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日 총리 기고 “이런 나라 만들겠다”
노다 日 총리 기고 “이런 나라 만들겠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11.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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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PHP 발행 Voice 10월호

일본 PHP발행 Voice 10월호

일본이 큰 국난에 직면해 책임이 무겁다. 민주당 집권 이후 정치의 존재방식 특히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혼돈으로 질타를 많이 받고 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겠다.
정치가는 대중요법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으면 혼란과 시행착오가 있게 된다.

이 나라에 태어난 것에 자부심을 갖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나는 지금 정치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이 ‘일본에서 태어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매년 일본에서 3만명 이상 자살한다. 사람의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이 아닐까.

중용이라는 철학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오랜 정치 행보 속에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획득해왔다. 이 두 가치는 양립적이다. 사회주의적 통제에서는 자유를 강조하고 현재와 같이 곤궁한 사람이 많을 때는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일본에 필요한 것은 중간층의 확대이다. 지금 일본은 ‘빈곤화’ ‘세대격차’ 문제가 대두된다. 중간층에서 탈락한 사람이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오른발(右足)과 왼발(左足)을 번갈아가며 이족보행(二足步行)을 해나간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중용의 정치이다. 학설이나 이데올로기에 구애받지 않고 실제의 사회 현실에 맞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역사, 전통문화를 제대로 배우는 일, 기회가 많은 나라, 외교안보를 제대로 하는 나라여야 한다. 동일본 대지진을 맞아 질서 있게 행동하며 협력한 것은 좋은 가치관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 국민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근면성이 있다.

일본이 국토가 좁고 자원이 빈약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에는 바다가 있다. 배타적경제수역은 면적으로 세계 6위이고, 깊이를 감안하면 4위이다. 여기에는 메탄하이드레트나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상당히 매장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조사해 활용할 기술을 개발한다면 일본의 전도는 양양하다.

우주기술도 최첨단 수준이다. 일본 수준의 로켓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나라가 흔하지 않다. 우주 비행사도 국제 협력 아래 계속 육성되고 있다. 국제공헌의 길이나 비스니스 기회도 있을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미래의 다이나믹한 가능성을 품은 나라이다. 정치는 이러한 가능성 있는 미래를 지행해 나가야 한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위기감

다른 면에서 보면 정치의 결단력이 부족하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일본의 정치에 위기를 느꼈다. 그는 1984년에 “작금의 일본 정세를 생각해 보건대 재정이 파탄위기를 맞고 있다 국채 잔고가 150조, 200조엔으로 늘어날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국채 잔고는 670조엔으로 그가 걱정한 규모를 넘어섰다.
미국 국채가치도 떨어지고 유럽도 금융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 세계경제가 글로벌화한 상황에 자국의 일만 생각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미국, 영국, EU 등 국가 채무 문제가 세계 경제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정 재건을 이루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도 이런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
일본의 재정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지 않다. 지진 피해로 인해 국제사회가 관대하게 대해주지 않는다.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어려운 경제 상황일수록 대폭 감세해야 한다. 국비 20% 삭감의 대결단을 한 후 ‘구국 국채’를 발행해 건전 경제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선행투자를 해야 한다. 매년 예산 잉여금을 적립해 장차 그 이자 수입으로 세금이 필요하지 않은 ‘무세국가(無稅國家)’를 지향해야 한다”는 큰 이상을 펼쳤다. 그때부터 실천했다면 마쓰시다류의 ‘무세국가’가 실현돼 있을지도 모른다.

리먼 사태 이후 2009년부터 일본의 재정은 국채 발행액이 세수를 웃도는 이상한 모양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부 장관을 맡았다. 작년 재정운영전략을 정리해 향후 10년간 재정건전화 공정을 만들었다. 증세를 하는 시기는 경제 상황을 잘 파악해 해야겠지만 선거 패배가 두려워 정치인이 스스로 증세나 사회보장개혁 논의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더 이상의 빚을 미래세대에 남겨서는 안돼

또 한 가지 미루기만 한 것이 안전보장문제이다. 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관계는 윈-윈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기본 축은 미일관계이다. 이를 위해 ‘자기 나라는 자기가 지킨다’는 각오를 확고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많은 나라가 지도자를 교체한다.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럴 때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영토·영해에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유 영토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행동할 것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한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것은 정치를 함에 있어 어렵더라도 국민에게 호소해 이해를 얻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집권 정당답게 포퓰리즘에 흘러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지진 피해 복구, 원자력발전소 대책, 경제 부흥, 재정 건전화. 안전보장체제 확립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 한다. ‘태어나기 잘 했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것에 자부심을 갖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는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번역·이영훈 객원해설위원·교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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