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과 치산치수(治山治水) 이야기
4대강 사업과 치산치수(治山治水) 이야기
  • 미래한국
  • 승인 2011.10.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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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상백 칼럼니스트

 예로부터 나라경영의 기본은 치산치수에 있었다. 산을 다스리고 물을 지배하는 일이 치자(治者)의 근본 도리요 나라님의 첫 번째 덕목이었다. 산과 물 관리를 잘 해 홍수와 가뭄 재해를 입지 않도록 한 임금이 곧 성군(聖君)이었다. 태평성대로 불리는 요순(堯舜)시대의 두 임금이 대표적이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중국의 황하는 홍수 피해가 끊이지 않아 이 강을 다스리는 일은 나라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 요(堯) 황제는 22년간이나 계속된 홍수를 막고자 신하들과 의논한 끝에 곤(?)에게 황하의 치수사업을 맡겼다. 곤은 9년 동안 이 사업에 매달렸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요가 퇴위하고 순(舜)이 뒤를 이었다. 순 황제는 곤(?)의 아들 우(禹)가 출중한 인물이란 소문에 사공벼슬을 내리고 황하의 치수를 맡겼다. 부자 2대에 걸친 필생의 대역사였다. 우(禹)는 13년에 걸친 역사 끝에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백성의 신망과 순 황제의 사랑으로 왕위에 올랐다. 하(夏)나라의 시작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산치수는 나라의 존폐가 걸린 중대사였다. 인류 역사를 봐도 치산치수를 잘하는 민족은 번성했고 그러하지 못한 민족은 소멸해갔다. 마야문명이 그러했고, 당나라와 명나라가 그러했으며, 발해가 또한 그러했다. 역사 속에서 이름을 날렸던 이들 제국이 멸망한 원인은 치산치수를 잘못해 가뭄을 극복하지 못한 데 있었다. 치산치수는 그처럼 한 나라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

2009년 6월 ‘치수를 통한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이명박 정부가 한강과 금강, 낙동강 그리고 영산강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나섰다. 제멋대로 버려진 강을 준설하고 제방을 보강함은 물론 보(洑)를 축조해서 물그릇을 키워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국책사업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랏일을 도모해가는 데는 반드시 이를 반대하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순 황제 때 우(禹)가 황하 치수에 나선 뒤 유역을 바꿔 다른 곳으로 물길을 내자 고장 사람들이 우(禹)에게 ‘돌과 기왓장을 던졌다’고 사마천이 사기(史記)에 기록해 놓고 있는 걸 보면 고대 중국에서도 그런 부류들의 존재가 확인된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면서 훼방을 놓는 세력이 나타났다. '변형된 대운하 건설'이란 의혹의 눈초리 속에 현 정부에 등을 돌린 환경단체와 야권, 그리고 좌파언론의 시비. 반대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그들의 트집은 전보다는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역사상 최대 토목공사로 꼽히는 이 사업이 오는 22일 착공 2년 만에 4대강 수계에서 동시 개방행사를 가짐으로써 본류공사가 마무리된다. 새롭게 탄생한 4대강이 국민들 곁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4대강 사업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잘못된 국책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정부 설명이 터무니없다”는 환경운동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의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일깨우며 국민들 품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지난 여름에는 200년 만에 한 번 올까말까 한다는 큰비가 내렸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폭우가 쏟아져도, 그러나 4대강은 끄떡없이 이를 버텨내면서 홍수를 막아냈다. 벌써부터 4대강 사업이 그 효용성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1200㎜ 안팎의 강수량으로 물이 풍부하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물이 여름 한철에 쏟아져 내림으로 물난리를 겪는다. 그러다가 여름이 끝나면 물이 부족해 또 한바탕 난리가 나는 등 홍수와 가뭄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 재해를 막고 갈수기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4대강 살리기에 팔소매를 걷어붙인 것은 물 문제 해결이 그 목적이다. 여름철 홍수를 막고 갈수기에 풍부한 물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전력생산은 물론 하천 오염 감소와 함께 관광자원화 등 다른 목적도 있다. 버려진 강을 친수공간으로 바꿔 고장 주민들과 함께 하는 생명의 강으로,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녹색산업의 주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약 4.6억㎥의 홍수 조절 능력과 13억㎥의 물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한강 3곳, 낙동강 8곳, 금강 3곳, 영산강 2곳 등 총 16개 보(洑)에 설치된 수력발전소에서는 연간 2억7100만㎾h의 전기를 새로 얻게 됐다. 인구 25만 명이 쓸 수 있는 발전량이다. 45만4000배럴의 원유 수입을 대체하고 18만3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거둔다.

그 동안 우리의 강들은 토사 유입으로 바닥이 높아지고 강물과 강변도 오염으로 병들어갔다. 강이 병들면 고장 사람들이, 아니 전 국민의 삶이 병들어간다. 이제 4대강 사업으로 강 주변엔 각종 생활체육시설들이 만들어져 많은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됐다. 4대강 길을 따라 장장 4천리, 1,700km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자전거 길이 대표적이다.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도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하나다. 이는 강바닥에서 준설한 흙 중에서 좋은 것들만 모아 하천변 저지대 농경지를 높이는 데 씀으로써 홍수로 인한 농지 침수 피해를 막아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시행 중인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은 전국 140개 지구(7709헥타르)에서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아직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좌파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야당 의원들은 잘 정돈된 강 둔치를 한번 걸어보기 바란다. 그러면 뒤틀린 심보와 배배 꼬인 태도가 일순에 바뀔 것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4대강 사업의 성과가 하나 둘씩 드러나자 '땅 산 사촌 보고 아프던 배'가 갑자기 곽란으로 뒤틀린 듯 단말마적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얼마 전 끝마무리로 들어간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은 절대 환영하고 있다”고 하자 트집 잡기에 이골이 난 어느 좌파신문은 아전인수니 견강부회니 하며 입에 게거품을 물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그 동안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나기 시작하자 망나니 허공에 긴 칼 휘두르듯 붓대를 휘저었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 사업에 반대했던 고장 주민들도 모두 호의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믿기지 않거든 현장취재를 해보라. 이제는 4대강 사업의 성과와 효용성에 대해서 말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터무니없는 비판과 선동으로 대중의 감정을 자극해 독자를 확보하려는 선정주의 언론시대는 갔다.

정부는 여기에서 멈춰 서서는 안 된다. 4대강 외에 지류와 지천의 정비를 단계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현재 지류와 지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갈수기 유량 부족으로 인한 수질 악화와 생태계 훼손이다. 오염된 지류와 지천의 수질 개선 없이는 4대 강 본류의 수질 개선도 어렵다.

물 부족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에 포함돼 있다. 부족한 물을 확보하고 더렵혀진 강과 하천의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국민들이 쉽게 접근해 이를 이용하고 즐기도록 하는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을 보면서 미래는 역시 대한민국의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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