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의회 종북 주사파들 더 교묘해질 것”
"19대 의회 종북 주사파들 더 교묘해질 것”
  • 미래한국
  • 승인 2012.04.24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인터뷰
이번 19대 총선의 최대 승리자는 종북 주사파진영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거 민혁당과 직간접 연관이 있는 주사파 NL(민족해방전선)의 핵심들이 야권연대를 통해 제도권 의회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진보의 그늘>이라는 책을 통해 이들의 면면을 추적해 공개했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기홍 대표 프로필 
 
△1961년생 
△연세대 문과대 심리학과 졸 
△1983년 대학 3학년 때 교내시위 주동 1년6개월 실형 선고, 6개월 복역 
△인쇄노조, 전태일기념사업회, 철도청 등에서 14년간 노동운동 
△1997년 청년단체 ´푸른사람들´ 회장 
△1998년부터 이념잡지 ´시대정신´ 발행인 
△현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 민혁당 사건은 ▼
 
1998년 12월 18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북한 반(半)잠수정 한 척을 우리 해군이 격침했다. 이때 수거한 유류품을 국가정보원이 수사한 결과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의 실체가 드러나 수뇌부 대부분이 검거됐다.
 
이 잠수정에는 민혁당 관련 인사들과 만난 북한 간첩이 타고 있었으며 그가 기록한 문건들이 민혁당의 존재와 조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민혁당은 1992년 만들어졌으며 서울대 법대생 김영환 씨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김 씨는 이른바 ‘강철서신’을 통해 학생운동권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퍼뜨린 인물로, 1991년 비밀리에 방북해 김일성을 직접 만났다. 하지만 방북 기간에 북한의 경직된 사회상을 목격했고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규모 아사(餓死) 사태를 접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김 씨는 1997년 결국 민혁당을 해체하고 전향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 씨의 전향에 반발한 세력들이 민혁당을 재건해 활동했다. 
 
 
- <진보의 그늘>을 보았습니다. 책을 쓰시게 된 배경이 있으십니까?
 
처음에 제가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저 스스로도 좌익 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잘 알았고,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에도 종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게 당황스러웠습니다. 특별히 최근에 일어난 왕재산 간첩사건이 계기가 됐어요. 북한에 충성 맹세를 한 비밀스러운 지하 조직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가만히 있기에는 저의 양심이 허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진실들을 세상 가운데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40대의 사람들이 어떤 계기가 되면 종북활동을 시작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한데요. 일단 국가 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어떤 뿌리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지요. 이런 질문을 물고 늘어지다 만나 대표적인 사건인 통혁당, 민혁당과 마주하게 됐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구좌익과 신좌익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 들게 됐어요.
 
- 통합진보당을 둘러싸고 종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당권의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NL계 출신이라는 거에요. 특히 이번 당권파 중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과 관련된 자들이 당선됐다는 것은 큰 문제이지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 이석기 씨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논란이 되는 이석기 씨는 민혁당 사건으로 2003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1999년 민혁당의 실체가 드러남과 동시에 약 3년간을 도망 다니다가 체포됐어요.
 
민혁당을 세운 서울대 법대 출신 김영환 씨가 북한 체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혁당 해산과 함께 전향을 선택한 것과는 대비되는데 이석기 씨는 서울고법 판결 후 5개월 만인 그해 8월 노무현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어요. 법원 판결문에 나타난 이 당선자의 주요 혐의는 ‘반국가단체 구성’이었지요. 이 당선자는 민혁당 창당에 참여해 경기남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어요. 판결문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며 혁명을 통한 국가 변란을 목표로 삼아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그런 종북성향의 의원들이 국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공개적으로는 김일성주의를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노선을 반드시 지키려고 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것을 전술적으로 과격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다음 대선을 보고 약하게 할 것인지는 그들이 판단할 것인데, 제가 판단하기로는 이 사람들은 기존의 의원들에 비해서 고수이기 때문에 아마 대응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18대 강기갑, 김선동 의원의 경우와는 또 다른 전술을 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결국 한미 FTA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처럼 미군철수를 목표로 한 새로운 전술들이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 운동권 주사파 가운데 전향이 안 된 부류가 존재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도 그것이 궁금합니다. 여하튼 김영환 씨는 북한을 체험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당시 주체사상을 맑스주의의 대안 사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지만 맑스주의에는 인간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80년대 초반에는 논쟁에서 같은 동지 사이에서도 비꼬는 듯한 말투, 러시아 말투를 생생하게 쓰기도 했죠.
 
김영환 씨는 학자적인 스타일이어서 주체사상의 선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점잖은 표현들에 매료됐던 것 같고 막상 감옥에서 공산국가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건재한 모습에 혹시 대안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후 북한을 체험하고 나머지 사람들을 바꿔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그 당시 2인자였던 하영옥은 이론을 한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고, 북한과 한번 맺은 인연을 중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조직에 갈등이 생겼죠. 그래서 소위 지하당 내에서 논쟁 비슷한 게 있었죠. 그런 이유로 북한인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됐고 당연히 하영옥 밑에 있던 조직인 경기남부와 영남위원회는 김영환 씨가 직접 이끌었던 전북 위원회와 갈려졌습니다.
 
- 그러면 통합진보당 내에서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 같은 구PD계열과 주사파간에 과거 같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갈등은 분명 내재합니다. 그러나 심상정 씨나 노회찬 씨 같은 구PD계열 사람들이 종북주의에 반대하고는 있지만 조직이나 세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의회 내에서는 결국 이 주사 NL이 주도권을 갖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분명한 것은 운동권이 과거 한 두 해에 생긴 것이 아니라 길게 보면 30년의 뿌리가 있기 때문에 갈래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주사파는 아니었지만 NL에 속했어요. NL 중에서도 주사를 신봉하지 않은 NL이 있었지요. 그런 부분에서 서로 친소 관계가 있거든요. 근데 PD는 생래적으로 NL을 싫어했습니다. 불과 얼음 같은 사이였는데 지금은 한 배를 타고 있는 것이죠. 지난번 민노당 분단 시절에는 PD도 소수파지만 세력이 있었지요. 그러나 그 진보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몰락했습니다. 지난번처럼 세력 대 세력으로 붙어가기에는 세가 약하다. 그렇게 봅니다.
 
- 그러면 새누리당의 대응이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새누리당 의원들과는 제가 뿌리가 다르니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잘 만나지는 않지만 운동권 출신들 간에는 인간적인 끈끈함이 있어요. 민주당은 내부에서 이해관계에 따라서 호남 출신도 있고 계파가 있겠지만 옛날에는 같은 대학에서 선후배 관계라든지 하는 그런 것이 있어서 새누리당보다는 응집력이 강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원래 새누리당은 한나라 때부터 다 개개인 아닙니까. 개개인이기 때문에 그것을 얼마나 잘 극복해서 갈지는 참 알 수 없는 것이죠.
 
 
 
- 다수인 새누리당이 이념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합리적인 분들과 건전한 분들, 그리고 보수적인 분들도 ‘요즘 무슨 종북이야?’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은 정치라는 게임에서는 인식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실을 보십시오. 결국 민주당 내에서 당권파든 친노든 다 민노당에 끌려갔고 유시민과 같은 과거 집권당의 실세이자 자유주의 좌파마저 모두 종북주의 민노당에 흡수됐습니다. 세력이 약하니까 통일전선을 통해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것이죠.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전혀 김일성 주사파와 관계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이렇게 통일전선에 의해 진영화된다는 것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좌파든 우파든 대한민국 안에서 경쟁하면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김일성주의자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대한민국 공동체에서 파괴세력이거든요. 새누리당이 다수가 됐다고 이들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에는 이번 대선도 이념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일 텐데 이념적 베이스에서 새누리당은 게임의 법칙을 모른다는 점이죠.
 
- 마지막으로 북한민주화라는 활동에 애로사항이나 목표가 있으신지요?
 
10년 넘게 일을 했는데 크게는 3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운동의 경우에는 다음세대로의 재생산이 필요해요. 활동하겠다는 사람이 계속 나와야만 운동도 이어지는 것처럼 모임에는 재생산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재정적 문제입니다. 활동을 한다면 최소한의 서포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다른 나라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나라의 경우 북한인권 운동을 지속적으로 10-20년간 하겠다는 사람들의 확충이 어려운 것은 재정적으로 최소한의 활동을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셋째는 진보만이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에 뭔가 북한과 관련된 벽이 있어요. 꼭 종북들이 아니고서라도 근본적인 북한문제에 대한 의식이 약합니다. 물론 작년에 신숙자 구출이나 올해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 같은 경우 과거에 많이 개선된 것이 있습니다만, 15년을 가까이 하다보니까 뭔가 이념이 아니라 양심의 문제인데... 이런 점을 넘어서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요.
 
   인터뷰 :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정리   : 곽우정 객원기자
   사진   :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공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