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마중하러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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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2.08.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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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단체 마중팀, 통일 준비하는 콘서트 투어 진행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사는 대개 취업문제 아니면 연애문제다. 북한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굶어죽는 현실보다는 연예인의 사생활이 더욱 핫한 이슈이고 ‘통일은 최대한 늦게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내 앞길 하나 꾸려 나가기도 힘든 상황에서 통일이니 북한이니 하는 막막한 부담감까지 떠안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개인주의와 실용주의가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오늘날 한반도에 부흥이 온다면, 그 열매는 통일일 것입니다!” 라며 대학가의 각성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

 

준비된 통일을 위한 마중콘서트투어

바로 통일을 준비하는 청년대학생들이 자발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중팀이다. 마중팀은 이름 그대로 ‘통일이라는 다가오는 친구를 맞이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다가올 통일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미리 마중을 나가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는 말이다.

마중팀이 결성된 계기는 지난 3월 연세대에서 개최된 ‘대학청년통일선교대회’에서였다. ‘캠퍼스, 교회, 통일’이라는 주제로 열린 대회는 평소 기독교 신앙으로 훈련된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준비한 행사였다.

이 대회에서 통일 준비의 뜻을 같이 하게 된 학생들이 결성한 팀이 바로 마중팀이다. 특히 한국 캠퍼스 내에서 활약 중인 기독교단체, 한국대학생선교자원자운동(KSVM)과 기연네트워크의 학생들이 주축이 됐다. 두 팀 모두 처음으로 함께 하게 된 일이었지만 결성 후 두 달 만에 ‘마중콘서트투어’를 개최했다.

콘서트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월 8일까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원주, 포항의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 각 캠퍼스 대학생들의 기독교 신앙관과 통일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투어였다. 서울에서는 동쪽, 서쪽으로 나누어 개최했고 광주는 전남대, 대구는 계명대에서 개최했다. 대학교를 섭외하지 못한 경우에는 캠퍼스 인근의 교회를 빌려 진행했다.

통일의 주역이 될 대학생들에게 최대한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자는 의도에서였다. 장소 대관에서부터 강사 섭외와 순서 진행까지 모두 마중팀의 핵심멤버인 대학생 스무 명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준비했다고 한다. 대대적인 홍보를 벌일 자금이 없어 SNS와 개인적인 네트워크 연락망을 이용한 결과, 대구에서는 250명을 모으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아예 부산역에 자리를 잡고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처음에는 부담 없이 참석했다가 차츰 진지한 모습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각자의 필요를 많이 채워가게 된 콘서트

마중콘서트를 준비한 한 학생은 “콘서트 후 어떤 친구는 캠퍼스를 돌면서 북한인권에 대한 전시회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싶다고 했고 어떤 친구는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동대에 다니던 학생은 학교의 커리큘럼이 왜 이렇게 구성돼 있는지 알게 됐다며 신기해하기도 했구요. 저는 평소에 앞에 나서는 걸 무척 부끄러워하는 성격이었는데 이번 행사 때 앞에 나서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됐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비전뿐 아니라 각자의 필요를 많이 채워가게 된 콘서트였습니다.”

콘서트의 핵심 순서라고 할 수 있는 강의는 특이하게도 보수 논객과 진보 논객 양 진영에서 한 명씩 섭외해 진행됐다. 양쪽의 이야기를 들으며 균형을 잡겠다는 취지였다. 콘서트를 기획한 이성우 학생은 “평소 통일문제에 대한 정치적인 입장의 차이를 고민해 왔는데, 예전에는 북한 사역 하시는 분들이 서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매일 싸울까?’라는 의문을 던졌었다”고 말했다.

“선교 운동을 하면서 많은 사역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서로 너무 치열하게 싸우는 거에요. 서로 다른 분야는 인정하고 가야 하는데 안타까울 정도로 다투더라구요. 그러한 고민 중에 일부러 보수, 진보가 함께 모이는 시간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콘서트를 마치고 나니 ‘결국에는 만나겠구나.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또 “한쪽에 치우친 주장이 아니라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더 넓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염려해서 진행 과정에서 코디네이터를 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왜 이 분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설명해주고 학생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했죠. 진보냐 보수냐의 고민이 아니라 다양성 안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본질적인 문제와 인본주의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지만 양쪽 편에 서 있는 분들이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주도 짧은 마중수련회

전국을 순회한 콘서트 후에도 사역은 계속 됐다. ‘성경, 역사·민족·국가, 뉴코리아, 한민족 함께 살기’라는 주제로 7월 2일에서 27일까지 4주간에 걸친 수련회가 시작된 것이다. 1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끝나는 보통의 수련회에 비하면 네 배가 넘는 기간이다. 단기간의 단체생활도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너무 무리한 시간이 아니냐고 묻자 이미정 총무는 “통일을 준비하기에는 4주도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라고 답했다.

이어 성경에 등장하는 유대민족의 포로귀환 사건을 예시로 들며 “최초의 랍비라 불리는 에스라는 유대민족의 포로귀환을 마치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포로귀환 이후의 시대를 위해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1차 포로귀환을 통해 성전이 건축됐지만 예루살렘 거민들은 제사 드리는 법을 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에스라가 도착했을 때 토라에서 명령하는 여러 제사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또한 ‘에스라의 부흥’이라고 불리는 느헤미야 8장에서는 포로귀환 이후의 시대를 위한 그의 준비가 완벽에 가까웠음이 드러났다.

“에스라가 강단에 서서 말씀을 읽자 그가 키워내고 있던 제자들이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 해석해 알려주기 시작하면서 각각의 무리에서 부흥이 시작됐습니다. 그는 자신 뿐 아니라 영적 급변사태에 어떻게 행해야 할 줄 아는 리더들을 준비시켜 놓았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광복이 그랬듯이, 고레스의 포로귀환이 그랬듯이, 또한 독일의 통일이 그랬듯이 이 민족의 부흥과 통일 역시 갑자기 찾아올 것입니다. 준비된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개최된 마중수련회는 그 목적에 맞게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성경통독을 통해 복음의 기초를 쌓은 후 장갑덕 교수(KAIST)의 성경적 시대 진단 시간을 통해 성경적인 관점에서 한반도의 오늘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다니엘 박 교수(전 미시간대)의 Global Korea는 열방에서 바라본 한반도와 통일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시하고 송인호 교수(한동대)와 함께 독일통일을 모델로 해서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연구한다.

박응규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는 한국교회사를 강의하며 한민족 교회의 역사와 민족의 정치사를 통해 한민족 청년들과 교회의 부흥이 실제적인 한반도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전망하는 시간을 가진다. 실제 현장에서 사역 중인 강사를 초청해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있다. 수련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소속 대학은 한양대, 한동대, 아세아연합신학대, 서울여대, 숭실대, 전남대, 가톨릭대, 연세대 원주의대, 호원대, 한남대, 성결대, 부경대, 서울신학대, University of Maryland, Rutgers University, Johns Hopkins, 백석대, KAIST, 북경대이며 참가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내년에 제2기 마중팀이 꾸려질 예정이다.

조진명 기자 jadu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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