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으로 풀어 보는 북한문제
게임이론으로 풀어 보는 북한문제
  • 미래한국
  • 승인 2012.02.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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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일본]

 
시장경쟁연구를 위해 개발된 게임이론은 냉전시대에 미국에서 시작됐다.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미국의 셸링 교수가 1960년 펴낸 ‘분쟁의 전략’이라는 저서는 공산권 담당자의 필독서였고 키신저 국무 장관도 학생 시절 게임이론을 배웠다.

그러면 북한문제를 게임이론으로 고찰해보자. 북한은 ‘핵개발 포기’와 ‘핵개발 계속’이라는 선택지를 가졌고 국제사회는 ‘인도적 지원’과 ‘지원거부’라는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할 때 이들의 조합으로 4가지의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

서로가 모두 양보하는 경우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할 경우에는 국제평화가 올 것이며, 쌍방이 10의 이익을 얻지만 서로 협조를 거부해 핵실험과 지원 거부로 갈 때는 분쟁 리스크가 높아져 각자가 5의 이익 밖에 못 얻는다고 가정한다.

또, 북한이 원조만 받고 핵실험을 계속할 때의 북한의 이익은 12, 국제사회는 얻는 것이 없어 4, 북한이 핵을 포기했는데도 국제사회가 지원을 거부하면 북한의 이익이 4, 국제사회의 이익이 12라고 가정한다.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경우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하면 12, 핵을 포기하면 10 인데, 인도적 지원이 없는 경우 핵포기를 하면 4, 핵실험을 하면 5가 되므로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하건 않건,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계속하는 쪽이 이익이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국제사회 쪽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경우 인도적 지원을 하면 10, 지원을 거부하면 12이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경우에는 지원하면 4, 지원을 거부하면 5가 되므로,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지원을 거부하는 쪽이 낫다.

이와 같이 양편 참가자 모두 작전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돼 생기는 균형상태를 내시균형이라 부르는데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천재수학자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내시균형 중에서도 ‘핵실험, 지원 거부’ 처럼 결과적으로 양측의 불이익이 되는 비협조해(非協調解)를 ‘죄수의 딜레마’라고 부른다.

6자회담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은 이 때문에 생겼다. 내시균형을 비협조해 아닌, ‘핵포기, 인도적 지원’이라는 협조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섭 참가자가 배신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불한당 국가는 약속을 안지키는 것이 상례이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북한이 협조하는 한 국제사회는 지원하고 북한이 한번이라도 비협력적 선택을 하면 국제사회도 지원을 거부하면 된다.

게임이론에 의하면 제재 방법에는 한번에 한정된 징벌과, 영구적인 징벌의 두 가지가 있다. 상대를 배신해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다가는 상대방의 징벌적 대응으로 입게 될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제재 수단이 포함된 연속게임에서는 ‘핵포기, 인도적 지원’이라는 협조해가 내시균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서 제재가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게임이론에 의하면 교섭에 있어서 제재는 필수적 요소다. 물론 이때 북한이 ‘합리적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하지만 경제학적으로도 지금의 국제사회의 대북 대응은 옳은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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