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외길 30년, 청지기 정신으로 세상을 품다
화장품 외길 30년, 청지기 정신으로 세상을 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07.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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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참존그룹 회장

“인터뷰를 할 때마다 제 자랑을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습니다. 다 하나님이 하신 일인데…”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기업이 성장했음을 계속 강조했다. 참존화장품은 2010년에 참존 오토모티브, 참존 모터스, 참존 임포트, 참존 건설을 묶어 참존그룹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28년의 역사를 가진 참존화장품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로의 참존 사옥 1,2층에 아우디 센터가 들어서 있다. 세계 3대 아우디 매장으로 꼽힐 정도로 큰 규모이다. 참존은 자동차 사업으로 독일 명차 벤틀리와 아우디 딜러를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를 한국에 공식 수입 판매하고 있다.

   
 

참존이 느닷없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것은 김광석 회장의 소신과 관련이 있다. 화장품 외길을 걸어온 김광석 회장이 세 아들에게 “내가 은퇴하면 자본과 경영을 분리해 전문가에게 회사 운영을 맡기겠다”고 공표하자 자녀들이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결과물이다. 세 아들은 각자의 전공에 맞춰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큰아들이 자동차업종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28년 전 출발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화장품 외길을 걷겠다는 각오이다. 우리나라는 외국 유명화장품보다 국산화장품 매출이 훨씬 높은 독특한 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라는 거대 화장품기업이 시장을 거의 잠식하고 있어 과거 유명화장품 회사들이 도산하거나 저가 화장품으로 옮겨간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존화장품은 ‘품질 좋은 화장품’이라는 확고한 이미지에 힘입어 일반 매장과 홈쇼핑, 면세점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 수출액이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국내면세점에서 참존화장품을 ‘싹쓸이 쇼핑’할 정도이다.

틈새전략과 앞선 제품개발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참존화장품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김광석 회장의 독특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힌 덕택이다. 김 회장이 구가하는 샘플, 세미나, 서비스라는 ‘3S 전략’은 초창기부터 차근차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화장품 샘플을 최초로 나눠준 회사가 바로 참존이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초창기 참존화장품 광고 문구는 그 어떤 유명 모델보다 파워가 있었다. 철저한 서비스와 함께 샘플 전략이 주효해 빠른 성장을 이루었다. 김 회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세미나이다.

“원주 공장을 방문해 직접 저의 세미나를 들은 분이 20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층이 참존을 인정하고 계속 사용해주니 그 파워가 대단히 큽니다. 엄청난 광고비를 들였다면 오늘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광고를 할 때는 판매가 되지만 안하면 금세 잊어버립니다. 3S 전략이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직접 소비자를 만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CCS전략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참존과 소비자가 1:1로 만나는 제도입니다.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전화로 주문하면 유통마진 50%를 뺀 50%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CCS 회원이 10만 명이 넘습니다.”

김 회장은 거대 화장품 회사 사이에서 성장한 비결은 한발 앞선 제품개발이라고 전한다.

“클린싱 워터를 우리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물로 화장을 지우니 번들거리지 않아 인기가 높았죠. 예전에 마사지크림이라는 게 있었는데 참존이 콘트롤크림을 개발한 뒤 마사지크림이라는 이름이 업계에서 거의 사라졌어요. 우리 회사가 스킨 로션 에센스를 하나로 합친 제품을 만들자 15년 후 다른 회사들도 토털크림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김광석 회장은 독특한 제도와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는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지혜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대략 7년 주기로 좋은 제품을 하나씩 주셨습니다. 최근에 만든 참인셀이라는 고가 화장품 라인도 그렇습니다. 참인셀 크림이 40만원인데 중국과 일본에서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참인셀 제품을 구입하면 마시지쿠폰을 제공하는데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김 회장은 요즘 사업 환경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한다.

“변화가 굉장히 빠른 시대여서 안주하면 망합니다. 예전에는 안주하는 기간이 좀 길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바로 바로 대처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반드시 자기 공장과 연구소가 있어야 화장품회사 허가를 내줬는데 이제는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화장품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 거죠. 화장품 용기에 제조원과 판매원을 다르게 표시한 제품들이 많아요. 시장이 더욱 치열해진 거죠. 하지만 이런 환경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입니다.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위해 품질 좋은 화장품을 찾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새 효능을 찾고 있습니다.”

1등만 살아남는 치열한 시장에서는 좋은 제품으로 선점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1등하려면 첫째 앞선 기업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월등한 1등이 가만히 있지 않으니 이 방법은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가 1등이 못한 걸 내가 연구하는 겁니다. 남이 못한 걸 내가 개발하면 1등이 됩니다.”

그와 함께 확실한 틈새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화장품회사와 싸워서 이기기 힘드니 이들이 못하는 걸 하고, 만들지 않아야 할 품목은 손대지 않는 게 좋죠. 우리 회사는 색조화장품은 만들지 않습니다. 영업사원들이 색조를 만들면 매출이 두 배로 오른다고 부추겼지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색조는 6개월이면 유행이 끝나는 데다 제품의 용기를 만드는 데 엄청나게 돈이 들어갑니다. 유행이 지나면 반품이 밀려들죠. 하지만 기초화장품은 한 번 마음에 들면 소비자들이 마르고 닿도록 그것만 씁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독특한 제품을 만드는 데다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가는 김광석 회장을 ‘못말려 스타일’ ‘무서운 사람’이라고 부른다.

“저의 영업철학은 ‘팔리는 것만 만들고, 남는 것만 판다’는 겁니다. 이러면 절대로 망하지 않죠.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도망간 절에서 하나님을 체험하다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을 구상하는 크리스천이 많은데 왜 그 ‘지혜’가 공평하게 오지 않는 걸까, 라는 질문에 그가 웃으며 답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제가 괜찮은 청지기여서 그렇겠죠. 너한테는 물질을 맡겨도 괜찮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도 쓰실 데가 많거든요. 내 욕심을 부리고 전달을 잘 안하면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지 않습니다.”

참존 사옥에는 십자가와 함께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라기 3:10)는 말씀이 새겨져 있다. 김광석 회장은 사업 초창기부터 ‘하나님을 시험하기 위해’ 10의 2조를 드렸다. 지금은 얼마나 드리냐고 묻자 “그보다 더 드리죠”라며 웃었다. 그의 저서 <주가 쓰시겠다하라>에 보면 연변과기대, 미국 풀러신학교 등 여러 곳에 헌금한 사례가 담겨 있다.

소망교회 장로로 뜨거운 신앙을 가진 김광석 회장은 애초에 절까지 지어서 헌납했을 정도로 열렬한 불교신자였다. 1966년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피보약국을 차린 그는 조제한 피부약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30대에 서울 중구의 유지로 감투를 여러 개 썼을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979년 자신의 조제약을 소비자가 아닌 다른 약국에 판매한 것이 보건관리법에 걸려 8억여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천문학적인 액수를 감당할 수 없어 친구집을 전전하다 경남에 있는 절에 칩거했다. 그런데 암자의 작은 골방에서 3개월 전 자신의 사건이 담긴 신문을 발견했다.

“그 순간 시간과 공간이 정확하게 만난 건 필연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하나님!’하고 외쳤어요. ‘하나님 저를 시험하신다면 이 시험에서 꼭 합격할 겁니다. 합격한 다음 하나님을 믿겠습니다’라고 외치는데 갑자기 가슴이 뻥 뚫리는 겁니다. 그 순간 불안 초조 근심 절망이 다 없어지고 기쁨과 평안이 밀려왔어요. 문밖에서 여명이 쫙 비칠 때 정신이 들었는데 여전히 기쁨이 충만했어요. 그 길로 암자에서 내려와 자수했죠.”

56일간 영등포교도소에 있는 동안 마음이 평안했지만 출소 이후 불교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결국 절에 다시 가게 됐다. 하지만 불교신도들 앞에서 “이제부터 하나님을 믿기로 했습니다”라고 선포한 뒤 달려 나왔다.

1984년 꿈에서 “너의 양식을 재겠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뒤 용기를 내서 화장품 회사를 설립했고, 1989년에 개발한 클린싱 워터가 엄청나게 팔려나가면서 벌금을 완납했다.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던 중 1994년에 위기가 찾아왔다. 경영을 맡았던 당시 전무가 150명의 영업사원을 뽑은 데다 물건을 많이 갖고 간 대리점들이 어음을 발행하면서 수금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다. 설상가상 영업사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경영을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저는 제품 개발만 하려고 했는데, 그때 이후 모든 걸 다 관장하기로 했죠. 당시 직원이 400여명이었는데 2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회사를 재정비했습니다. 그때부터 현금 거래만 하고 있습니다. 1997년 IMF 때는 미리 정비를 한 덕택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노조도 그냥 없어졌어요. 기왕 만든 거 계속 하라고 했더니, 직원들이 회장님이 노조위원장인데 뭐하러 노조 만드냐고 하더군요.”

2010년 9월 김광석 회장은 ‘2010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받았다. 한국경영인협회가 위촉한 전문가 500인이 1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윤리성, 노사관계, 리더십, 사회적 책임을 평가해서 선정한 상이다.

사업 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김광석 회장이 일관되게 밝히는 비법은 ‘십일조, 새벽기도, 청지기 정신’이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발하게 달리는 김 회장에게 건강 비결을 묻자 또 새벽기도를 거론했다. 6월 25일 인터뷰를 하러간 날, 김 회장은 새벽기도를 시작한 지 3333일 되는 날이라고 소개했다.

새벽제단 3333일째, 성공의 비결은 십일조와 기도

“새벽기도는 시간의 십일조입니다. 시간의 십일조를 내는 사람은 건강합니다. 건강하지 않으면 새벽기도에 못나오잖아요. 그러니 새벽기도 나가면 하나님이 건강을 책임져 주십니다. 건강이 걱정되면 병원에 갈 것 없이 새벽기도 가세요. 이건 새벽기도 다니는 분들이 동일하게 하는 얘깁니다. 새벽기도 가면 하나님과 진심으로 사랑하는 관계가 맺어집니다. 존경과 두려움이 있지만 정말 친밀해집니다.”

대치동 대로의 노른자위 땅에 들어선 참존 사옥도 새벽기도 하는 가운데 얻은 지혜 덕분에 생겼다고 말했다.

“청담동 사옥에 있을 때였는데 큰아들이 좋은 땅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도 좋은데 뭐하러 옮기냐고 하다가 아들의 간청에 한 번 와봤는데 보는 순간 하나님이 주신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네 번 유찰된 경매물건이었는데 다섯 번째 경매에 7군데서 참여했어요. 80억 원이면 낙찰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경매를 앞두고 새벽기도 갔는데 ‘5억원을 더쓰라’는 마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재경팀에게 85억 원을 쓰라고 했죠. 당시 2위 업체가 83억 원을 썼답니다.
‘하나님을 100% 아버지로 모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십니다. 나는 받은 자입니다. 받은 자가 자랑할 게 뭐 있습니까. 내 생명을 오늘 저녁에 데려가실 수도 있습니다.”

김광석 회장은 평소 ‘겸손하고, 하나님만 두려워하자’는 각오로 살아간다고 일러주었다.

인터뷰/ 김범수 편집위원 

정리/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 / 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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