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와 짖어대는 개 그리고 북한
사마귀와 짖어대는 개 그리고 북한
  • 미래한국
  • 승인 2012.04.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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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제(齊)나라 장공(莊公)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가던 도중 웬 벌레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를 쳐부술 듯 덤벼들었다. 이를 보고 가소롭기도 하고 용맹스러워 보이기도 해서 장공이 그 벌레에 대해 하문한즉 신하가 답했다.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이옵니다. 이놈은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을 모르는데, 제 힘은 생각지도 않고 적을 가볍게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고도 하고 당랑지부(螳螂之斧)라고도 하는 고사성어의 내력이다. 힘도 없는 놈이 자기 분수도 모르고 강자에게 무모하게 대드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요즘 북한이 하는 행동거지를 보면 그야말로 ‘당랑거철’이다.
 
지난 23일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가 '통고‘라는 형식을 빌려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고 남쪽을 협박하고 나왔다. 그러면서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 방법으로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우리 군이 지난 19일 탄도미사일 '현무2'와 순항미사일 '현무3'을 공개한 것과, 지난 20일 “집단농장을 해체해 개인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농지개혁' 발언을 트집 잡아 그렇게 우리를 겁박하고 나왔다.
  
북한 의도적으로 대남 비방. 전쟁 위협 발언
 
이보다 앞서 지난 18일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거족적인 성전과 역적패당의 아성을 짓뭉개버리는 타격전”을 입에 올린 바 있다. 이틀 후 진행된 군중대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야비한 욕설까지 퍼부어댔다.
  
급기야 22일에는 북한 외무성까지 나서 "이제 조선반도에서 무슨 일이 터지는 경우 그 책임은 이명박 역도에게 있다"며 전쟁까지 입에 올렸다. 그 외에도 각종 단체와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대남 비방과 함께 공갈 협박들을 연일 쏟아냈다.
 
이럴 때 떠오르는 표현이 하나 있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는 속담이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는 말은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달그림자만 봐도 짖어대고, 가랑잎 소리에도 으르렁거리며, 주변 상황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컹컹거리는 개는 물지 못한다. 이런 개는 으르렁대는 소리만 요란하고 인상만 험악했지 실체는 헛것이다.
 
진짜로 겁나고 무서운 개는 짖지 않는 개다. 함부로 으르렁거리지도 않고 공격의 자세를 겉으로 드러내지도 않지만, 그러나 끊임없이 주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가 상대편의 적의가 확인되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들어 적을 물어버리는 개가 진짜 겁나는 개다.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개는 실제론 힘도 없으면서 허장성세로 상대를 겁만 주는 속빈 강정이다. 그러나 짖지 않는 개는 상대에게 그 어떤 허장성세도 부리지 않으며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아 행동한다. 북한이 달무리만 봐도 짖어대는 속빈 강정의 개라면 우리는 함부로 으르렁거리지 않는 힘 있는 알짜배기 개다.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그토록 신경 쓰는 우리의 탄도미사일 '현무2'와 순항미사일 '현무3'은 우리나라 어느 장소에서 발사해도 북한의 가장 먼 곳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최신 무기로 알려졌다.
 
이동식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 ‘현무2’는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의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순항미사일 ‘현무3’은 1,000㎞ 이상 떨어진 평양의 김정은 집무실 창문도 명중시킬 수 있는 정확도를 가진 무기로 알려졌다.
 
이런 무기들에 북한이 겁도 날 법도 하다. 그래서 밤낮 없이 짖어대는 모양이다. 이런 북한에 대해 국민들은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보고만 있지 말고 속 시원히 응징하라고 성화를 댄다. 그러나 섣불리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미사일 발사 강행 실패 후 미북협상 결렬되고 중국도 등돌려
 
그렇다고 경계를 늦추고 있는 건 아니다. 럭비공 같은 북한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불나방처럼 저 죽을지도 모르고 불길을 향해 달려드는 무모한 집단 북한이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 군은 철통수비 속에 북한의 동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사정이 급박한 것은 저쪽이다. 북한은 지금 사면초가다. 한 많은 보릿고개를 넘으면서 여기저시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고, 먹을 것을 찾아 국경을 넘는 탈북행렬이 오늘도 줄을 잇는다. 실패한 미사일 발사로 미.북 간 협상은 파탄났고, 혈맹이라는 중국도 마침내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사단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해온 올해 ‘강성대국’ 진입을 뽐낸답시고 북한 주민 1년 치 식량 구입비를 탕진해가며 쏘아올린 미사일이 발사 135초 만에 산산조각 나 서해로 곤두박질치면서 생겼다. 앞을 봐도 꽉 막혔고 뒤를 봐도 물러설 수 없는 절벽이다.
 
이런 때는 그저 울고만 싶을 뿐이다. 속된 말로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이럴 때 등장시키는 것이 대남 비방과 전쟁 위협이다. 우리 속담에 ‘시모(媤母)에게 역정(逆情)나 개 옆구리 찬다’더니 지금 북한의 하는 꼬락서니가 그 꼴이다. ‘종로에서 뺨따귀 맞고 한강 가서 화풀이’ 하는 격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패에 따른 망신살을 남쪽에다 대고 풀려하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불만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보려고 우리를 향해 있는 욕 없는 욕 다해가며 ‘전쟁’이란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고 있다.
 
한바탕 퍼부어대는 욕지거리로 미사일 실패에 따른 북한의 화가 풀렸는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3자의 눈에 비친 북한의 몰골이야말로 몰락해가는 김정은 체제의 단말마적 최후 발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한 번 충고하거니와 북한은 지금 한가하게 대남 비방이나 하고 전쟁 협박이나 늘어놓을 계제가 아니다.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 한 채 굶기를 밥 먹듯 하는 북한 주민들의 민생 챙기기에 온 힘을 쏟아도 역부족이다.
 
그런데도 행여 북한이 직면한 위기의 돌파구를 엉뚱한 데서 찾으려 하다간 큰 코 다친다. 만에 하나 섣부른 불장난이라도 저지르면 북한은 그날로 궤멸된다. 버마재비가 만용을 부리다 수레에 깔려 죽는 운명을 맞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와 2400만 북한 동포들이 잃을 것은 155마일 휴전선이다. 그리고 대신 얻는 것은 꿈에도 그리던 조국통일이다. 우리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김상백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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