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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정규재TV, 인기몰이 비결은…
미래인터뷰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2012년 08월 17일 (금) 13:38:08 미래한국 futurekorea@futurekorea.co.kr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논설실장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TV>가 화제다. 방송을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관심을 모으더니 5개월 만에 유투브 누적방문자수 80만명을 훌쩍 넘겼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만큼은 아니지만 교양인 중에서는 드문 인기를 얻고 있다”는 본인 말대로 교양방송 중에서는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규재TV의 녹화장소이기도 한 한국경제신문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 실장은 방송에서 본 그대로 시종 날카롭고 재치 있는 말솜씨를 선보였다.

“교양인으로서는 드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스스로에 대한 자평조차 에둘러 말하지 않는 정 실장이지만 ‘경제계의 조갑제’라는 말에는 난색을 표했다. “조갑제 선배는 팩트 파인딩하는데 있어서 대한민국 최고의 기자”라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조갑제 대표에 비견될 수 있었던 것은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서 시원한 논리로 상대 토론자를 무색케 한 보수 논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계의 조갑제’, 시장·자유 전파

“백분토론이나 심야토론은 오히려 노무현 정부 때 많이 나갔습니다. KBS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논변가로 알려지다 보니 요새는 경제 외에도 아무 주제에나 부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나꼼수에 대해 토론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인터넷 방송의 선두격인 ‘나꼼수’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10초쯤 듣다 말았다”며 ‘무자비한 방송’이라고 표현했다.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저급문화, 쓰레기 문화입니다. 다만 보수적 가치에 대해 젊은 친구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방송을 고민했는데 그런 면에서 나꼼수의 팟캐스트 방식은 중요한 툴이 됐습니다. 정규재TV에는 논설실장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격한 언어가 나옵니다. 미리 정해진 각본 없이 일상 언어로 논평할 수 있어야 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보기 때문이죠.”

논설실장이라는 직책으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는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정 실장은 “종편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신문이 종편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네 개 회사가 시작한 종편이 기존의 방송을 복제나 하며 국민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겁니다.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전하는 매체이기를 바랐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홧김에 남대문시장에 가서 250만원짜리 카메라를 샀죠. 뭔가 제대로 된 논평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회사와 논의해서 회사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저의 논조 자체가 한국경제신문의 논조와 일치하니까요.”

안철수의 생각 - 좌파적 교리문답

정규재TV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생각 없는 안철수 생각’편에서였다. 최근 발간한 안 교수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낱낱이 분석해 공격한 방송이 당일에만 1만8천명이 접속하며 화제로 떠오른 것이다. 정 실장은 안 교수에 대해 “세상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대학교 1학년 정도의 사고력"이라고 지적하며 “좋은 말들만 모아 놓은” “개념 없는” “수준 이하의 글”이라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안 교수는 과대망상과 편집증이 있어요. 벤처기업인에게는 필요한 성품이지만 공직은 다르죠. 국가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가치는 개인의 성취를 위한 가치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법에 대한 인식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 사람을 통해 하나의 시대정신이 표현되니까요. 안철수 유형의 인물이 대중으로부터 대안적 존재로 부상됐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반법치, 반민주주의적인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의 의사표현이 과잉되게 표현되는 것의 종합적인 상징이기도 하구요.”

이어 그는 “안 교수 본인은 상식이라고 표현하는 생각이 바로 좌편향적 정치프로그램의 교리문답”이라고 말했다. 특정 이념에 입각한 단답형 해법을 마치 암기라도 하듯 현실 문제에 대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언론인으로서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정치적인 편향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자유민주주의에 적합한 지도자인지, 자유시장경제가 인류문명을 진보시켜 왔다는 점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는지는 검증해 봐야죠. 그런 면에서 안철수는 비판할 포인트가 많았던 겁니다. 사실 공식 언론에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해 공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렸던 것은 안 교수의 정치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안 교수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정 실장의 화살은 박근혜 후보에게도 향했다. 대선후보 출마 당시 내건 ‘경제민주화’ 공약을 비판했다.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온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 길게 설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단답형 외에는 말한 적이 없어요. 길게 기승전결로 답해야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죠. 엄정하고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천안함 문제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북한을 비판하지 않았을 겁니다. 민주당의 광기에 찬, 복수심에 가득 찬 재벌개혁법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안철수는 명백히 밝혔습니다.”

   
 

반(反) 재벌 정서가 문제

정 실장을 공격하는 말 중 하나가 ‘친재벌 인사’라는 것이다. 이에 그는 “과거 박제가도 재산 축적의 동기를 옹호해 쌍놈의 앞잡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 내가 현대판 쌍놈의 앞잡이가 되었다”며 유머 있게 받아 넘겼다. 이어 칼럼에서도 밝힌 바 있는 반재벌 정서가 주자학적 책동이라는 주장에 대해 설명했다.

“옛날 조선시대에 자기와 의견이 다르거나 기존의 주자학에 반대하는 사상을 표명하면 사문난적으로 몰아 처단해 버렸죠. 조선은 기어이 사농공상의 주자학적 선비계급의 체제를 구축한 끝에 망해 버렸잖아요. 주자학적 전통이 우리 사회에 면면히 남아 있다가 주자학적 질서로 돌아가려는 본능적인 움직임들이 굉장히 격렬해지고 있는 겁니다. 주자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합니다. 한국인들 본능 속에 농촌공동체의 질서체계, 사농공상의 굉장히 뿌리 깊은 에토스가 재벌에 대한 반감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죠.”

이어 재벌에 대한 반감은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비합리적인 관심’이라며 순환출자금지에 대해 비판했다.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원래 1% 주식 가지고 전부를 지배하는 것이 주식회사의 본질이고 그렇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회사가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것이 순환출자금지입니다. 문어발 확장하지 말라고 비판하지만 회사 만들지 말라는 얘기죠. 그럼 고용은 누가 하나요? 이대로 앉아서 망하자는 겁니다. 명색이 경제기자가 그런 책동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곤란하잖아요. 나라 망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요.”

경제에 관련한 이슈는 하반기 경제 상황으로 넘어갔다. 힘들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하자 “정치권이 안 되게 만들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래시장 살린다고 대형유통업체 강제 휴무 시켰잖아요. 그런다고 누가 재래시장에 갑니까? 이 더운 날 에어컨도 안 나오고 카드도 안 되잖아요. 재래시장은 이미 사양산업입니다. 사양산업을 성장산업으로 바꿔 주는 게 정부의 임무인데 오히려 정체를 시키고 있어요. 통큰치킨도 못하게 했죠? 물가 못 떨어지게 하고 있는 겁니다. 도덕주의적 슬로건을 내세워서 같이 먹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으로는 도덕주의적 호소 같지만 결국 모두 망하는 길이거든요. 다 규제하잖아요. 기업들이 피터팬이 되는 겁니다. 정부를 식물원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겁니다. 안철수가 우리 사회가 정글이 된다고 하는데 그럼 누군가 먹이를 던져줘야 사는 식물원, 동물원을 만들어야 합니까? 그것보다는 정글과 초원이 낫지 않습니까? 안철수는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욕하지만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게 바로 동물원 만드는 일이잖아요.”

경제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경제분야의 전문가가 된 정 실장이지만 경제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의 이념적 편중성이 심각해 정치에도 영향으로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인문학은 6,70년대 유럽에서 형성되었던 인문사회학의 좌편향에 거의 점령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안함에 대해 일부 정치세력들의 책동으로 천안함의 진실이 오리무중인 것처럼 만드는 데 성공했죠. 그들의 생각 저변에는 과학사회학이라고 하는 유럽좌익 이데올로기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 지식은 그 자체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과학자들 간의 합의라고 생각하는 극단적 과학사회학의 논리로 문화상대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죠. 상호공존의 정신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뿌리로 들어가면 윤리의 백치이거나 지식의 체계를 무정부주의로 몰아가는 극단적 흐름도 있습니다.”

좌편향 문화 선동 저지해야

하지만 보수인사들이나 젊은 세대는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정규재TV에 인문과 사회를 아우르는 주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보수나 우익 진영에서는 공부가 안 돼 있어서 천안함을 부정하는 논리들이 어떤 지적 계보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문화 전선 분야에서도 공부해야 할 게 굉장히 많은데 우리나라 주요 대학이 인문학강좌라는 이념으로 엉터리 좌익 일변도의 내용을 가르치죠. 마이클 샌델 열풍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규재TV가 좀 더 정비되면 이 문제에 대해 태클을 걸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일일이 맞대응을 할 수 없어도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엉터리 얘기를 함부로 떠들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서 진지하게 떠들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5월 정 실장은 조국 교수가 저서에서 밝힌 ‘노동과 복지 있는 민주주의’라는 강연에서 사용한 자료가 허위임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조국 교수는 ‘상,하위 소득자 1인당 소득금액’이라는 자료를 인용하며 ‘한국은 상위 20%와 하위 80%의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불균형 사회’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정 실장은 “하위 80%라는 말 자체가 있을 수 없는 말”이라며 자료의 비논리성을 꼬집었다. 실제로 이 자료는 몇 년 전 언론에서 허위임이 드러난 내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국 교수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린 것도 조국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지만 엉터리 통계를 가지고 엉터리 얘기를 떠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 경고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엉터리 통계라는 것을 못 알아볼 정도의 지력이면 조용히 있어다오, 함부로 떠들지 말아라’고 한 거죠. 조국 교수가 정규재TV를 봤는지는 몰라도 다행히 요즘 조금 조용합니다.”

앞으로도 정규재TV는 계속 된다. 정 실장은 “자유시장경제가 인류 복지에 어떻게 이바지하고 문명을 진보시켜 왔는지에 대해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게 하려고 한다”며 “다양한 코너를 만들어 동영상 자료의 저장창고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논리를 갈고 닦아 무기로 만들 줄 아는 그의 시선이 다음엔 또 어디로 날아가 꽂힐지 사뭇 기대된다.

인터뷰/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정리·사진/조진명 기자 jadu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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