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시대가 몰고 올 변혁
종편시대가 몰고 올 변혁
  • 최승노
  • 승인 2011.12.06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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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부터 채널A, JTBC, MBN, TV조선 네 개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방송을 시작했다. 종편은 지상파 KBS, MBC처럼 뉴스, 드라마, 교양, 오락, 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방송한다. 지상파와의 차이점은 공중파를 통하지 않고 케이블, 위성방송, IPTV 등 유료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24시간 방송을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채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지상파 방송만을 시청하는 소비자들은 공중파를 통해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지상파 채널은 현재 다섯 개가 사용 중이지만, 많이 사용한다면 20개 정도까지 채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비판이다.

그렇다면, 이번 종편 채널을 지상파로 허락하지 않고, 유료 서비스에 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9년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적 싸움은 치열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치세력의 저항 속에서 나온 타협의 산물이 종편의 제한적 방송 허용이다.

현재 지상파는 KBS, MBC, EBS 세 개의 공기업이 네 개의 채널을 독점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민간방송 하나가 추가된 상태이다. 이처럼 지상파 다섯 개의 채널 가운데 네 개를 공영체제로 운영하는 것은 심각한 독과점의 문제를 야기한다.

정부가 방송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방송 통제를 야기하는 전근대적 방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상파에 민간방송이 지역별로 하나씩 있다고 해도, 현행 방송 관련 규제는 정부에 의한 엄격한 관리, 통제를 가능케 하고 있다.

결국 지상파의 모든 방송이 정부의 통제 하에 있다는 점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방송을 제한한다는 문제점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통제 하에 있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노조경영이라는 부작용 까지 야기한다. 대표적인 예가 MBC로, MBC는 노조경영이라는 잘못된 경영방식을 통해 광우병 사태 등 오도되고 편향된 보도를 일삼으며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려왔다.

왜 방송시장이 이런 독과점적 상태에 빠졌을까?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주도된 언론기관통폐합 조치에 따라 국민들과 친숙했던 방송사들이 문을 닫았다. KBS는 동양방송(TBC)을 흡수했고, 라디오 동아방송도 KBS에 편입됐다. 문화방송(MBC) 제휴국 21개사의 지분 절반 이상이 MBC로 강제 양도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상파 방송은 KBS와 MBC의 공영방송체제로 구조화됐다.

이제 동양방송과 동아방송이 31년 만에 다시 종편으로 부활했고, 총 네 개의 종편이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 비해 불리한 여건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지상파가 독점하고 있는 미디어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적 능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해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면 미디어 시장도 성장산업일 수 있으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미디어 시장은 단순히 광고를 통한 수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하고 수출하는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정치적 견제 속에서 어렵게 태어난 만큼 종편이 미디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통제 위주의 방송 관련 규제를 해소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승노 편집위원,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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