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풍향계/일본] 中國化되는 한반도
[글로벌풍향계/일본] 中國化되는 한반도
  • 후루타 히로시
  • 승인 2011.11.28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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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국경을 넘어도 국가를 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가 블록화하면 그 블록 속에서 제일 강한 나라가 맹주가 돼 경제왕국화되고 경제왕국들이 서로 겨뤄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것이다.

신·구 블록이 공존하는 오늘의 세계

오늘날은 ‘자본이 국가를 넘어가지 않는다면 넘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는 포스트모던의 시대다. ‘해 보자’는 전략이며 그것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EU(유럽연합),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이다. 강한 나라, 약한 나라가 모여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 것이다.

러시아가 제창하는 유라시아공동체는 EU, TPP와 같은 포스트모던의 블록이 아니라 모던 시대의 구식 블록이며 오늘날의 세계에는 이 두 가지 블록이 병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TPP를 만들지 않으면 중국이 모던 시대의 구식 블록 형성에 먼저 나설 것이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도 TPP 형성이 중요하다.

중국의 참여 없이는 수출을 기대할 수 없으니 중국까지 참여시켜 FTAAP(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권)으로 하자는 아시아주의적 주장도 있으나 중국과 블록을 만들었다가는 정치적 의도로 희토류 공급 중단 등의 방법으로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우려가 크다. 일본은 포스트모던의 새로운 블록에 참여하지 않고는 과거로 회귀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요사이 일본 언론이 ‘미래지향적인 이웃’, ‘세계시장에서의 라이벌’이라 추켜세우는 한국은 지금 여러 나라와의 FTA 체결 등 경제적으로 활발한 것 같이 보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북한에 압도 당하고 있다.

북한경제가 파탄 상태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93년에는 계획경제를 포기했고 90년대 후반에는 고난의 행군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중국의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과 아주 흡사하다. “너희가 알아서 먹고 살라”고 인민을 외면하고 핵개발에 국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핵보유를 이유로 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면 남쪽에서 지원받고, 우파가 들어서면 중국 원조로 연명하는, 남을 ‘뜯어 먹고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북한은 경제파탄으로 멸망하지는 않게 된 것이다.

3대째의 계승작업 진행은 그리 순조롭지 않은 것 같이 보인다. 나이가 너무 어린 것이다. 작년 9월 당규약 개정으로 군의 지휘권을 국방위원회로 옮겨 군원로들에게 김정은의 섭정을 맡겨 중국 공산당과 중국군의 후원이 있음을 강조했다.

경제왕국 중국의 식민지화되는 북한

그 결과 지난 2월 중국 공안부장이 “조선혁명의 계승문제는 훌륭히 해결됐다”고 말하기까지 했으나 김정일은 아직도 중요한 접견행사나 시찰에 아들 김정은을 동행하지 않고 있다. 너무 어려 관록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김정일이 일찍 사망하면 북한은 중국의 또 하나의 경제 식민지가 될 것이다. 즉, 중국자본이 국경을 넘게 되는 것이다. 또 내년 한국 대선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설 경우에는 중국자본이 한국으로 남하하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다.

많은 한국기업은 이미 글로벌화돼 있다. 한국에 본사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한국계 이민은 300만명을 넘었다. 한국이 위에 말한 환경이 되면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다.

김정일이 예상 외로 장수하면 감정은이 지도자로서의 실적을 쌓을 수 있을까. 현재 김정은에게 맡겨진 과제는 희천수력발전소 건설계획이며 그는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있지만 이 계획은 규모로 보아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또 ‘강성대국’이라는 표현이 ‘강성국가’로 바뀌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잘못이며 현재 7:3의 비율로 쓰이고 있음을 말해 둔다.  (마이니치신문 11/3) (후루타 히로시  츠쿠바대 대학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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