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날림의 끝은 파탄
배신과 날림의 끝은 파탄
  • 미래한국
  • 승인 2012.0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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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동 편집위원,나라정책연구원장

한나라당이 보수(保守)란 표현 삭제를 두고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보수가 동네북이 된 지 이미 오래됐고 보수에 대한 진보좌파의 공격은 새삼스런 것도 아니다. 보수에 대한 공격은 일찍이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노골적이며 극단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별 놈의 보수’가 다 있다며 보수를 비하하고 진보를 상징하던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하고 오마이뉴스 인터뷰부터 감행하는 일관성을 보였다. 보수는 지금 진보들이 하는 것처럼 소통 부재 정부이며 일방통행적이며 국민통합에 반하는 정부라는 식의 항변 한번 제대로 못하고 죄지은 듯 굴욕을 감내해야 했다. 결국 노무현 정부의 경제성장률은 5년 내내 세계 평균성장률을 넘기지 못했고 건국 이래 최악의 분배지수를 만든 정부로 막을 내렸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보수는 내내 천덕꾸러기였다. 이명박 정부는 단 한번도 당당하게 보수 가치를 내놓고 구현하지 못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중도와 실용의 깃발만 나부꼈고 불법세력에 단호하기는 커녕 청와대에서 ‘아침이슬’을 불렀다며 잘봐주기를 간청하게 되면서 보수는 고개 한번 들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자신은 절대로 보수가 아니라며 구색을 갖추려 애썼고 이것저것 섞어가며 좌우합작 정부로 보이려 최선을 다했다. 보수 깃발도 못 올렸지만 이명박 정부는 소통부재와 국민통합을 저해한 세력으로 온갖 공격을 다 받는 현실이다. 그러자 이제 한나라당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준비하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좌든 우든 그것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내용과 업적은 만들지 않고 간판만 붙였다, 뗐다 하며 생존하려 하는 세력이야말로 한국사회의 악이다. 어제는 대통령으로 뽑아달라더니 오늘은 천연덕스럽게 대통령 비난 대열에 함께 모여 장단을 맞추는 식이다. 어제는 한나라당 외에는 나라를 구할 당이 없다더니 오늘은 당명을 바꾸자고 난리다. 마치 시장판에서 일하는 어머니가 남들 어머니처럼 세련되지 못하다며 부끄럽다며 외면하는 꼴이고, 자식이 죄를 지었다고 자식을 부정하는 식의 참으로 가관의 꼴이다.

진보가 부러우면 그 길로 가면 된다. 좌파가 좋으면 좌파활동을 하고 평가받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의 보수 삭제 논란은 방향성도 목표도 없는 거짓행위이다. 회색과 정체성 불명으로 선거에 나서겠다는 꼼수이다. 리더십은 커녕 방향성도 없이 선거에 임해 선택받겠다는 것이다. 배신과 날림의 정치가 이보다도 더할 수 없다. 민주당은 그래도 김대중·노무현 사진이라도 걸어놓고 계승하겠다는데 보수라던 한나라당은 이승만·박정희 사진 하나 내걸 용기도 없는 족속들이다. 보수를 내세워 집권하고 중도로 통치하겠다더니 이젠 나도 진보라는 식이다.

개인이든, 나라든 부끄럽지 않은 역사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부끄러움과 잘못을 인정하고 극복해가는 책임이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잘못을 극복하며 만들어온 나라고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공화당이든 영국의 보수당이든 잘못을 극복하며 진화시켜온 정당들이다. 만약 잘못과 부끄러움이 있다면 그것은 극복할 대상이지 부정하며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속이겠다는 것일 뿐이다. 그것보다 가증스러운 것은 없다. 속인다고 속을 국민인가? 국민이 그렇게 우습단 말인가? 그 끝이 보인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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