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에 대처하는 방법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는 방법
  • 미래한국
  • 승인 2012.05.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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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우기며 발사했던 장거리 미사일은 겨우 2분 정도 날다가 폭파돼 버렸다. 더 이상 팔릴 체면도 없는 북한은 4월 15일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벌이며 군사력을 과시하려 했다.

4월 15일 퍼레이드에서 가장 막강한 무기처럼 보인 장거리 미사일이 김정은의 사열대 앞을 지나갈 때 김정은은 옆에 서 있는 장군에게 물었다. 동아일보는 김정은의 입 모양을 보고 김정은이 북한 장군에게 ‘저 미사일은 발사한 적이 있는 것인가’ 라고 물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분노한 북한은 동아일보사를 비롯한 한국 언론사 4곳을 폭파 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색칠조차 조악해서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도 좀 이상해 보였던 그 큰 미사일은 사진을 정밀 분석한 서방측 전문가들에 의해 종이로 만든 가짜라고 밝혀졌다.

국제연합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2009년 채택된 유엔 결의안보다 강화된 의장성명을 신속하게 채택했고,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이 변할 때까지 고립 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항상 북한 편을 들었던 중국마저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분노했다. 중국이 분노한 이유는 북한의 도발이 점차 중국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되는 일임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남쪽을 향한 미사일 도발은 미국, 일본, 한국, 대만의 군함들이 중국 앞바다에 집결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고, 북한의 행동은 남지나해 전체를 중국의 앞바다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전략에 심각한 위해 요인이 됐던 것이다.

도발 땐 북한정권 붕괴 인식 심어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어사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최악의 욕설들을 모두 다 동원해서 대한민국을 욕하고 있다. 정상적인 개는 짖을 때 물지 않지만 오래 전 박정희 대통령이 말했듯이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3~4분 만에 죽탕 쳐 죽여 버리겠다’는 섬뜩한 위협을 했고 이는 물리적으로 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단거리 로켓은 3-4분 내에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위협이 전략적으로도 가능한 것이 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이미 국제정치학자들과 전략이론가들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적국의 도발을 전략적으로는 가능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들을 고안해냈다. 북한의 협박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북한은 한국보다 훨씬 더 처절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사전에 확신 시켜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쟁억지이론(deterrence theory)이 말해주는 방법이다. 전쟁 혹은 도발에 대한 억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적도 이성적(rational)으로 생각하는 실체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적을 향한 우리의 위협은 신빙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현재의 북한은 과연 이성적인 실체인 것일까? 북한 정권은 오로지 정권의 생존과 정권의 정통성 확립에만 매달려 있는 나라다.

국민들 중에서는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권의 정통성 확립을 위한 김일성의 100세 축하 쇼를 벌이느라 국민이 1년 먹을 쌀값을 날려버릴 수 있는 나라며 가짜 미사일마저 군사퍼레이드에 동원할 수 있는 나라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북한은 미친 나라다. 그러나 만약 북한 정권이 정말로 이성적인 정권이 아니라면 억지 이론이 제시하는 방법으로 북한의 행동을 저지할 수 없다는 말일까?

이론적으로 미친놈을 막을 방법도 없고 그들의 행동을 예측할 방법도 없다. 테러리스트들을 미친놈들로 간주하는 미국은 선제공격을 통해 사전에 테러리스트를 제거한다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죽음을 사랑한다’고 선언한 오사마 빈 라덴 일파를 미친놈으로 보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전략을 택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주민, 북한의 군사력이 아니라 북한 정권이 미국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북한 정권은 한 가지 점에서는 극도로 합리적이다. 그 한 가지가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정권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굶어죽든 말든 자신들만 살면 된다는 저들만의 합리성을 갖춘 것이 북한 정권인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억지전략의 표적은 북한 정권으로 맞춰지면 되는 것이다.

햇볕정책 실시 때도 대남도발 여전

‘3분 만에 대한민국을 죽탕쳐 버리겠다’는 북한의 협박은 ‘그럴 경우 북한 정권도 곧바로 끝장난다’는 말로 되받아치면 된다. 대한민국이 북한에 비해 전략적으로 유리한 점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죽탕치는 것’보다 대한민국이 북한 정권을 제거하는 일이 훨씬 쉽고 간단한 일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단호한 결심을 그들이 믿지 않으면 이 같은 전략은 헛것이 된다. 그들이 또 다른 도발을 하면 그들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확실히 믿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리적 조건과 심리적 조건 등 두 가지가 필요하다. 물리적 조건이란 정밀 타격무기의 존재 여부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이미 스스로의 기술로 개발한, 김정은의 집무실 창문도 뚫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정밀 타격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발발했을 경우 사생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와 각오다. 영국의 저명한 전쟁이론가 마이클 하워드는 “전쟁이란 수단은 악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전쟁이란 수단을 포기한 자는 곧 자신의 운명이 그렇지 않은 자의 손아귀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가 그러했다.

전쟁이란 수단을 국가정책의 수단으로서는 사실상 포기했던 대한민국의 운명은 그동안 전적으로 북한의 자비심에 달려 있었다. 북한이 소리칠 때마다 남한은 쩔쩔맸었다. 국력이 북한보다 훨씬 막강해진 이후에도 한국은 평화를 구걸하기 위해 북한에게 아부를 떨며 산 적도 있었다. 그런 시절에도 북한은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대남도발을 자행했다. 햇볕정책 시절을 평화로운 시대였다고 믿는 사람들은 북한의 대남도발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라. 그 시절 한반도가 과연 평화로운 시절이었는지를.

이제 비정상적이던 남북관계는 정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가 북한 정권 마음대로 결정되는 시대는 종식돼야 한다. 나라를 상징하는 한문 글자 그대로 나라(國)란 국민들이(口) 창(戈) 들고 지키는 큰 땅(口)이다. 북한보다 훨씬 더 좋은 창을 들고 있는 대한민국이 뭘 겁내는가.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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