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협박이 새삼스러운 이유
북한의 대남협박이 새삼스러운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2.05.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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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협박이 갈수록 광기를 부린다.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게 없자 남쪽에다 대고 분풀이를 해오던 북한은 지난 4월 18일 소위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서울공격’을 함부로 입에 담았다. 같은 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유사한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틀 후인 20일엔 평양시 군민(軍民)대회를 열고 ‘청와대 타격’까지 들먹이며 발악했다.

악에 바친 북한은 급기야 지난 4월 23일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통고’ 형식으로 3∼4분 내 특이한 수단·방법으로 한국 정부기관과 언론을 초토화하는 ‘특별행동’을 곧 개시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한바탕 게거품을 물고 나서는 또 한동안 잠잠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물 샐 틈 없는 사주경계다. 짖는 개는 물지 않지만 짖던 개가 갑자기 조용해지면 물 준비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대남협박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최근 들어 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빈도가 전에 없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지난날의 그것과 구별된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대남협박에는 일정한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른바 ‘최고 존엄’(김정은) 모독에 대한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협박 내용이 매우 도발적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북한의 대남협박은 이명박 대통령과 우리 언론이 유사시 미사일로 북한 최고 수뇌부의 집무실을 타격할 것과 농지개혁 등 북한의 체제 변화 필요성을 거론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 원인 제공자가 북한이란 점에서 이는 어불성설이다. 진짜 이유는 북한 내부에 있다.

내부 불만 잠재우기 위해 긴장 조성

북한의 대남협박 이유와 의도는 다양하게 분석된다. 우선 북한은 지금 악에 바쳐 있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강성대국’ 선포를 위해 준비한 미사일 발사 실패가 한 원인이다. 실패한 미사일 발사로 미북 협상마저 파탄이 나고 말았다. 인육사건이 날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한다. 그러니 내부 불만이 극에 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남북한 간 긴장 조성이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불만을 잠재우며 단결을 도모하는 전술이다.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켜 내부로부터 나오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를 덮는 전형적인 북한 수법이다.

김일성 100회 생일과 맞물려 김정은 등극을 대내외에 알리는 ‘축포’ 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이마저 실패한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고 체제를 결속하는 데 대남 도발만큼 유효한 수단이 없다. 남북분단 60여 년 동안 북한은 이 수법을 조자룡 헌 칼 쓰듯 써왔다. 북한의 이번 대남협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10여 전부터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는 2012년 4월에 마침내 ‘강성대국’의 문이 열린다고 호언장담해왔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4월이 오자 이를 내외에 선포하는 축포로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축포가 허공중에서 산산조각나면서 모든 꿈도 사라졌다. 이에 북한은 치미는 울분을 달래며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대남협박을 카드로 선택했다.

북한의 이번 대남협박은 명목상 북한군의 통수권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고 ‘광명성 3호’ 발사 실패로 실추된 군부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 로켓 발사 실패로 실추된 군부의 위상과 김정은의 신임을 회복하기 위한 극적 조치의 일환으로 대남협박을 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에 전쟁 공포심을 조성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면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앞으로도 어떤 계기만 생기면 강도 높은 대남위협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북한군이 ‘3∼4분 내’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등 특별행동 내용을 종전보다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국지적 도발이나 서울도심 테러 등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면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은 도심의 특정 대상을 공격하기보다는 통신망, 에너지, 전력망 등을 파괴해 인명살상은 없으면서도 피해는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거기에다 북한의 이번 대남협박이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친다. 북한의 대남협박이 공격 주체와 대상, 그리고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남도발이 많았던 6월 경각심 높여야

그렇다면 그 결정적 시기가 언제쯤일 것이냐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6월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관계에 있어 6월은 모진 달이기 때문이다. 6·25 한국전쟁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6월에 일어난 북한의 도발사건은 많다.
가까이 북한은 1999년 6월 15일 오전 8시 28분 어뢰정 10척의 기습 선제공격으로 제1차 연평해전을 일으켰다. 여기에서 참패한 북한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서쪽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기습 포격으로 2차 연평해전을 도발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그 6월이다. 이달을 맞으며 우리에게는 요구되는 것이 보다 삼엄한 대북 경계다.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이 감히 도발에 나설 수 없도록 선제적 방어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온다면 철저한 응징으로 값진 교훈을 남겨주면서 이를 남북통일의 단초로 삼아야 한다.

북한은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대남협박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는 김정은 집단에게 우리는 더 이상 인내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는 명심해야 한다.


김상백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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