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길] 기독교가 빛을 잃으면
[미래길] 기독교가 빛을 잃으면
  • 미래한국
  • 승인 2011.10.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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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춘기 편집위원 / 총신대 교수

 
기독교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교훈에 순종하는 것이다. 예수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라고 했다. 그러므로 그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에서 꼭 필요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125년 전 한국에 온 서양의 선교사들은 기독교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워 당시의 한국 백성들에게 빛과 소금이 됐다. 지금도 기독교학교들의 이름에는 O광 혹은 광O처럼 빛 광(光)자를 가진 학교들이 많이 있다. 그 학교들은 재학생들이 우리 사회와 민족의 빛이 됨을 목표로 가르쳤을 뿐 아니라 실제로 많은 졸업생들이 한국사회와 교회에서 큰 기둥들이 됐다.

이처럼 기독교 교회의 본분이란 복음을 전파하고 생활에서는 본(本)을 보여 사회를 맑게 하는 것이다. 어떤 악한 일을 할 때만 자신의 본분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본분인 빛과 소금의 일, 곧 어두운 곳을 비춰주고 썩어져가는 것을 방지해주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본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정치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정화돼 가면서 제 갈 길을 가고, 경제는 성장해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패와 부정이 만연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요즘의 기독교계는 어떠한가. 만일 기독교계가 정치계나 경제계를 바라보며 ‘제대로 하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뭐라고 말할까. ‘앞으로는 잘 하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듣기를 원하나 혹시 ‘너나 잘 하세요’라는 말이 되돌아올까 염려된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들이 지난 9월 하순경을 전후해 정기총회를 일제히 개최했다. 교회의 본분인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생각해 총회 기간에 교단과 교회가 사회의 본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논의했기를 기대했다. 그러한 논의는 없고 기득권 추구를 위한 내용이 중심이 됐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빛과 대조되는 ‘어두움’이란 ‘빛’이 없을 때의 자연적인 현상이다. 교회가 빛의 역할을 못하면 그 교회는 이미 어두움의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한국교회 중에는 재정상의 비리로 어려움을 당하는 교회들이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느니 없다느니 하면서 서로 나뉘어 싸운다.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는 사회의 행태와는 달라야 한다. 일반사회에서는 100만원 내외의 적은 재정 비리도 확인되면 선출직인 국회의원, 시장, 군수직 등은 상실하게 된다. 하물며 교회는 더 깨끗해야 한다.

사회가 지금과 같은 교회의 행태를 안다면 과연 이해해줄 수 있는지 교회들은 자문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께 바친 헌금을 교회의 몇 지도자들이 자의적으로 사용함으로 교회에 싸움을 일으키는 일이 더 이상은 없게 해야 한다. 교회가 그 본분을 다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 작은 재정문제로 교회가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교회 지도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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