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박원순 사태가 남긴 것
강용석-박원순 사태가 남긴 것
  • 미래한국
  • 승인 2012.03.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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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2일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전격적인 공개신검을 실행함으로써 50여일간의 논란이 막을 내렸다. 그 결과 의혹을 제기하던 강용석 의원은 약속대로 이 날 전격 국회의원직을 사퇴했고 2월말 현재 강 전 의원이 제시했던 박주신 씨의 MRI영상 유출에 대한 수사 여부만이 남게 됐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이 있다. 우리 사회 내 이른바 건전한 ‘집단지성’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강용석 의원은 사실 박주신 씨의 병역면탈 의혹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에 배치되는 여러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먼저 MRI영상이 자신에게 제보됐을 때 강용석 의원은 그 자료에 대해 충분히 전문가들과 상의를 했어야 했다. 본인이 먼저 그 자료에 대해 의심을 하고 영상이 박주신 씨의 것이 맞을 경우에 대한 가능성 여부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이야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영상이 총선 과정에서 핵폭탄으로 등장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강용석 의원은 경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강 의원이 선택된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전문가들 마저 착각의 오류에 빠지게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동시에 해당 MRI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전문가들 역시 섣불리 의견을 제시하기 보다는 강 의원에게 가능한 모든 정보를 요구하고 그것을 검토했어야 옳았다. 공개검진에서 박주신 씨의 체중이 알고 있던 60Kg대가 아니라 80Kg대였다는 것은 기본 정보도 파악이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책임에 대해서는 강용석 의원이 가장 무겁다. 본인에게 전달된 MRI영상에 대해 이를 자신의 사욕을 배제하고 촬영지인 자생한방병원과 사실 여부에 대해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면 문제는 조기에 매듭이 지어졌을 것이다. 차라리 사실과 관계없이 정치적 선동 목적이었다면 그 영상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강 의원은‘게도 구럭도 모두 잃고’ 결과적으로는 박원순 시장 측과 일전(一戰)에서 의해 간과 뇌를 땅에 모두 문지르게 된 일패도지(一敗塗地)의 상황을 맞이해 버린 것이다.

아울러 강용석 의원 등 이번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도 이러한 문제에서 얻을 교훈이 있다. 당당한 위치에서 공의를 위한 정명(正命)이 아니라 쫓기는 자의 입신영달이 목적인 그 모든 정치적 네거티브 공세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쫓기는 자에겐 자신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법이고 그로 인해 사실이 감춰지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한 점을 검증하고 대리할 우리 사회 내 건전한 싱크탱크나 집단지성이 없다는 점이다. 만일 이 문제가 새누리당의 서울시장을 대상으로 이른바 좌파세력이 제기하는 문제였다면 당연히 이는 참여연대와 같은 좌파진영의 상급 심의 기관을 통해 검증됐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 집단 검증 과정에서 좌파진영 전체에 타격이 올 만한 사안이었다면 이는 개밥그릇처럼 내동댕이쳐졌을 문제였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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