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자원·인구 문제의 실체
[칼럼] 환경·자원·인구 문제의 실체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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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일 연세대 명예교수/한국생물공학회 부회장

 
“Earth First!”
“Save Earth!”
하나뿐인 지구가 중병을 앓고 있다. 사람은 지구의 암이다. 당장 지구를 살려야 한다. 하지만, 지구가 사람에게 관심이나 있을까? 사람이 지구를 짝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옛날이 좋았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할수록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은 오염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인공적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해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재앙이 빈발하며 지구의 파국이 닥쳐온다. 정말인가? 무엇보다도 사람의 평균수명이 증가한 것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삶의 질이 나빠진 때문인가?

소한 추위는 꿔다가라도 한다 ?

2011년 초에도 소한은 추웠다. ‘지구온난화’때문이란다. 근래에는 기상현상은 무엇이나 지구온난화에 핑계를 대는 버릇이 생겼다. 포항에는 6년 만에 폭설이 내렸다. 2010년 겨울의 서울에는 103년 만에 폭설이 내리고, 9년 만에 영하 16도 아래로 내려갔다. 그렇다면 6년 전, 103년 전에도 폭설이 내리고, 9년 전에도 아주 추웠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소한 추위는 꿔다가라도 한다”지만 만물은 유전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면서 덧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읊는다. 약 150억년 전 탄생한 우주는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 지구는 45.5억 년쯤 전에 형성되고, 5억년쯤 지나 원시 생명체가 바다에 출현한다. 다시 세월이 흐르면서 광합성 생물이 등장하고 다세포 생물이 출현하며 마침내 생물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다. 사람의 일상적 경험을 초월하는 아주 느린 속도로 세상은 변한다.

대륙은 이합집산을 거듭한다. 6억~7억년 전의 원생대 후기에는 지구 전체가 얼음덩이(snowball earth)였다. 빙기(ice age)와 간빙기가 반복되면서 지구에 출현했던 생물은 거의 대부분 멸종된다. 약 700만 년 전에는 마침내 아프리카 대륙에 인류의 조상이 출현하지만 원시 인종들은 모두 사라지고 현존 인류는 겨우 20만년쯤 전에 등장한다. 지구 역사 45.5억년 중에 현존 인류의 역사는 겨우 20만년이다.

태양은 영원한가? 남은 수명은 50억~70억년 정도로 추산한다. 핵융합반응 원료인 수소는 이미 30% 정도가 소진됐으며 중력이 약화되면서 태양이 팽창해 마침내 적색 거성이 될 것이고 이 열기에 휩싸인 지구는 우주로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때 인류의 후손은 어디 있을까? 대자연의 변화를 사람의 능력으로 막을 수 있을까?

진화하는 환경 이슈

지상에 인류가 탄생한 이후 환경 문제는 언제나 사람들을 따라다닌다. 원시 인류가 모두 멸종된 이유는 무엇일까? 약 1만년 전 현존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 꽃피웠던 4대 문명 발상지가 황폐화된 이유는 무엇인가? 근대 환경 문제는 중세기의 전염병으로 시작된다. 소빙기에는 식량이 부족했다. 식량 부족이 인구 증가를 제한한 것이라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등장한 것이 이때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화석연료 연소의 배기가스가 환경 이슈로 등장했다. 유연탄 연소의 매연으로 인한 런던형 스모그, 자동차 배기가스가 원인인 LA형 스모그 등은 ‘공해’였다. 일본에서는 수은 중독에 의한 미나마타병을 비롯한 4대 공해병이 발생하면서 ‘공해대국’이란 오명을 썼다.

한국에서는 ‘연탄가스’(일산화탄소) 중독사가 자주 발생했다.
1962년 출간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환경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농약 오염은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으로 인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DDT 사용 금지는 말라리아 모기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학질에 걸려 죽는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으로 떠들썩하더니, 2008년 초여름에는 소 해면상 뇌증(BSE; 속칭 광우병)이 한국 사회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생충알 김치, 해양의 원유오염, 멜라닌 첨가 식품과 같은 재래식 오염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다.

환경 이슈는 위생 문제에서 공해 문제, 지역적 문제에서 지구적 환경 문제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유행을 거듭한다. 산성비에 의한 삼림 파괴, CFC(chlorofluorocarbon)에 의한 오존층 고갈을 거쳐 지금은 인공적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가 국제적 이슈다. 환경 이슈는 인구 문제인 동시에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 문제이자 경제적 이슈이다. 어떤 문제든지 발생하면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다. 환경론자들이나 정치가들은 환경 이슈를 정치적 이슈로 적극 활용한다.

열린 자유사회와 녹색지옥

세상에는 환경 이슈를 과장해 활동 근거를 마련하거나 부당 이득을 챙기는 자도 있고 국가 권력에 기생해 연구비나 부당 이득만 챙기는 자도 있으며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앞세워 공포를 조장하는 자도 있고 문제를 기회로 활용해 해결함으로써 더욱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창의적인 자도 있다.
인공적 지구온난화설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 교토의정서는 환경재앙론자들의 세계 지배 책략이다. ‘그린’은 악마의 색깔이기도 하다. Steven Milloy는 도덕적 원리주의를 앞세워서 그린을 강요하면 시민생활의 자유를 속박하는 그린지옥(green hell)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독재적 수법으로는 환경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자유주의자들의 입장이다.

파스칼의 말대로 “우리의 첫 번째 도덕적 의무는 명확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환경 이슈를 도덕적 정치적 문제로 이용하는 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경제 문제에 속한다. 인간 사회의 발전과정을 보면 가장 경제적인 수법이 가장 친환경적인 수법임을 알 수 있다. 경제가 발전한 자유사회일수록 환경이 깨끗하고 에너지 사용 효율이 좋으며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더욱 오래 산다.

이념이나 정치적 책략에 휘둘리지 말고 잘못된 정보를 지적하며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식인의 책임이자 의무라 하겠다. 우리 후손에게 ‘공포의 시나리오’를 물려준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지금은 ‘부정의 문화’를 청산하고 ‘긍정의 문화’를 창출할 때다. 통제와 간섭이 없는 열린 자유사회라야 비로소 ‘희망의 비전’이 펼쳐지고 인간의 창의적 능력이 충분히 발휘돼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전개된다.

지금 “위기에 처한 건 기후가 아니라 자유다.”

체코 대통령 클라우스 바츨라프의 진단이다. 우리는 환경의 가면을 쓴 에코테러리즘의 독재로부터 자유를 찾아야 한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로부터 환경을 구해내야 한다. 인공적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야말로 치명적 환경오염이기에 하는 말이다. 마광수는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며 세간을 희롱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본적 주춧돌은 사회의 자유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인간의 창의력은 자유를 거름으로 꽃을 피운다.
(※출처 :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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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2011-09-30 10:59:50
필자 조영일은 현재는 한국생물공학회 부회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