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개혁개방은 추측에 불과, 김정일 승계 당시도 그렇게 보였다" "
“김정은 개혁개방은 추측에 불과, 김정일 승계 당시도 그렇게 보였다" "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2.08.0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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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국장

빅터 차(Victor Cha) 교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당시 북한문제에서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의 최고 고문으로 활약했다. 현재 조지타운대 교수 및 국제문제전략센터(CSIS)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지난 26일 <미래한국>이 인터뷰 했다.

- 최근 <The Impossible State: North Korea, Past and Future>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07년 말 백악관을 떠날 때 나는 북한에 대한 책을 쓰는 것에 관심도 없었고 쓸 수도 없었습니다. 백악관에서 일하면서 북한문제를 두고 아주 깊이 일을 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일반 독자들에게 북한에 대해 말하고 싶었고 이를 책으로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려면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에서 내가 쓴 책이 출판돼도 좋다는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동의했고 이에 기쁘게 출판하게 됐습니다.”

- 리영호 북한 군참모총장의 제거는 김정은의 정권 장악을 위한 숙청이라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영호의 제거는 북한을 연구하는 분석가와 전문가들에게 대단한 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영호는 정권 승계 과정에서 분명히 최고 군수뇌부였습니다. 그런 그가 제거당하는 것을 보며 북한에서 아직 정권 승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것은 또 앞으로 북한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더 일어날 것을 보여줍니다. 김정은이 정권을 승계한 후 그동안 북한에서 일어난 일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들입니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 발사가 실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김정은은 유아적인 것에 심취해 있고 새로운 부인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리영호를 축출했어요. 북한 내부적으로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는 것입니다.”

- 김정은이 북한 정권 장악을 위해 한국에 대해 조만간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그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아마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모종의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교수님은 책에서 김정은이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과 김일성, 김정일의 유업을 잇기 위해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네오(Neo)-주체’로 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최근 미키마우스 쇼를 관람하고 개혁개방에 부정적인 강경파 리영호를 축출한 것을 볼 때 개혁개방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것은 모두 추측에 불과합니다. 언론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북한이 지금 개혁 직전이라고 보도해왔습니다. 김정일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사람들은 그 역시 개혁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어요.

리영호의 축출은 ‘강경파’를 제거한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방향에 대한 군부의 불만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어요.”

“휴대폰·인터넷·시장개념 확대로 북한 내부 변화 올 것”

- 교수님은 북한이 원하는 것은 안전보장(security assurance)이 아니라 정권보장(regime assurance)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주십시오.

“북한에서 불안정의 가장 큰 이유는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개인숭배체제의 내부적 모순 때문입니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들은 그런 내부 체제의 취약함 때문에 항상 불안정을 느낍니다.”

-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6자회담은 필요 없는 것이 아닙니까?

“중국은 북한이 경제개혁을 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불안정이나 붕괴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핵폐기보다 중국이 더 우선하는 것입니다. 6자회담은 기본적으로 끝났어요. 우리는 2008년 이후 추가 6자회담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4년 동안 만나지 않은 회담은 더 이상 유효한 것이 아닙니다.”

- 북한에 암시장이 생기고 외부에서 정보가 유입되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정권 붕괴를 위한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전은 100만 명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는 것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은 사람이 4,000명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시장 개념을 이해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함께 북한에서 장래 변화를 가져올 가장 좋은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회 내부적으로 분노와 불안정의 요인이 될 수 있어요. 시장, 휴대폰, 인터넷은 사회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 교수님은 미국정부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북한인권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북한인권 문제는 절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됩니다. 나는 북한인권 문제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중요한 일부라는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비핵화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 아닙니다.”

- 미국은 지금까지 120명 가량의 탈북민을 받아들였습니다. 적은 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미국은 한국을 제외하고 북한 난민들 받아들인 첫번째 나라입니다. 탈북민 숫자는 국가의 정책적인 면보다는 가족이 한국, 미국 혹은 EU에 있는 등 탈북민 개개인들의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미래한국)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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