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일본 사람들의 표정
지진 후 일본 사람들의 표정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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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예춘추 8월호 / 시오노나나미 작가·이탈리아 거주

 
지진 피해 후 석달이 지나서 일본 전체가 당초의 충격을 잊기 시작했는지 이기적인 면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에서 생산한 식품이나 후쿠시마에서 피난 온 사람들에 대한 거부 현상을 듣게 된다. 이런 문제에 입장 표명을 해서는 안 되는 황실도 문제를 제기하는데 정치인, 언론의 언급이 있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이 편견을 갖지 않도록 말하는 것도 지도층의 책무이다.
진선미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사고 양식이지만 아름다운 행위는 진(眞)이고 그것은 선(善)에도 이어져 간다는 것은 동서고금이 같다.

일본에 반 년에 한 번꼴로 가는데 일본에 있는 동안 내 관심은 주로 일본인의 얼굴이다. 좋은 얼굴의 사람은 반 년 사이 좋은 일을 했고 추한 얼굴의 사람은 좋은 일을 하지 않았다. 육체상의 미추에도, 사회적 지위에도 전혀 관계없이 이 평가는 상당한 확률로 맞아 떨어진다.
이탈리아어에 ‘인브엣키아아트 베에네’라는 말이 있다. 곱게 늙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말하고는 했다. 요컨대 좋은 일을 하면 늙어서도 아름답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추하게 변한 사람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사람에게 많다. 옛날에는 어른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것에는 변함이 없지 않겠는가. 후쿠시마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얼굴은 추하게 변해 있을 게 틀림없다.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기 전에 좋은 얼굴, 추한 얼굴로 나눠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외국 언론이 일본의 원전 사고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 자신의 나라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이미 관례가 된 듯한 고학력 청년층 실업 현상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레카아리오’(비정규직)이라는 말이 흔하고 이들이 스페인에서는 광장을 메우는 ‘성난 젊은이’들이 된다. 그들은 독립도 할 수 없고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낳을 형편이 못된다. 불법 입국 아프리카인은 인도주의 이름으로 보호받으며 아이도 많이 낳는 것과 비교된다.
기성 노동조합은 중노년의 직장을 지켜주는 일밖에 생각하지 않으며 그 중노년 조차 불안해지는 것은 경영자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기 때문이다. 콜센터까지도 알바니아나 루마니아 사투리의 이탈리아어로 말하고 있다.

아일랜드나 그리스도 파산 직전이다. 그런데도 그나라 국민들은 EU의 긴축에 반대한다. EU가 그리스에 지원하기 위해 자본이 부족해져 독일과 프랑스 은행이 망하면 EU도 망한다고 설명해도 성난 그리스 사람들은 그것과 자기 일자리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말하는 상황이다.
벌집 쑤셔놓은 듯한 것은 이슬람권도 마찬가지이다. 자유를 외치지만 결국 일자리 문제이다. 독립 후 구 종주국인 유럽에 져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진흥시킨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많은 교육에 걸맞는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노력이 부족했다.

요컨대 세계 전체가 큰 일 난 상황이고 오바마 미 대통령도,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메르켈 독일 총리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지금 세계의 현실이다. 일본은 외국의 평판 같은 데 신경 쓰지 말고 재해 복구에 전념하면 된다. 

 번역·이영훈 객원해설위원·교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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