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푸틴, 어디까지…
추락하는 푸틴, 어디까지…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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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 유럽]

 
현재 러시아 정권은 안정돼 보이지만 푸틴의 관리형 민주주의는 기능이 악화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향식 정치기술 모델’은 러시아 정치 생활의 관리방법으로 이 방식은 이제 약발이 끝났다. 푸틴이 러시아 시위 원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 반대파 야권 진영에 보내는 ‘신호’에 있었다고 비난할 때에도 이와 같은 냉전시대의 편집증 허세를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푸틴의 12년 통치에 진력이 난 많은 러시아들은 재집권 전망을 특히 역겹게 여기고 있다. 푸틴은 그의 비서실장이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푸틴을 대신해 대통령직을 맡고 있는 동안 총리로 4년을 보냈다.

푸틴은 6년 임기로 2번 가능한 대통령직으로 복귀하겠다고 지난 9월 서둘러 선언했다. 한편 메드베데프는 총리직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 예정돼 있다. 러시아의 신흥 중산계층은 10년 전만해도 푸틴이 혼란스러웠던 공산치하 생활에 질서를 세워 안도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푸틴 정권의 온정주의 가족주의적 처우에 분노하고 있다. 예상된 대통령·총리 직책 교환이 밝혀지자 푸틴을 신뢰할 만하다고 서술한 러시아인은 54%에서 46%로 하락했다.

부정선거와 이에 대한 크레믈린의 마이동풍격 반응은 항의 시위의 촉매가 됐다. 푸틴이 영달의 자리에서 추락한 진정한 원인은 경제문제에 있다. 그가 대통령으로 첫 2번 연임한 2000~2008년에 러시아의 실질소득은 달러 기준으로 2배가 됐다. 이는 고유가와 부분적 개혁으로 경제가 성장했고 임금은 인플레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푸틴 주변 인물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한 ‘패거리 돌보기’가 점점 심해지면서 푸틴의 신뢰도도 훼손됐다. 그는 2000년대 초 러시아의 막강한 소수 유력인물들과 유착해 그의 인기를 굳혔지만 지금은 판도가 뒤집혔다. 러시아의 최근 부패지수는 세계에서 143번째로 나이지리아, 우간다와 같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일반 시민들은 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될 때는 부패를 외면했지만 지난 10년 만에 처음으로 생활수준 격하로 권력과 배경이 좋은 소수만 치부하게 된 위선정치에 격분했고 이것이 드디어 폭발한 것이다.

푸틴에 대한 평가는 떨어졌지만 아직도 높은 편이고 크레믈린은 푸틴이 도전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믿는다. 크레믈린은 반대파들을 위협, 억압시킬 수단과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고 모스크바에 동원된 경찰과 군인이 약 5만 명이나 되고 폭력으로 반대파들을 격파 퇴치시킬 축구 깡패를 채용한 청소년그룹이 있으며 이들은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또 반대파들을 매수할 도구도 있다. 러시아의 원유 판매 대금을 저축한 두 개의 기금인 비축기금과 복지기금으로 예산 이외의 지출이 가능하다. 이는 연금을 2년간 2배로 인상시키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그 밖의 정책 실행도 가능하다.

푸틴은 한때 누렸던 무적 제왕의 기세를 분명히 상실했다. 통치자로서 그의 신뢰도는 크게 위축됐고 아마도 구제불능일 것 같다. 문제는 푸틴이 주변 상황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푸틴이 그의 기질로 볼 때 자유화의 길을 택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고 엄격한 무력 진압이 있을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푸틴이 역량이 없다고 본다.
파이낸셜 타임스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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