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숙의 호스피스이야기- 나 같은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나요?
최화숙의 호스피스이야기- 나 같은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나요?
  • 미래한국
  • 승인 200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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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나요?” 이영희(가명)씨가 질문하였다. 그녀는 우리 호스피스 환자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유방암으로 왼쪽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하고 잘 견뎌왔으나 두번째 재발하여서는 폐와 뼈, 뇌에 전이가 되어 호스피스에 의뢰되었었다.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가 있었고 왼쪽 가슴의 수술한 곳으로부터 나오는 분비물로 인해 자주 드레싱을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영희씨의 신체적인 증상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조절이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도 죽음에 대한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었다. 어느 날은 이영희씨가 먼저 자신의 그런 마음의 일단을 피력하였다. 남편은 다정다감하여 그녀에게 몹시 살갑게 굴었으나 때로는 큰 소리로 화를 내어 시한부 인생을 사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하소연하였다. 자신이 죽으면 남편과 두 아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고 하면서 울고 있었다. 그 날, 그녀에게 천국에 대해 소개했는데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영희씨는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곤 어느 날 가족들을 불러 모아놓고 자신의 영적인 변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천국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강력하게 피력하였다. 그리고 이제 임종이 가까운 시점에 이르러 “나 같은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나요?”하고 질문하고 있었다. 이영희씨의 그 말은 자신과 같이 병들어서 신앙을 가지게 되어 아무 한 일도 없는데 그런데도 천국에 갈 수가 있느냐는 의미였다. 그녀의 눈 속에는 “건강할 때 믿어서 무언가 기여라도 했으면 모를까?!” 하는 의문이 들어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남편의 품에 안겨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필자는 “그럼요. 이영희씨 같은 사람이 안가면 누가 가나요?” 했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주 밝고 너무나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면서 함께 있던 두 아들과 남편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가족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몇 시간이 지난 후 이영희씨는 소천하였다.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나서 미국에 공부하러 가 있던 작은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필자를 찾아왔다. 그동안 이영희씨의 남편은 재혼을 하였고,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작은 아들도 결혼하여 아이가 하나 있었다. 작은 아들이 미국에서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의 기자가 이제는 집사가 된 작은 아들 가정을 탐방하여 “어떻게 하여 신앙생활을 하시게 되었습니까?”하고 질문했는데 당시 호스피스 간호사의 “그럼요”하는 확신에 찬 대답과 어머니의 그 환한 미소가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는 것이다. 작은 아들은 지금도 그 때 어머니의 얼굴에 피어올랐던 그 환한 미소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으며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 가운데 살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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