 오르내리는데 사실 정치인은 포퓰리스트가 될 수 밖에 없다. 대중에게 인기가 없어서는 표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의 트렌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정보가 공개된 사회 지도자의 슬픈 현실이다.
현대의 지도자는 스스로 결단한 방향으로 이끌기 보다 대중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칭찬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리더십은 혼돈 상황을 정리해 권위라는 틀을 만들려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저자는 팔로워십을 상급자(리더)와 하급자(팔로워)의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즉 상급자와 하급자간의 관계(지위)와 상급자에 대한 하급자의 대응(행동)을 내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팔로워의 유형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아무 관심이 없어 제일 좋지 않은 팔로워인 무관심자 둘째, 유태인 학살을 방관한 것과 같은 방관자 셋째, 리더의 지시에 따르기 보다는 스스로의 신념에 의해 참여하는 참여자 넷째, 잘못된 기존질서를 바로잡는 운동가 다섯째, 전쟁 때의 리더 같이 죽음을 각오하고 리더보다 더 리더 역할을 하는 완고주의자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팔로워십의 현상, 즉 팔로워에 대한 허구와 진실, 팔로워와 리더의 관계, 팔로워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본다. 2부는 다양한 종류의 팔로워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3부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는 미래를 전망한다.
한편 이 책은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저자인 바버라 켈러먼 교수로부터 직접 배운 세 명의 제자들, 이동욱(SK텔레콤), 김충선(美베네브 컨설턴트), 이상호(육군 중대장)이 직접 우리말로 번역해 신뢰를 높이고 있다. 더난출판 刊, 2011. 424페이지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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