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은 극좌 노선을 거부해 왔다
美 민주당은 극좌 노선을 거부해 왔다
  • 도널드 커크
  • 승인 2011.11.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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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Democratic Party has distanced from far leflist exploitation

 
필라델피아=1776년 7월 4일 미국 독립선언서가 서명된 이곳 필라델피아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오래 전통을 느낄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역사적인 시청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필라델피아를 점령하라”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이 나라가 안고 있는 깊은 문제 또한 감지할 수 있다. 뉴욕 금융센터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의 메아리는 지금 전국 각 도시로 퍼져가고 있다.

미국 좌익으로부터 시작된 “점령하라”는 어떤 면에서 거대한 정부의 억압에서 독립하겠다는 미국 우익들의 ‘티 파티’(Tea Party)’ 운동에 대한 응답이다.

티파티 운동은 1773년 보스턴 시민들이 영국 왕정이 차(tea)에 부과한 세금에 분노해 정박 중인 배에 올라가 영국에서 온 차 상자들을 바다에 내던진 사건에서 따온 말이다. 당시 보스턴 티파티는 ‘식민지인’들이 영국 지배에 반발하며 시작된 미국혁명의 서곡이었다.

모든 말들을 들어보면 또 다른 미국 ‘혁명’이 곧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극우와 극좌 사이에 중간 지점은 없는 것 같고 1%의 최고 부자와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실적인 개혁도 되지 않을 것 같다.

미 의회의 분열은 매우 깊어 불행히도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실수들을 되돌리고 세금 뿐 아니라 미국의 폭발적 성장기에 견제됐어야 할 금융 조종자들에 대한 규제를 의회가 부과하도록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불만이 퍼져가는 상황을 보면 극좌 정당들이나 조직들이 자신들의 사상과 프로그램을 심을 토양이 미국에 마련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움직임을 사회주의자 혹은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실수다.

이보다 민주당의 근간인 주류 진보(liberal)들을 지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점령하라’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텐트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지만 누구도 이들을 비난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들이 이들을 해산시켰지만 대다수 도시에서는 이를 자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영웅적인 인물로 부각돼 도시 공원 텐트에서 자지 않는 많은 사람들, 즉, 일반시민들이 시위자들의 불만에 동의하면서 이 운동이 정부에 대한 위협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점령하라’ 운동에 대한 주류의 지지는 19세기 이후 발전된 민주당의 근본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미국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 민주당 출신이 대통령이 되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든 별로 다를 게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은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고 있는데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듯한 노동자, 가난한 자, 다수의 중산층을 대변해 진보적 요구를 하는 역사적인 역할을 재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극좌 단체들이 분열을 이용했다면 민주당의 오랜 특징은 안정 세력이라는 점이다. ‘점령하라’ 운동을 극단적인 ‘점령주의자’로 보는 것이 실수인 것처럼 민주당을 좌파 혹은 항상 진보로 보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 대통령만큼이나 미국 자본주의 경제의 힘, 자유무역, 자유기업의 권리에 관심이 많다. 다만 차이점은 역사적으로나 지금이나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부는 기업과 금융에 규제를 부과하기 원하는 것 이외에 최저임금, 사회보장연금, 가난한 자들에 대한 복지 혜택, 정부가 보조하는 의료치료를 증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점이다.

공화당은 이 프로그램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관료조직 뿐 아니라 소요되는 높은 비용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의 목적은 보수주의자들의 불만처럼 복지 혜택은 오히려 가난한 자들이 더 일을 안하게 만든다며 지나친 복지 혜택을 제거하면서 정부의 크기와 힘을 줄이는 것이다.

‘점령하라’ 운동을 야기한 현재의 경제 침체가 있기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반대를 뚫고 통과시킨 전국민의료보험 프로그램을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라고 부르며 완강하게 거부한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는 지난 수년 간보다 최근에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치열한 논쟁이 잘 마무리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민주, 공화당 간) 전선(戰線)은 2012년 대선에서 그려질 것이다. 그 치열함이 너무 심하면 차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어려울 것 같다. (미래한국)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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